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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시멘트 BIG3]시멘트 패러다임 전환…불붙은 ‘순환경제’ 투자[순환자원사업]③소성로 효율개선 중장기 공사 초점…업체별 ‘속도차’

이민호 기자공개 2023-02-14 08:35:19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9일 16: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멘트업체들에게 순환자원사업은 필수가 됐다. 시멘트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산업군을 통틀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만큼 정부 주도의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시멘트 ‘빅(BIG) 3’가 공통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부분이 소성로(kiln) 효율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시멘트 소성공정에서 온실가스 발생이 집중되는 만큼 순환연료를 이용해 현재 주연료인 유연탄을 대체하기 위해서다. 다만 공사속도와 투자규모는 ‘BIG 3’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성로 효율개선 중심 설비투자 확대…쌍용C&E, 순환자원 처리 계열사 내재화

국내 시멘트업계가 순환자원사업에 공통적으로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을 투입하고 있는 이유는 정부 차원의 탄소중립 정책에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발표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시멘트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 2050년까지는 53% 감축해야 한다. 여기에 원료와 연료의 가격변동에 따른 이익변동폭을 줄일 필요성도 작용했다. 2021년과 지난해 주연료인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시멘트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이 악화되기도 했다.

시멘트업계에서 순환자원사업은 시멘트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현재 천연자원 중심인 원료와 유연탄 중심의 연료를 순환자원으로 대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멘트 원료의 약 90%를 차지하는 석회석을 제외한 나머지 약 10%인 부원료의 경우 점토, 규석, 철광석 등 천연자원에서 석탄회, 재생주물사, 슬래그 등 순환자원으로 각각 대체가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현재 막대한 자본적지출이 소요되고 있는 부분은 화석연료를 순환연료로 대체하는 작업이다. 화석연료의 대체제로는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재생연료유, 폐목재 등이 꼽히는데 이들 순환연료는 연료효율이 화석연료에 비해 낮은 문제가 있다. 온실가스 발생이 집중되는 석회석 소성공정에서 순환연료 사용을 늘리기 위해 소성로 효율을 개선하는 데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시멘트 ‘BIG 3’ 중 순환자원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쌍용C&E다. 쌍용C&E는 2021년 61%인 유연탄 사용비율을 2025년 43%로 줄이고 2030년에는 0%로 낮추는 탈석탄 목표를 제시했다. 대신 순환연료 대체율을 2021년 39%에서 2025년 57%, 2030년 90%로 끌어올린다. 앞서 2018년까지 1067억원을 들여 동해공장에 폐열회수발전 설비투자를 완료했다. 폐열로 생산한 전력은 동해공장 총 전력량의 33%를 대체하고 있다. 쌍용C&E는 폐열회수발전을 영월공장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순환연료 확대의 핵심은 소성로 효율을 개선하는 생산혁신공사다. 쌍용C&E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041억원을 투입해 동해공장과 영월공장에 순환연료 사용량 증대를 위해 소성시설 인프라를 구축하는 1단계 생산혁신공사를 완료했다. 2021년부터는 1898억원을 투입해 메인버너의 합성수지 투입설비를 구축하고 잔여 소성로의 예열실을 개조하는 2단계 생산혁신공사를 진행 중이다.

2단계 생산혁신공사에는 지난해 3분기까지 1258억원이 투입됐으며 목표 완료시점인 올해 하반기까지 64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쌍용C&E의 별도 기준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 자본적지출이 1343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부분이 생산혁신공사에 투입된 셈이다.

특히 쌍용C&E는 순환연료 확보를 위해 순환자원 처리업체를 계열사로 내재화한 것이 특징이다. 2021년 환경자원사업부문을 책임질 중간지주사 성격의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솔루션을 출범시켰다. 이어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넥서스와 그린에코김해, 폐기물 운반업체 그린에코로직스를 설립했고 순환자원 처리업체 그린에코사이클(당시 KC에코물류)과 삼호환경기술을 인수했다.

이후 그린에코사이클이 그린에코김해를, 그린에코넥서스가 삼호환경기술을 각각 흡수합병하면서 환경자원사업부문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쌍용C&E는 환경사업부문의 영업이익 기여도를 2025년까지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일·한일현대, 소성로 개선작업 박차…아세아, 순환연료 대체율 점증

한일시멘트는 2021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 30%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 원단위(클링커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tCO₂eq/t) 배출을 2021년 대비 5% 저감하는 단기 대응전략과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tCO₂eq) ‘넷 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달성하는 중장기 대응전략으로 구분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2011년 단양공장에 폐열회수발전 설비를 도입했다. 한일시멘트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97%가 단양공장 시멘트 생산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단양공장에 대한 설비개선 투자가 필수다. 폐열로 생산한 전력은 단양공장 총 전력량의 약 20%를 대체하고 있다.

2021년부터는 총 725억원을 책정해 순환연료 활용을 늘리기 위한 단양공장 소성로 개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말까지 313억원을 집행했다. 애초 2024년까지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총사업비와 공사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일시멘트의 별도 기준 최근 3년(2019~2021년) 평균 자본적지출은 305억원이다.

2017년 한일시멘트 자회사로 편입된 한일현대시멘트는 2021년부터 영월공장 ECO발전설비 설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폐열회수발전 설비 구축작업으로 총투자액은 700억원이 책정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234억원을 집행했으며 올해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아세아시멘트는 2021년 발표한 ‘ECO TOGETHER 2025’ 비전에 따라 2025년까지 탄소배출량 25% 감축 목표를 설정했다. 유연탄을 폐합성수지, 폐합성고무, 재생연료유 등 순환연료로 대체하면서 2015년 20.7%였던 순환연료 대체율을 2021년 44.8%로 끌어올렸다.

여기에는 2020년 1월부터 순환연료 사용량 증대를 위한 소성공정 개선에 700억원을 투자한 것이 주효했다. 소성공정 개선작업은 이번달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9년 별도 기준 116억원이었던 자본적지출이 2020년 243억원, 2021년 396억원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2018년 아세아시멘트 자회사로 편입된 한라시멘트는 시멘트 출하량이 아세아시멘트를 앞서지만 아직 순환연료 대체를 위한 설비투자는 미진하다. 한라시멘트의 순환연료 대체율은 2019년 18.8%에서 2021년 22.1%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한라시멘트는 아세아시멘트의 ‘ECO TOGETHER 2025’ 비전을 공유하면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순환자원 사용량 증대 목적의 총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실시할 계획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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