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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발행사 유동성 점검]여천NCC, 올해도 어렵다...하반기 반등여부 주목②이자부담 증대에 상반기 적자지속 전망

이경주 기자공개 2023-02-21 08:29:12

[편집자주]

고금리 지속과 경기침체 우려. 2023년 우리 기업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이다. 중소를 넘어 중견사와 일부 대기업까지 유동성 관리가 중요해졌다. 저금리 시기 빌린 수조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투심은 악화됐다. 그 와중에 올 실적은 불투명하다. THE CFO는 A급 기업의 유동성을 점검하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대응 전략을 취재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5일 16: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천NCC는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는데 올해도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고'에 처한 대표적 중견사 중 하나다. 고금리시기 실적 부진까지 겹치고 있다. 올해는 신용등급 하락 이벤트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경기 민감한 ‘기초유분’ 중심…중국발 공급과잉 지속, 수익성 타격

여천NCC는 경기에 민감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경기침체기엔 그 여파에 그대로 노출된다. ‘기초유분’(Olefin, BTX)에 집중돼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탓이다. 지난해 3분기누적 매출 5조5095억원 가운데 63.1%인 3조4747억원이 기초유분에서 나온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은 유화산업의 기초원료다. 석유제품인 나프타를 나프타분해공장(NCC, Naphtha Cracking Center)에서 열분해해 생산한다. 기초유분은 다시 합성수지나 합성섬유, 합성공무 등 경공업 소재를 만드는데 쓰인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동차 부품, 포장재, 타이어, 신발 등에 들어가 있다.

에틸렌 제품설명(사진:여천NCC 홈페이지)

기초유분이 이른 바 ‘범용’ 제품 기초원료다. 경기가 위축되면 바로 타격을 받는 이유다. 업계에선 업스트림 사업이라 칭한다. 합성수지 등은 다운스트림이다. 다운스트림은 용도에 따라 고정적 수요처가 있어 경기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천NCC 업스트림에 치중하고 있는 이유는 주주사에 있다. 지분 50%씩을 들고 있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다운스트림 사업을 하고 있어 여천NCC는 다운스트림에 구조적으로 진입하지 못한다.

여천NCC는 작년 사업적으로 다양한 악재가 겹쳤다. 우선 수요가 둔화했다. 중국이 아태지역에서 기초유분 최대 소비국인데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정책으로 소비가 줄었다. 반면 중국이 기초유분 자급자족을 위해 자국내 NCC 신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상황이 됐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치솟았다.

원가부담은 커지고 공급과잉으로 판가는 하락했다. 그 결과 여천NCC는 지난해 3분기누적으로 영업손실 26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5조5095억원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가 5조7345억원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여파다. 당기순손실은 2247억원이었다.


◇상반기까지 적자 지속…신평사 등급강등 액션 가능성

신용평가사들은 여천NCC가 최소 올 상반기까지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고 올해도 중국이 NCC 증설을 지속하고 있는 탓이다. 여전히 공급과잉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에틸렌 생산능력이 자국 수요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더불어 2023년에는 수요의 107.6% 내다봤다. 중국의 수급 악화가 아시아 전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국이 증설하고 있는 화학산업이 NCC인데 여천NCC와 정확히 일치해 수급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것”이라며 “최소 상반기까진 지난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올 들어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리오프닝에 나서 하반기에는 업황이 좋아질 모멘텀이 있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여천NCC 펀더멘털이 급반등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올해 업황을 상저하고로 보고 있긴 하지만 중국 증설물량이 워낙 많아 여천NCC가 하반기에 급격히 좋아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여천NCC는 올 상반기 말부터 신용등급(A+) 강등 가능성이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6월 신용등급 전망(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부정적 아웃룩을 달고 6개월에서 1년 사이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신평사들은 강등 액션을 취한다.

등급강등 하향 요인(트리거)은 기준점을 넘어서 있다. 한기평은 순차입금/EBITDA 배수는 3.5배, 차입금의존도는 35%가 넘는 상황이 지속되면 강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여천NCC 순차입금/EBITDA는 -10.3배다. EBITDA가 음수라 기준에 한참 못미친다고 볼 수 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57.2%로 기준(35%)보다 22.2%포인트 상회한다. 차입금의존도는 2020년 말(39.9%)부터 기준 미달이라 상당기간 방향성을 확인한 상황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올해 등급강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맞다”며 “하반기 업황과 여천NCC 실적 반등의 폭이 어느 정도인지 모니터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A0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각종 조달비용이 커진다. 여천NCC는 부정적 아웃룩이 달린 상태라 회사채 시장은 찾지 못하고 있다. 은행대출과 사모채 등으로 자금소요에 대응하고 있는데 회사채보다 모두 비용부담이 크다. 여천NCC 공모채 3년물 민평금리는 이달 14일 기준 4.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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