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를 움직이는 사람들]배형근 부사장, CFO 자리 6년째 지킨 이유는②대규모 투자와 주주환원 뒷받침하는 중책...비서·기획실장 등 요직 거쳐
조은아 기자공개 2023-03-09 10:04:41
[편집자주]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회사다. 갈 길이 가장 바쁜 회사이기도 하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공급자'로 전환하기 위해 2025년까지 3년간 전동화·자율주행 등에 최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기술 확보에서 누구보다 앞서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운 현대모비스의 핵심인물 면면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9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형근 부사장은 2018년부터 현대모비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햇수로는 6년째, 8월이면 꽉 채워 5년이다. 현대모비스는 물론 현대차그룹을 통틀어서 CFO 자리를 오래 지킨 인물은 드물다.배 부사장은 자신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최고위 경영진들이 묵묵히 제 일에만 집중하는 현대차그룹 특유의 분위기를 빼놓을 수 없지만 배 부사장의 개인적 성향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FO의 역할에 대해서도 회사의 비전을 뒤에서 뒷받침할 뿐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현대모비스 합류, 6년째 재직 중
배 부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 경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재경뿐만 아니라 총무와 기업전략실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현대모비스에 몸담기 전까지는 줄곧 현대차에서 근무했다. 2010년 현대차 총무팀 비서로 이사에 오르면서 임원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고 이후 기획실장과 기업전략실장을 역임했다.
특히 배 부사장이 현대모비스에 합류한 시기가 눈에 띈다. 그는 2018년 8월 현대차 기업전략실장에서 현대모비스 재경본부장으로 발탁됐다. 정의선 회장이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 최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선 때다.
당시는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이 한 차례 무산되면서 내부 정비가 필요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만큼 배 부사장에 대한 오너일가의 신뢰가 두텁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배 부사장은 현대모비스 사내이사에도 올라있다. 2019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에 합류해 현재까지도 재직 중이다. 정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이사회에 몸담고 있다. 현대차 출신이지만 최근 5~6년 사이 현대모비스의 내부 사정에 대해선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셈이다.
배 부사장은 현대차에서 총무팀 비서로 5년 넘게 근무하며 그룹 내 주요 임원을 가까이에서 보좌했다. 이 시기 업무능력을 가장 먼저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규모 투자와 유동성 확보, 주주환원까지 세 마리 토끼 잡아야
현대모비스는 격변의 시기를 맞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최전선에 서 있다. 현대차그룹이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다. 조성환 대표이사 사장 역시 현대모비스를 기술 중심회사를 만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현대모비스의 투자 계획에서도 드러난다.
현대모비스는 앞서 2월 지난해 내놓은 3개년 중기계획(2022~2024년)보다 2조원 늘린 총 10조원 규모의 새 중기계획(2023~2025년)을 발표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공급자'라는 새 비전에 따른 새 투자계획이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내부 투자에 기존보다 2조원가량 늘어난 5조~6조원을, 외부 투자에 3조~4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현금 5조원도 확보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시했던 4조4000억원보다 6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지속적 연구개발(R&D)과 해외 생산거점 투자로 전년 대비 가용 현금은 줄어들고, 시장 불확실성 역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을 늘린다는 설명이다.
해당 계획을 배 부사장 입장에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벌어들이는 돈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투자 재원은 전보다 더 확보해야 하고 여기에 현금 보유까지 늘려야 한다. 주주친화 정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올들어 경쟁적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기조에 발맞춰 주주 친화정책 역시 다른 계열사에게 뒤쳐질 수 없다.
◇눈에 띄는 전임자 행보, 배 부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CFO는 요직 중에 요직으로 꼽힌다. 전임자의 행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배 부사장 직전 현대모비스 CFO를 맡았던 한용빈 부사장은 현대차로 이동해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기획조정실에서 근무 중이다. 기획조정3실장으로 이동했으나 이후 조직 이름을 바꾸면서 사업전략실장을 거쳐 현재 지속경영기획실장을 지내고 있다.
그 전 현대모비스 CFO를 지낸 인물은 현재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병철 사장이다. 그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차에서 CFO를 지낸 뒤 2020년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배 부사장은 전임자들보다 길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배 부사장이 앞서 거쳐간 자리들에서 엿볼 수 있듯 신중하고 차분한 스타일로 전해힌다. CFO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었던 배경에도 배 부사장의 성향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필요할 땐 확실히 나서는 등 신중함 속에서 단호함 역시 엿보인다는 평가다. 언론 노출은커녕 주변 사람들에게도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으로도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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