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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배터리 테크 빅뱅]LG엔솔 30년 배터리 노하우 담긴 '투트랙' 상용화 전략②LFP·전고체·리튬황까지 차세대 전지 라인업 준비, EV 적용 목표 아래 순차 상용화

김동현 기자공개 2023-03-14 10:37:16

[편집자주]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내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며 중국 현지 업체들이 값싼 제품을 앞세워 비(非)중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가 비(非)중국 시장에서 여전히 공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장세 만큼은 중국 업체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은 결국 기술력 차이에 있다. 더벨이 국내 배터리 산업의 미래 기술 준비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배터리사업의 시초는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지시로 시작한 럭키금속(현 LG화학)의 이차전지 개발은 1997년 소형전지 파일럿 생산, 1998년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 생산으로 이어졌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1위 사업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R&D) 제품을 상용화할 때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시장인 전기차용 배터리를 겨냥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품질을 담보하기 위해 다른 제품 포트폴리오부터 순차 적용하는 방식이다.

◇LFP·전고체·리튬황, 중국 맞설 R&D 라인업

국내 배터리 사업자들은 그동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집중했다. 중국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값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력하는 사이 주행거리나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앞서는 고품질 NCM 배터리를 앞세웠다. 그러나 전기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며 완성차 업체들이 LFP 탑재를 선언하자 국내 업체들도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하며 전기차 적용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초 LFP 배터리 개발을 이미 진행 중이라 밝혔던 회사가 우선 바라보고 있는 적용 시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이다. 부피가 큰 LFP 배터리가 현 개발단계에서 당장 전기차에 들어가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상대적으로 부피 수용도가 높은 전력망 및 주택용 제품에 적용하며 차차 전기차에 맞춰 전환하는 것이다.


이러한 순차 상용화 전략은 과거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신규 라인업을 개발할 때 차용하던 방식이다. 분사 이전 LG화학 배터리사업부 시절인 2020년, 당시 회사는 무인비행기에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인 리튬황배터리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2012년부터 진행된 리튬황배터리 연구는 상공에서 비행을 위해 무게를 최소한으로 하고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다. 불규칙한 기상환경 역시 고려할 요소였다. 약 7년의 R&D 끝에 테스트 제품 생산에 성공하고 이후 1년6개월 동안 비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리튬황 배터리 상용화 시기는 2025년 이후가 될 예정이다.

또다른 R&D 대상인 전고체 배터리 역시 상용화 시기를 구분했다. 액체 전해질과 고분자계 전해질을 섞은 반고체 전지를 2026년에, 가장 높은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인 황화물계를 2030년에 각각 상용화할 계획이다. 고분자계 전고체의 경우 기존 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전고체 배터리 시장 경착륙을 뒷받침할 수 있다.

◇글로벌 동일 품질 유지가 관건

LG에너지솔루션이 순차 상용화 전략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생산공장에서 동일한 품질의 배터리를 생산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유럽을 중심으로 하던 생산공장이 북미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 중 하나다.

이는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2000년대 초부터 이어진 것으로, 회사는 생산라인이 있는 곳에 R&D센터를 설립해 품질 안정화에 주력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R&D는 국내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수행되는 동시에 유럽·미국 등 각각의 글로벌 테크센터가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배터리연구소 역시 R&D 분야를 세분화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1년까지 기술연구소 정보전자소재 분야 내에 속해 있던 배터리연구소는 그다음해 전지사업본부로 독립하며 배터리연구소, 자동차전지개발센터, 소형전지개발센터로 각 개발 분야를 세분화했다.

이후 전력저장전지개발센터(ESS전지개발센터)를 추가했고, LG에너지솔루션 출범 이후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래 조직이 주요 선행기술 개발을 챙기고 사업부별로 각 제품에 맞게 차세대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그해 R&D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8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늘었다. 2020년 분사 당시 지출한 R&D 비용(422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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