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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move]신사업 찾는 현대코퍼, 폐에너지 리사이클링 주목환경 전공·폐기물 처리사, 인재 채용 우대…힘싣는 사업개발 조직

김동현 기자공개 2023-03-21 07:19:32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기업의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코퍼레이션이 트레이딩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개발 분야에 힘을 준다. '투자형 종합상사'를 내걸고 기존 트레이딩 사업뿐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로 국내외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2021년 사명을 현대종합상사에서 현대코퍼레이션으로 바꾼 뒤 매년 신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것 역시 이러한 목표를 잘 드러낸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1년 사명 변경과 함께 자동차·전기차 부품 및 친환경·복합소재 제조·판매업과 에너지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신사업에 추가했고 이후 친환경 리사이클·투자사업(2022년), 로보틱스(2023년) 등을 신사업으로 점찍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신사업 발굴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사업개발 부문을 포함시켰다. 지난해 공채의 경우 해외영업, 경영지원 부문에서만 인재를 채용했지만 올해부터 사업개발 부문 항목을 신설해 해당 전문 인재를 뽑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환경·재활용 공학 우대, 리사이클 사업개발 '주목'

현대코퍼레이션은 사업개발 부문의 직무에 대해 사업성·시장성 분석 및 프로젝트 관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업개발 부문 채용 우대사항에는 프로젝트 경험자 외에도 공학·농업 관련 전공자, 폐기물 처리사 관련 자격증 보유자 등을 포함했다.

공학 전공과 관련해 환경, 재활용 등 유관학과를 기재한 것이 눈에 띈다. 농업의 경우 현대코퍼레이션그룹 지주사인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가 영국·호주(버섯), 캄보디아(망고) 등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환경, 재활용 등 리사이클 사업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은 상황으로 현대코퍼레이션은 이 분야에서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다양한 리사이클 영역 가운데 회사가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배터리, 태양광 패널 재활용·재사용 사업이다.

국내 폐배터리 수가 올해 8300여개에서 2029년 8만개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태양광 폐패널 규모 역시 같은 기간 1223톤에서 6796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해 사업목적에 친환경 리사이클을 추가한 현대코퍼레이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련 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폐배터리의 경우 투자 형식으로 간접적으로 해당 사업에 진출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21년 11월 50억원을 출자해 KCA 신성장섹터2호 사모투자합자회사의 지분 45%를 확보했다. 해당 합자회사는 당시 111억원 규모의 펀딩에 성공해 성일하이텍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28만주(지분율 3.06%)를 확보한 바 있다.

이차전지에서 주요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갖고 있는 성일하이텍은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의 KCA합자회사 지분 평가손익 역시 49억원에서 144억원(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사업개발 조직 중심엔 태평양 출신 여영찬 전무

현대코퍼레이션이 사업개발 조직을 신설한 시기는 2020년이다. 2019년까지 영업부문 산하의 각 트레이딩 본부가 본연의 트레이딩 업무와 연관된 신사업을 발굴하는 구조를 유지하다가 2020년부터는 아예 새로운 분야를 찾기 위해 사업개발 조직을 만들었다. 사업개발 조직은 조직도상 영업부문 아래에 있지만 각 트레이딩 본부(승용부품·상용에너지·기계선박·석유화학·철강)와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조직 신설부터 지금까지 사업개발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여영찬 사업개발·법무담당중역(전무)이다. 1974년생인 여영찬 전무는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근무하다 2013년 말 법무 담당중역으로 당시 현대종합상사에 합류했다.

이후 2019년까지 법무담당 업무만 맡던 여 전무는 2020년 산업플랜트 사업개발도 겸임하게 됐다. 여 전무는 인디애나대 법학전문대학원을 나와 오랜 기간 태평양에서 근무한 법학 전문가이지만 서울대 경영학 출신으로 평소 회사의 사업발굴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에서도 여 전무에게 당시 진출을 고려하던 산업플랜트 사업개발을 맡겼고, 2021년 사명을 현대종합상사에서 현대코퍼레이션으로 바꾼 뒤에도 사업개발 조직을 여 전무에게 그대로 맡기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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