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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논란으로 본 금융 지배구조]'공짜 점심 없다'…지배구조 청구서 매년 커진다③사모펀드 주주권 커지며 ‘현금배당·자사주소각’ 천문학적 자금 투입

고설봉 기자공개 2023-03-29 07:43:23

[편집자주]

공공성을 앞세워 정부와 금융 당국은 금융지주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올바른 지배구조를 갖추고 정해진 제도 안에서 정도경영하라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다. CEO 교체는 물론 이사회에도 칼날을 겨눠 위기감이 높아졌다. 금융지주사들은 태동 이후 가장 큰 지배구조 격변 앞에 서 있다. 더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현주소를 살피고 정부와 금융당국이 문제삼는 지점들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금융지주사들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크다. 글로벌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주주권이 강해지면서 각 금융지주사는 PEF들이 제시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모습이다. 글로벌 PEF가 요구하는 지배구조 안정화 청구서는 매년 불어나고 있다.

글로벌 PEF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금융지주사 회장(CEO)과 경영진의 주요 업무로 부상했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PEF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기 위한 역할에 전념하는 상황이다.

각 금융지주사들은 글로벌 PEF들이 목표한 투자 수익률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매년 천문학적 현금을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가 부양 활동을 벌이고 있다. 회장과 CFO 등 경영진은 글로벌 각지를 돌며 수많은 기업설명회(IR)를 열고 PEF들과 관계 유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경영진은 친정체제 구축…사모펀드는 고수익 약정

흩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금융지주사 지배구조는 글로벌 PEF란 전략적 파트너를 통해 견고하게 응집해 있다. 글로벌 PEF들은 저마다 설립목적과 지향점, 자산운용 전략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이들은 ‘수익’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금융지주사 주주로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다수 금융지주사들은 글로벌 PEF들과 긴밀한 관계 유지를 원하고 있다. 금융지주사는 자본 유치와 함께 지배구조를 떠받쳐줄 든든한 우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PEF는 안정적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 발굴이란 점에서 서로간 요구가 맞는다.

글로벌 PEF와 금융지주사 경영진은 사전에 서로간 요구를 조율해 투자 규모와 시기 등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사 회장 등 경영진은 자산 성장과 외형 확대를 위한 자금 필요성을 명분으로 삼는다.

그러나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금융지주사 경영진 입장에선 지배구조 안정화 차원에서 글로벌 PEF가 필요하다. 연임 등으로 장기 집권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2010년대 이후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친정체제 구축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글로벌 PEF 유치였다.

특히 과거 은행 시절보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글로벌 PEF와 금융지주사 경영진간 관계는 더 끈끈해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PEF가 경영참여 하는 형태로 관계가 진화했다. 일정 수준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글로벌 PEF는 사내이사 추천권을 통해 이사회에 진입해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글로벌 PEF로서는 국내 금융지주사에 대한 투자는 전략으로 이점이 많다고 평가된다. 안정적 주가와 고배당 성향 등 수익성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 지배구조 안정화란 이슈를 매개로 회장 등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만큼 원하는 수익성 목표를 이루기 수월한 측면이 있다. 특히 이사회를 통해 주주환원정책 등 의사결정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장 연임' 등 지배구조 이슈 때마다 불어나는 청구서

금융지주사와 글로벌 PEF는 서로 요구와 필요성이 맞아떨어지면서 강한 유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유대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주주환원정책이다. 각 금융지주사 사례를 살펴보면 최근 주주환원정책이 급속히 공격적으로 전환된 것을 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몇년 각 금융지주사는 지배구조 이슈로 혼란을 겪었다. 회장 연임으로 대표되는 지배구조 안정화를 위해 주요 주주권을 행사하는 PEF들과 전략적으로 더 끈끈한 스킨십을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주주환원정책은 그 어느 때보다 힘을 얻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꾸준히 배당성향을 높여 주주들의 수익성을 높이는 주주환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배당성향 등을 더 높여 주주환원율 30%를 넘기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실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신한금융은 매년 현금배당을 매년 늘려왔다. 2015년 1200원이던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2065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른 배당총액은 2015년 5690억원에서 2022년 1조567억원으로 급증했다.

보통주배당성향은 2014년 24.0%에서 2022년 22.8%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배당수익률은 2015년 2.9%에서 지난해 5.5%로 두배 넘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조3672억원에서 4조6423억원으로 96.1% 증가했다. 반면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합한 주주환원총액은 5690억원에서 1조3567억원으로 138.4% 늘었다.


KB금융지주도 주주환원정책을 매년 강화하고 있다. 2015년 980원이던 1주당 배당금은 2022년 2950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른 현금배당 증가율은 201%로 집계됐다. 배당총액도 2015년 3786억원에서 2022년 1조1494억원으로 203.6% 증가했다.

보통주배당성향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과거보다 배당성향이 높아졌다. 2015년 22.3%에서2022년 26%로 상승했다. 배당수익률도 2015년 2.9%에서 2022년 6.1%로 2배 넘게 높아졌다.

KB지주의 주주환원총액 증가세는 순이익 증가세보다 훨씬 더 가팔랐다. 순이익은 2015년 1조6983억원에서 2022년 4조4133억원으로 15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합한 주주환원총액은 3786억원에서 1조4494억원으로 282.8%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은 주주환원정책에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세게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2015년 650원 수준이던 1주당 배당금을 2022년 3350원으로 높였다. 이 기간 415.4%의 현금배당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른 배당총액은 2015년 1924억원에서 2022년 9767억원으로 407.6% 늘었다.

배당수익률은 2015년 2.7%에서 2022년 7.4%로 3배 가량 높아졌다. 보통주배당성향은 최근 실적상승세와 맞물려 꾸준히 우상향 하고 있다. 2015년 21%에서 2022년 27%로 상승했다.

순이익 증가세보다 주주환원총액 증가세가 한층 더 가팔랐다. 2015년 순이익 9097억원에서 2022년 3조5524억원으로 29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을 합한 주주환원총액은 1924억원에서 1조1267억원으로 585.5%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과거 예금보험공사 등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때보다 2021년을 기점으로 민영화된 이후 주주환원정책이 한층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과점주주체제로 전환하면서 지배구조 차원에서 정부의 빈 자리를 글로벌 PEF들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우리지주는 설립 첫해인 2019년 700원이었던 1주당 배당금을 2022년 1130원으로 높였다. 보통주배당성향은 2019년 27%에서 2022년 26.2%로 일부 하락했다. 그러나 배당수익률 면에서 큰 상승세를 보였다. 2019년 5.8%였던 배당수익률은 2022년8.8%로 성장했다.

배당총액 면에도 큰 폭 성장세를 보였다. 2015년 5056억원에서 2022년 8227억원으로 62.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1조8722억원엣 3조1417억원으로 67.8% 가량 성장했다. 순이익 성장세만큼 주주환원정책을 늘린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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