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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ESG투자 모니터]미래에셋벤처투자, 전문 펀드 대신 '각개전투'②운용 중인 펀드로 투자처 발굴, 주요 심사역 채정훈 부사장·조진환 수석

이명관 기자공개 2023-03-24 15:05:03

[편집자주]

모험자본 시장에도 ‘지속 가능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은 저마다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대체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잠재적 위험을 바로잡고 장기적 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벨이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VC의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0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대세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섹터의 선구자다. 일찌감치 투자 펀드를 운용하면서 경험치를 쌓았다. 다만 10여년 전 결성했던 ESG 펀드를 끝으로 전문 펀드를 후속으로 만들지는 않았다. 대신 '각개전투' 식으로 기존 펀드를 활용해 ESG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폭넓은 시야를 통해 선구안을 발휘하기 위한 선택이다.

사실상 운용 중인 대다수 펀드가 ESG 투자 재원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최근 계열사와 함께 대형 펀드를 조성하며 투자재원을 확보했다. 지금까지 투자 노하우를 쌓아 놓은 만큼 향후 ESG 투자처 발굴도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 펀드 아닌 '개별' 투자 전략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지난해 말 기준 총 37개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운용자산 규모는 1조496억원이다. 이중 투자가 마무리되고 남은 드라이파우더는 4085억원이다. 벤처조합의 경우 주목적 투자로 60%를 채우고 나머지는 비목적 투자가 가능하다. 주목적 투자 비율만 채우면 40%는 어떤 분야로든 투자할 수 있다.

이를테면 바이오 섹터 펀드라고 하더라도 40%는 테크 혹은 소부장(소재 ·부품·장비) 분야에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이를 활용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ESG 섹터 전문 펀드를 결성하지 않고, 기존 펀드를 활용해 투자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ESG는 난이도가 높은 투자영역이다. 주로 환경(E)과 사회(S) 분야가 주된 투자처가 되는데, 여타 스타트업 투자와 달리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나마 환경 관련 기업의 경우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잠재성 있는 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반면 사회 관련 기업을 찾기는 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성장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지금까지 ESG 관련 전문 펀드를 찾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수익률로 평가를 받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전문 펀드를 만들기 어려웠다. LP로부터 꾸준히 출자를 받기 위해서는 숫자로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LP 입장에서는 의미있는 투자라는 점에서 공감할 수 있지만, 성과가 동반되지 않는다면 후속 출자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10여년 전 ESG 전문 펀드를 만들어 양호한 수익률로 엑시트한 경험이 있다. 그럼에도 각개전투를 펼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히려 기존 펀드를 통해 더욱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채정훈 부사장·조진환 수석 투자 중심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ESG 투자처를 발굴하는 인물은 채정훈 부사장과 조진환 수석심사역이다. 테크 기업 투자에 일가견이 있는 채 부사장이 주로 환경(G)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고, 조 수석심사역은 주로 사회(S) 섹터 관련 투자에 주력한다.

채 부사장은 전형적인 공학도였다. 서울대학교에서 무기재료공학 학사와 석사를 밟았다. 이후 전문연구요원으로 병역이행을 위해 쌍용중앙연구소에 들어갔다. 채 부사장은 사업 확장을 노리던 회사 니즈와 맞물리면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다. 신입사원임에도 의미있는 경험을 쌓은 이후 삼성전기로 회사를 옮겼다.

채 부사장은 삼성전기에서 적층박막사업부 기술팀에서 근무했다. 3년 남짓한 시간 동안 근무하면서 생산 공정을 A부터 Z까지 경험했다. 그의 삶에 변곡점은 우연히 찾아왔다. IT 붐이었다. 주로 금융계 출신이 주를 이루던 벤처캐피탈업계가 IT 붐에 발 맞춰 산업계 출신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채 부사장도 이 시기 벤처캐피탈리스트에 도전했다.

2000년 보광그룹 계열 벤처캐피탈인 보광창업투자에서 심사역으로의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를 거쳐 2013년 미래에셋벤처투자에 합류했다. 이력 만큼이나 테크기업에 대한 남다른 선구안을 가진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교롭게도 테크기업들 중에서 환경 관련 기업들이 최근 늘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다. 자연스럽게 채 부사장이 환경 분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판이 깔린 셈이다.

여기에 채 부사장의 투자철학과 ESG가 상당히 부합한다. 투자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ESG의 성격이 부합하는 측면이 많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채 부사장은 "일반적으로 투자기업을 상장시켜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국가경제 발전도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며 "경제 발전은 물론 기업 생태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기업 기업들 발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ESG 섹터 기업으로 센코와 삼영에스엔씨, 민테크 등이 있다. 센코는 2004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기화학식 가스 센서 기업이다. 공기 중 가스를 검출하는 센서에는 반도체식, 전기화학식, 접촉연소식, 광학식 등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이 가운데 전기화학식은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해 특정 가스의 유무를 알아낸다. 배터리 소모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 수소자동차 등에 적용된다. 센코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화에 성공했다.

삼영에스엔씨는 온습도센서, 먼지센서 등을 개발하는 회사다. 그린 뉴딜 정책에 힙입어 친환경 전기차 및 자율주행 차량, 산업용 공조장치 등에서 환경센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친환경 경영체제 인증(ISO 14001)도 취득한 상태다.

민테크는 배터리 진단 솔루션 기업이다. 배터리 재사용 여부를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전기차 보급에 따라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 여부를 판단해 불필요한 소모값을 줄이는데 요긴하게 적용되고 있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는 곳이다.

조 수석심사역은 주로 사회(S)와 연결된 투자를 한다. 그의 투자 철학은 소외계층까지 기술발전의 혜택을 전파하는 데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모두 공평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 수석심사역은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실이 상당하다"며 "그런데 이같은 혜택에서 소외됐던 계층도 존재하는데,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외부효과가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철학가 가장 잘 부합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는 매스프레소가 있다. AI 문제풀이 검색 서비스 '콴다' 운영사다.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평등하게 받을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컨셉이다.

이외에 아이돌보미 매칭 플랫폼인 맘편한 세상과 치매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카르트, 화물트럭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쓰오토 등도 그의 대표 ESG 포트폴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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