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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생명공학 투자펀드, 170억 전환사채 원금손실 불가피 담보자산 매각 난항…상상인·산은 등 선순위 채권자 '수두룩'

조영진 기자공개 2023-03-27 08:23: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3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생명공학이 상장폐지는 물론 채무 변제마저 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선순위 채권자들은 원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지만, 주식과 채권 중간 성격인 메자닌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디생명공학은 최근 감사의견 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능력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수령하게 된 상황이다. 통상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은 유동 자금이 없거나 자본 잠식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상장폐지는 물론 대출금 회수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채권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통상 대출채권의 경우 담보권 행사에 따라 원금 회수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채권과 주식의 중간 성격인 메자닌(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은 채권보다 상환 순위가 뒤로 밀린다. 이에 주식 투자자들과 함께 이번 상장폐지 후폭풍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의 2회차 전환사채를 편입한 투자자들은 BNK투자증권, 뉴그로쓰원 2호 신기술투자조합, 포커스자산운용, 파인밸류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등이다.

각 운용사들은 지난 2021년 6월 발행된 2회차 CB를 30~35억원어치씩 펀드에 편입했다. 주식 전환청구기간은 지난해 6월부터였으나 주가 하락이 극심해 차익을 실현할 수 없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은 통상 발행되는 메자닌과 다르게, 발행일로부터 2년 뒤 행사할 수 있게 설정돼 올해 6월부터 가능했던 상황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결국 메자닌 투자자들도 원금 회수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현재 메자닌 투자자들은 원금 상환에 대한 방안을 다각도로 조율 중이지만, 사실상 손실을 막을 순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지난해 시설투자를 마친 충북 음성 소재의 제2공장 투자가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당초 영위하던 화장품 사업이 불황으로 접어들자 이를 타파하기 위해 건기식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는데, 회사 규모 대비 너무 과도한 투자 집행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 2021년 3월부터 해당 시설의 개발을 추진해왔다. 건강식품 사업 확장을 고심하던 이사회 측에서 공장을 신축하고 설비를 증설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해당 시설은 지난해 6월 관계기관으로부터 사용승인을 얻어내며 시설투자 완료를 최종 공시했다.

현재 공시상 투자규모는 약 300억원 수준으로 기재돼 있지만, 건설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 가격인상과 기타요인 등으로 인해 사실상 5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시설투자 공시를 통해 투자금액이 향후 투자 집행과정에서 경영환경의 변화 및 내부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사전에 고지한 바 있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시설이라 해도 캐쉬 플로우가 정상적으로 발생할 경우, 회계법인은 해당 자산에 제값을 부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지난해 준공된 2공장의 경우 매출 발생이 극히 미미해 사실상 제값 평가가 어려워졌고, 당기순손실만 500억원으로 집계된 지난해 실적 역시 2공장 투입금의 대규모 감가상각 및 손상차손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판단이다.

결국 계속기업으로서의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감사의견 거절이 발생해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에스디생명공학은 제2공장을 매각해 채권자들에게 투자금을 변제하려 시도 중이지만,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공장 매각을 통해 에스디생명공학이 회수하려는 투자금액은 200~25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현재 매수의향을 드러낸 투자자는 매매금액으로 180억원 수준을 제시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200억원을 웃도는 수준에 매각하고자 다른 4~5개 인수의향자와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매각대금 정도에 따라 메자닌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디생며공학의 유형자산 장부가치는 약 600억원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채무 변제의무가 남아있는 선순위 채권자들의 대출원금은 약 320억원 남짓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에스디생명공학의 총차입금은 825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0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50억원을 조달해 차입금을 일부 상환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현재 매각 시도 중인 2공장과 마곡 소재의 본사 건물에 대해 상상인증권, 산업은행 등이 선순위 담보를 걸어뒀다는 점이다. 선순위 채권자들의 대출원금 320억원과 메자닌 투자자들의 투자금 170억원을 온전히 회수하려면 유형자산의 실제 매각이 지난해 말 장부가액에 준하는 수준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마곡 소재의 본사 건물은 당장 매각할 수 없는 시설이라는 게 업계의 주된 설명이다. 산업단지 조성 룰에 따라 2년 후부터 매각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설상가상 2공장도 장부가액 수준으로 매각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메자닌 투자자들의 일부 원금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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