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밝은' KCGI, DB그룹 '경영권 분쟁' 지렛대 삼나 김준기 회장·김주원 부회장vs김남호 회장 갈등 감지…과거 이문 극대화 패턴 '눈길'
김경태 기자공개 2023-04-03 07:56:1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1일 15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분쟁이 마무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타깃은 DB하이텍이다. 표면적으로는 소액주주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물적분할이 주주권 행사의 이유다.다만 최근 DB그룹이 물밑에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그간 지배구조 이슈를 지렛대 삼아 투자 차익을 극대화시켰던 KCGI가 판을 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GI는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 지분 7.05%를 매집했다. 캐로피홀딩스는 KCGI가 이달 15일 만든 'KCGI 한국지배구조개선 제2호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지배하는 특수목적법인(SPC)다. 캐로피홀딩스는 이달 29일 92만8300주를 주당 6만2297원에 취득했고 총 보유 주식 수가 312만8300주로 늘었다고 밝혔다.
KCGI는 30일 공시와 더불어 입장자료를 배포했다. DB하이텍을 공략 대상으로 삼은 배경으로 경쟁력 대비 기업가치 저평가, 물적분할 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 의견 제외, 자사주 소각·지주사 전환 필요성, 독립적인 이사회를 통한 견제와 감시 등을 꼽았다.

일단 표면적으로 밝힌 이유는 사업적인 내용과 지배구조 시스템에 관한 문제들이다. 다만 KCGI는 과거 오너 리스크, 경영권 분쟁을 겪는 기업에 나타나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며 기업가치 제고를 극대화하는 패턴을 보였다. 한진칼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IB업계에서는 DB그룹 경영권 분쟁이 최근 꾸준히 언급돼왔다. 김준기 창업 회장(경영자문)과 그의 장녀인 김주원 부회장이 힘을 합치고 김남호 DB그룹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시장에선 김준기 창업회장과 김남호 회장 사이에 경영 방향성을 두고 의견 차이가 크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돌았다. 특히 지난 작년 말 김준기 창업회장이 DB Inc의 지분 4.3%를 매입하면서부터 골이 깊어졌다는 내용이 골자다. KCGI가 특유의 강점을 발휘해 DB그룹의 속사정을 파악, 전선을 확대할 포인트들이 존재하는 셈이다.
KCGI가 지분을 매집한 DB하이텍의 경우 작년 말 기준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주식이 없다. 최대주주는 ㈜DB로 지분 12.42%를 갖고 있다. 김 창업회장과 김 부회장은 각각 3.61%, 0.39%를 보유 중이다. DB김준기재단도 0.62%를 갖고 있다. KCGI는 이번 주식 매입으로 단숨에 2대주주로 올라섰다.
㈜DB에서는 김 회장과 김 창업회장 부녀간 표대결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다. 김 회장의 ㈜DB 지분율은 16.83%로 1대 주주다. 김 창업회장이 15.91%, 김 부회장이 9.87%로 이를 더하면 김 회장을 넘어선다. 자사주 5.04% 외에는 모두 소액주주로 구성됐다.
KCGI가 김 창업회장 부녀가 주식을 보유한 DB하이텍의 지분을 매입하기는 했지만 과거 행보를 볼 때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KCGI는 한진칼 분쟁에서는 '땅콩회항' 당사자인 조현아 부사장과 연합하면서 행동주의 명분과 다소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 수익 창출을 위해 그 어떤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모펀드 본질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도 나왔다.
KCGI 관계자는 "KCGI는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 대주주, 일반주주 어느 누구와도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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