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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사외이사 제도 점검]'만 62세 남성 교수' 4대 금융 이끈다모범규준 충족 '전문가' 교수 대다수, '여성' 늘었지만 후보군 확보 한계

최필우 기자공개 2023-04-10 08:16:37

[편집자주]

사외이사는 금융권 지배구조 논란의 중심이다.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경영진 장기 집권에 일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일반 기업에 비해 선진화된 체계로 이사회를 운영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에 메스를 든 이상 진단이 필요한 대상임은 분명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누구이고 어떤 제도를 통해 선임되고 있는지 현황을 점검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금융지주가 대학 교수 중심으로 사외이사 진용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부합하는 전문가 후보군에서 교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영향이다. 교수 다음으로 전현직 금융인 수가 많았고 과거 주류였던 관료 출신은 존재감이 미미해졌다.

평균 연령은 60대 초반으로 집계됐다. 학계 인사와 퇴직 금융인이 주류를 형성한 영향이다. 여성 사외이사 수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늘었으나 여전히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금융권은 여성 후보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명 중 16명 교수 출신…전현직 금융인 7명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사외이사 수는 총 3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16명의 직업이 대학 교수로 확인됐다. 4대 금융 사외이사 과반이 교수로 채워진 셈이다.
*가나다순

교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금융 사외이사 9명 중 7명이 교수로 77% 비중을 차지했다. 전공 분야는 경영학(곽수근, 진현덕, 윤재원), 법학(성재호, 이용국), 경제학(김조설), 공학(최재붕)으로 다양하다.

KB금융 사외이사는 7명 중 5명이 교수로 71%를 차지한다. 경영학(김경호, 오규택), 법학(김성용), 공학(최재홍), 소비자학(여정성)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가 포진했다. 하나금융에선 경영학(이준서), 회계학(양동훈), 허윤(국제학), 원숙연(행정학) 등 4명의 교수가 사외이사로 재직해 50%를 차지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군에서부터 교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후보군에 포함시켜야 하는데 전공이 명확히 드러나는 교수가 최적의 직업이라는 설명이다. 현직에 있어 사외이사로 일할 니즈(needs)가 없는 전문가를 제외하면 교수 비중은 더 높아진다.

한 금융지주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사외이사로 교수를 특별히 선호하는 건 아니지만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후보군을 구성하면 교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전문가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가 학위이다보니 각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교수가 후보군에 다수 포함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교수 다음으로 많은 직업은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인이다. 금융인 출신 사외이사는 총 7명이다.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이 KB금융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하나금융에는 신한은행 부행장 출신인 이정원 사외이사가 있다. 신한금융은 금융인 출신이 없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교수 직업을 가진 사외이사가 없고 대부분 전현직 금융인으로 구성돼 있다. 신요환 전 신영증권 사장,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정찬형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회장, 윤인섭 전 푸본현대생명 회장 등 5명이 금융권 출신이다. 과점주주가 자사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1명 씩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독특한 지배구조 영향이다.

관료 출신은 단 2명에 그쳤다. 이윤재 신한금융 사외이사는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장,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을 지냈다. 김홍진 하나금융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감사담당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한국예탁결제원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평균 연령 '62.8세', 여성 비중 '23%' 그쳐

4대 금융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만 62.8세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이 평균 63.7세로 가장 나이가 많다. 이어 KB금융(63.4세), 하나금융(62.5세), 우리금융(58.6세) 순으로 사외이사들의 평균 연령이 높았다.

최고령은 배훈 신한금융 사외이사다. 그는 1953년 3월생으로 만 70세다. 30명의 사외이사 중 유일한 70대다. 신한금융은 회장의 나이를 만 7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나 사외이사 연령에는 별다른 조건을 두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은 현직 종사자를 사외이사로 기용하면서 평균 연령을 50대로 끌어 내렸다. 지성배 우리금융 사외이사의 나이는 만 55세다. 그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을 지내는 등 벤처캐피탈(VC)업계 고위급 인사로 분류되지만 여전히 CEO로 재직하고 있다.

송수영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1980년생으로 만 42세인 송 이사는 유일한 40대다. 4대 금융 사외이사 중 최연소다.

여성 사외이사는 30명 중 7명으로 23% 비중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KB금융은 권선주, 여정성, 조화준 등 3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했다. 42%로 금융지주 중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다. 신한금융은 2명(김조설, 윤재원), 하나금융은 1명(원숙연), 우리금융은 1명(송수영)의 여성 사외이사를 뒀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나이는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이 아니지만 너무 고령일 경우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여성 사외이사를 영입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서치펌 추천 후보군 내 비중이 낮아 수를 늘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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