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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move]'반도체 내재화' 현대모비스, 파운드리 업체 인수할까'양산 프로젝트' 담당할 경력자 함께 'M&A와 JV 설립' 추진할 기획자 채용

양도웅 기자공개 2023-04-12 07:15:14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THE CFO가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15:2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재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하이브리드 모델(HEV)을 사면 얼마 뒤에 인도될까. 대략 1년이다. 현대차의 주력으로 자리잡은 전기차(BEV) 모델인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의 납기일은 5~6개월이다. 선택 옵션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어 이마저도 양호하다는 반응이다.

자동차를 파는 쪽과 사는 쪽 모두를 괴롭히는 이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때문이다. 자동차가 급속히 전동화하면서 수요는 증가하는 데 공급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들도 자동차보다는 일반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 생산을 선호한다. 마진이 더 높다.

(출처=현대모비스 사업보고서)

◇현대오트론 인수 후 2년...반도체 부서 '시스템'과 '전력' 섹터로 이원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꺼내든 전략은 '내재화'다. 계열사 가운데 앞장서 이 전략을 실행하는 곳은 현대모비스다. 차량용 반도체 문제가 본격화한 2020년 하반기에 현대오트론(현재 현대오토에버에 합병)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이후 여러 차량용 반도체 가운데 어떤 반도체에 집중할지 구체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2021년 반도체 설계 섹터를 신설했고, 2022년에는 시스템반도체와 전력반도체 섹터로 조직을 분리했다.

사실 차량용 반도체의 대부분은 시스템반도체다. 비중이 9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는 크게 정보를 저장하는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로 나뉜다. 이 가운데 자동차에 주로 탑재되는 건 시스템반도체다. 종류는 MCU와 DDI, PMIC 등이다.

이 가운데 현대모비스가 별도 섹터로 뗀 전력반도체가 PMIC다. 'Power Management Integrated Circuit'의 약자로, 배터리에서 생산된 전기를 자동차 각 부분에 설치된 전자제품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 주제 중 하나가 전력반도체 중 하나인 'Sic 파워모듈'이다.

DDI는 'Display Driver IC'의 약자로 자동차 센터페시아에서 설치된 디스플레이에 탑재되는 반도체다. 전 세계 DDI 시장 점유율 1위(매출액 기준)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라는 국내 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의 또 다른 별도 반도체 섹터인 시스템반도체 섹터는 DDI보다는 MCU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MCU는 범용 시스템반도체다.

정리하면 시스템반도체 섹터는 MCU 개발에, 전력반도체 섹터는 PMIC 개발을 우선순위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현대모비스)

◇기획 업무로 '외부 역량 도입' 추진 명시...현실화되는 직접 생산?

반도체 섹터를 두 개로 분리했지만 내재화 방침은 변함없다. 단 눈에 띄는 점은 내재화 전략을 인수합병(M&A)과 합작법인(JV) 설립으로 확대했다는 점이다. 기술제휴 수준을 넘어 외부 역량을 내부에 이식하는 데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이다. 그만큼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업체 간의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현대모비스는 최근 반도체 사업부에서 기획 업무를 맡을 경력자를 채용하면서 수행직무로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 등 외부 역량 도입'을 들었다. MCU를 개발할 것으로 판단되는 시스템반도체 섹터와 전력반도체 섹터 모두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으로 내부 역량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주목되는 점은 일각의 전망대로 생산에도 과연 나설 것이냐다. 반도체는 복잡한 밸류체인과 대규모 설비 투자금이 필요해 삼성전자처럼 설계와 개발, 생산 등을 모두 하는 곳도 있지만 TSMC처럼 생산만 하는 파운드리 업체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설계와 개발 역량은 보유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이번에 기획 분야뿐 아니라 생산운영과 원가 업무를 맡을 경력자도 채용한다. 생산운영 담당자의 수행직무 중 하나가 '양산프로젝트 관리'다. 원가 담당자의 수행직무 중 하나는 '제조원가와 손익 분석'이다. 이는 직접 물건을 생산할 때 필요한 업무들이다. 현대모비스가 직접 생산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지점이다.

그럼 이번에 채용될 기획 담당자는 설계와 개발 역량을 가진 기업뿐 아니라 MCU와 PMIC 등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과 합작법인 설립 검토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반도체만큼 수급이 중요한 배터리 분야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을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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