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NPU 뛰어넘은 리벨리온…남은 과제는 '사업화' 엔비디아 GPU보다도 앞선 성능…글로벌 AI 시장서 가능성 증명
김혜란 기자공개 2023-04-12 11:00:28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1: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종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스타트업 리벨리온이 세계적 팹리스 퀄컴을 뛰어넘는 성능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선보였다. 글로벌 테스트 대회에서 퀄컴의 신경망처리장치(NPU)보다 우수한 성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부터는 기술력을 어떻게 실제 수주로 연결하는 등 '사업화'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이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아톰(ATOM)'이 최근 AI반도체 성능 테스트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서 미국의 퀄컴, 엔비디아의 칩보다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팹리스 불모지'로 꼽히는 한국에서 세계적 팹리스를 뛰어넘는 AI 반도체를 내놓은 것이다. 리벨리온인 이번에 엠엘퍼프에 처음 참가해 이 같은 성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I 시장 점령한 엔비디아 뛰어넘었다
리벨리온의 아톰은 이번에 언어모델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인 A2와 T4, 퀄컴의 NPU 클라우드AI100 보다 1.4배~2배 앞서는 처리 속도를 보였다. 이미지를 분석하는 비전 분야의 처리 속도에서도 퀄컴과 엔비디아의 칩보다 최고 3.4배 빨랐다.
NPU는 데이터 학습과 추론 등 AI 기술을 구현해내는 시스템 반도체인데, 연산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퀄컴과 엔비디아보다 절반 밖에 안 걸렸단 얘기다. 리벨리온 측은 "엠엘퍼프라는 객관적인 성능 지표를 통해 국내외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엔비디아보다 앞선 NPU 성능을 입증했단 점이다. 엔비디아는 GPU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데, 현재 AI 반도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GPU는 그래픽 연산, 특히 3차원(3D) 관련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칩이지만 연산 속도가 빠르다보니 AI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돼왔다.
그러나 AI 연산 처리를 목적으로 개발된 반도체가 아니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많고 비효율적이라는 단점이 있었다. 이를 보완한 AI 전용 반도체가 NPU다. 과거엔 AI가 많이 쓰이지 못했기 때문에 CPU나 GPU만으로도 충분했으나 4차산업 시대로 진입하면서 NPU가 GPU의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흥 NPU 업체들의 목표는 GPU의 AI 시장 파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NPU 시장은 새롭게 형성되고 있어 아직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엠엘퍼프에서 리벨리온이 엔비디아의 GPU보다 뛰어난 AI 성능을 갖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4/10/20230410190343824_n.png)
◇퀄컴과의 맞대결에서도 승리
세계 1위 팹리스 퀄컴의 경우 엠엘퍼프에 GPU가 아닌 NPU를 내놨다. 그러나 리벨리온의 아톰보다 성능이 떨어졌다. 전 세계 팹리스 사이에서 미래 먹거리인 AI 반도체를 놓고 개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세계적 팹리스를 뛰어넘는 성적을 국내 스타트업이 올렸단 건 의미가 크다.
리벨리온은 그동안 자체 개발한 NPU로 엔비디아의 GPU를 압도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뛰어넘어 세계적 팹리스 퀄컴의 NPU 보다 뛰어난 성능까지 도달한 것이다.
리벨리온 관계자는 "리벨리온의 아톰이 엠엘퍼프에서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준 것은 한국 반도체 기술역량을 입증한 것이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며 "올해는 회사의 기술력을 실질적인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엠엘퍼프 결과는 리벨리온의 NPU가 GPU를 대체하는 것은 물로 퀄컴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문제는 세계 무대에서 수주를 받으려면 레퍼런스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통신사 KT로부터 300억원을 투자받고, KT가 구축하는 데이터센터의 구조와 규격에 맞는 맞춤형 NPU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단 점은 긍정적이다. 일단 기술력은 입증한 만큼 앞으로 고객사의 신뢰를 얻어 제품을 파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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