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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 비교 모니터]'대규모 투자' 앞둔 SK이노·에쓰오일, 주주환원에 담긴 고민배당성향 30%로 가이드라인 간신히 넘겨, 신사업 성과에 달린 TSR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13 11:37:15

[편집자주]

소액주주가 증가하고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당을 확대하기도 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실시하기도 한다. 주주들과의 접점을 늘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정책보다는 성장성을 통한 주가상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이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주주친화적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더벨이 같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주주환원 현황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6: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정치권 등으로부터 '횡재'를 봤다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로 기록적인 실적을 거뒀다.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겹치며 이익이 치솟았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 합계는 1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례적인 호황을 맞은 정유사들은 주주들과 어떤 방식으로 과실을 나눴을까. 국내 정유 4사 중 상장사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있다.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고는 있지만 두 기업 모두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과정에 있다보니 고민이 큰 모습이다.

◇배당성향 30%로 비슷한 수준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직접적인 주주환원 방식인 배당을 통해 투자자들과 수익을 나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사주 정책은 별도로 실시하지 않았다. 양사의 배당성향은 30% 수준으로 비슷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인 1조5690억원의 31.8%인 4992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에쓰오일 역시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 2조1044억원의 30.4%인 6404억원을 배당재원으로 투입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중간배당 제도를 활용해 두 번에 나눠 배당을 실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모두 앞서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지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두 회사 모두 각기 발표한 배당 가이드라인에 맞는 금액을 배당에 책정한 셈이다. 다만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최근 배당을 집행한 몇 년간의 수치 중 낮은 편에 속하기는 한다.

◇미룰 수 없는 미래 투자에 가이드라인 '턱걸이'

최근 5년간 연결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018년 41.7% △2021년 67%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2018년의 경우 당기순이익 중 44.8%인 7083억원을 배당에 썼다. 2018년에는 호실적을 거둔 뒤 배당성향 역시 대폭 높였다면 지난해에는 높은 당기순이익을 거두고도 가이드라인에서 허용하는 최소 수준을 배당성향으로 잡은 것이다.

에쓰오일은 △2018년 33.88% △2019년 35.73% △2021년 32.1% 등으로 계산됐다. 연결 당기순이익 중 30~40%를 배당에 집행해왔지만 지난해에는 가이드라인을 턱걸이로 넘긴 30.4%를 배당성향으로 책정했다.

이같은 정유사들의 배당정책에는 각 회사들이 맞닥뜨린 미래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석연료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형성된 상황이라 정유사들의 현 사업모델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정유사들도 미래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주로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모회사 입장에서 필요할 경우 SK온에 대한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실시한 유상증자에 2조원 규모로 참여했다. 유동성 관리가 필요했던 만큼 SK이노베이션은 배당금 지급에 현금과 더불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더해 지급했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2단계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할 총 투자금 역시 9조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신사업에 달린 TSR 확대

실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주가 추이만 살펴봐도 정유업이 가진 한계가 어느 정도 드러난다. 지난해 정유사업에 대한 시장상황이 매우 우호적이었고 실적 역시 뒷받침됐지만 두 회사의 주가는 성장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연초 대비 연말 SK이노베이션 주가는 37.9% 하락했고 에쓰오일의 주가는 3% 빠졌다. 주가가 대폭 하락한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TSR(Total Shareholder Return·총주주수익률)은 마이너스(-) 36%로 계산됐다. 에쓰오일의 경우 주가하락을 배당으로 만회하며 +4%의 TSR을 기록했다.

이들 회사의 주가는 정유사업과 관련된 호재가 발생할 때마다 치솟기는 했지만 곧장 제자리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정유사업으로 일시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어도 성장 모멘텀을 만들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유사의 TSR 개선은 전적으로 공적인 신사업 전환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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