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정체'된 본업 성장성, 돌파구 찾는 리디②전자책 시장 점유율 1위에도 4년간 성장률 하락세...웹툰 플랫폼으로 반등 도모
양도웅 기자공개 2023-04-18 07:26:21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1일 17:3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만에 완전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국내 전자책 시장 점유율 1위 '리디'의 목표는 기업가치 제고다. 지난해 초 싱가포르투자청과 KDB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만 해도 1조6000억원으로 책정된 몸값은 현재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지난해 초와 비교해 한국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이 줄어든 탓이다. 하지만 리디의 성장성이 과연 과거와 같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실 리디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을 무렵에 이미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었다. 일례로 대표적 성장성 지표인 영업수익(매출액) 증가율은 2019년 45%, 2020년 35%, 2021년 19%로 꾸준히 감소했다. 유니콘 타이틀을 획득한 2022년은 19%로 전년과 동일했다. 우하향하던 성장세가 멈춘 건 리디로선 위안거리다.
물론 유니콘이라고 하더라도 성장성 위주의 전략만을 고집할 순 없다. 이익배당이나 상장 등으로 주주들에게 투자금 회수 기회를 줘야 한다. 따라서 대개 시장 지배력을 획득하면 가격 인상 등의 수익성 전략을 펼친다. 수익성 전략으로 선회하면 영업수익 증가율은 감소하는 대신 영업적자 폭이 줄어들거나 영업적자가 흑자로 전환되는 효과를 얻는다.
문제는 리디의 성장성이 떨어지는 사이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2020년을 제외하면 영업손익은 모두 적자였고 적자 규모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2022년만 제외하면 모두 순손실이었고 그 규모도 커졌다. 영업손익이든 당기순손익(영업외이익 포함)이든 오락가락했다.
영업비용 증가율도 영업수익 증가율을 앞질렀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영업수익은 1150억원에서 2210억원으로 92%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1212억원에서 2571억원으로 112% 증가했다. 성장을 위해 지속해서 '출혈 전략'을 전개했음에도 성장률은 뒷걸음질한 것이다.
매년 영업비용을 확대함에도 그만큼의 성장성이 나오지 않는 건 기본적으로 리디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자책 시장의 크기가 예전만큼 커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밀리의서재와 같은 경쟁사도 리디가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결국 해법은 전자책 시장에서의 지위를 공고히하면서도 새로운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성장성을 다시 입증하는 것이다. 리디도 이를 인지하고 웹툰 구독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20년 11월 론칭한 '만타'에 대한 해외 시장 반응이 우호적이자, 미국에서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현지 법인(Manta USA LLC)을 세웠다.
신사업인 웹툰 구독 플랫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뉴스 매체와 애니메이션 구독 플랫폼, 모바일 게임 유통사 등 자회사 3곳을 매각하거나 청산했다. 매각대금과 지난해 초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사용하지 않고 필요한 때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도록 단기금융상품에 넣어놨다. 지난해 말 리디의 단기금융상품 규모는 1426억원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양도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비상장사 재무분석]현대트랜시스 CFO, 최대규모 투자에 '조달' 미션
- [비상장사 재무분석]현대트랜시스, 끊임없는 차입에 조달 방법 고민
- [Board Index/BSM분석]BSM '미공개'하는 토요타, 현대차와 면면 비교해보니
- [Board Index/BSM분석]BSM 공개한 현대차…정의선 회장 보유 역량은
- [비상장사 재무분석]'끊임없는 투자' 현대트랜시스, 끊임없는 차입
- [Board Index/BSM분석]기아, '투자 역량' 추가…GM은 '리스크 관리'에 역점
- [CFO는 지금]'운전자본 관리' 성공한 강옥구 모델솔루션 CFO
- [Board Index/BSM분석]한·일 1등 車부품사 '현대모비스와 덴소' 비교해보니
- BSM 요약 설명서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현대비앤지스틸, 8년만 무배당…밸류업 참여 '고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