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 제도 점검]하나금융, '세대교체' 보다 '안정감' 중시재임 기간 '평균 48개월', 4대 금융 중 가장 길어…'외부기관' 추천 '지원부서' 제치고 최다
최필우 기자공개 2023-04-20 07:29:35
[편집자주]
사외이사는 금융권 지배구조 논란의 중심이다. 견제 기능을 상실하고 경영진 장기 집권에 일조한다는 비판을 받는 반면 일반 기업에 비해 선진화된 체계로 이사회를 운영한다는 긍정론도 있다.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에 메스를 든 이상 진단이 필요한 대상임은 분명하다. 더벨은 국내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가 누구이고 어떤 제도를 통해 선임되고 있는지 현황을 점검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오래 재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길수록 경영 효율이 좋아진다는 견해가 있는 반면 독립성은 결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세대 교체로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보다 안정적인 운영에 방점을 찍었다.추천 경로를 보면 외부 자문기관을 통해 선발된 후보가 가장 많았다. 하나금융은 지원부서 중심으로 추천 경로를 운영했으나 금융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수용해 외부 자문기관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최근 외부 자문기관이 지원부서를 앞지르면서 후보군 판도가 바뀌었다.
◇5년 간 선임한 15명의 사외이사 '12~72개월' 재임
2022년 4대 금융지주 지배구조연차보고서의 '최근 5년간 사외이사 선임 내역'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15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15명의 평균 재임 기간은 48개월로 집계됐다. 이는 4대 금융 중 가장 긴 기간이다.
KB금융이 하나금융의 뒤를 이었다. 5년 간 선임된 14명의 사외이사들이 평균 44.8개월을 근무했다. KB금융은 4대 금융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 임기를 5년(48개월)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임된 사외이사 중 다수가 재임 가능 기간에 준하는 임기를 보낸 셈이다.
신한금융은 5년간 24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해 하나금융, KB금융보다 9~10명 많았다. 다만 평균 재임 기간은 39.4개월로 두 경쟁사에 비해 짧았다. 비교적 최근 물갈이가 단행되면서 재임 기간 2년을 밑도는 현직 사외이사가 다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30.6개월로 4대 금융 중 재직 기간이 가장 짧았다. 지주가 2019년 재출범해 4년 넘게 근무한 사외이사가 아직 없는 영향이다.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사외이사 교체에 보수적이라는 평이다. 그룹사 사외이사를 지주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별도 관리하는 등 한번 인연을 맺은 인사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데 공을 들인다. 사외이사 교체 주기를 늘리는 게 안정적인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올해도 변화를 최소화했다. 만 70세 규정에 저촉되는 백태승 사외이사를 이준서 사외이사로 교체했다. 하나카드 사외이사로 자리를 옮긴 권숙교 사외이사를 대신해 원숙연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사외이사직을 더 이상 맡을 수 없거나 그룹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교체 카드를 쓰지 않았다.
◇지원부서 추천 후보군 '하락세'…자문기관 추천으로 대체
사외이사 재임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칫 약해질 수 있는 견제 기능은 외부 자문기관을 통해 보완했다. 외부 자문기관은 지주 사외이사 후보를 가장 많이 추천하고 있다. 지난해 81명의 후보가 외부 자문기관 추천을 받아 신규 사외이사 후보군 159명 중 51%를 차지했다.
당초 하나금융은 지주 산하 지원부서를 사외이사 추천 주창구로 뒀다. 2015년만 해도 지원부서 추천 후보가 79명, 외부 자문기관 추천이 5명이었다. 2016~2017년에도 외부 자문기관은 각각 5명의 후보를 내는 데 그친 반면 지원부서는 후보 수를 98명, 107명으로 늘렸다. 경영진 의중이 사외이사 선임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구조였다.
추세에 변화가 생긴건 2018년 금융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다. 금융 당국은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배제하고 사외이사 추천 경로를 다변화 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를 하나금융이 받아들이면서 2018년 외부 자문기관 추천 후보를 50명으로 10배 늘렸다.
이후에도 지원부서 추천 후보 수는 여전히 외부 자문기관을 웃돌았다. 개선 조치 후 4년이 지난 2021년이 돼서야 외부 자문기관 추천이 91명으로 72명에 그친 지원부서를 넘어설 수 있었다. 지원부서 추천은 지난해 66명으로 5년 연속 하락세다. 지원부서 추천 후보들이 비운 자리를 외부 자문기관이 채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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