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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이노션]사내이사 필수조건, 현대차 경력?①외부인재 영입하며 출범, 현대차 체제로 안착

김위수 기자공개 2023-04-19 15:18:3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7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에 속하는 광고업체인 이노션은 다른 계열사와 비교하면 지분구조가 다소 특이하다. 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로템·현대오토에버 등 다른 그룹사들의 경우 현대차나 기아차가 주요 주주로 올라있는데 비해 이노션 주주 명단에서는 이들 사명을 찾을 수 없다. 현대차그룹의 총수인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도 2%에 불과하다.

이노션은 출발부터 오너일가의 가족회사 형태로 설립됐다. 2005년 설립됐을 당시 정몽구 명예회장이 지분 20%를, 장녀 정성이 고문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각 40%의 지분을 들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도입된 일을 계기로 오너가 경영인들의 지분율이 줄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노션 지분 전량을 현대차 정몽구재단에 출연했고 정 회장 역시 지분율을 2%대까지 낮췄다.

단 이런 상황에서도 정 고문은 지분율 17.69% 수준을 유지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지켰다. 사실상 정 고문 개인회사와 유사한 형태로 지분구조가 짜인 셈이다.

◇외부인재 영입하며 출발했지만…

이노션의 이사회는 정 고문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정 고문은 이노션이 설립됐던 2005년부터 등기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놨다. 설립 직후 약 2년여는 전문경영인인 박재범 전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이노션을 이끌었다. 박 전 대표는 정 고문이 직접 영입한 외부인재로 이노션으로 적을 옮기기 전까지 광고회사 비비디오의 사장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이노션의 이사회는 정 고문과 더불어 외부 출신인 박 전 대표, 직전까지 현대모비스에서 재무·경리 업무를 담당했던 노갑일 전 상무로 구성돼 있었다. 현대차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 출신 인력이 조화를 이루는 이사회 구성이었다.

박 전 대표가 2년여 만에 이노션을 떠나며 현대차그룹 내부 인력으로 이사회의 무게추가 기울었다. 박 전 대표의 후임으로 이노션 대표이사로 부임한 인물은 기아자동차 디자인센터를 이끌었던 김영일 전 전무였다.

이때부터 이노션은 이사회를 현대기아차 출신 임원들로 채웠다. 김 전 전무 이후 대표이사로 취임한 안건희 전 사장 역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서 마케팅 전략실장 및 기획실장 경력을 쌓은 인물이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이노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이용우 사장도 현대차 출신이다.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들의 경우 초반에는 외부인사와 이노션 출신 임원들로 꾸려졌다. 대표이사와 정 고문 등 2인으로 이뤄졌던 사내이사의 숫자가 늘어난 것은 2009년이다. 에이블리 이사 출신인 조준희 전 상무와 현대캐피탈에서 이노션 창립 멤버로 합류한 윤석훈 전 전무가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이노션 이사회에 현대차 색채가 더 짙어지는 모습이다. 조 전 상무와 윤 전 전무 이후 선임된 등기임원들은 모두 현대차 경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초기 광고업에서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외부경력을 갖춘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등용했다면, 사업이 안정화된 현재는 이노션 경영전략에 현대차그룹의 DNA를 적용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사내이사 면면 살펴보니

현재 이노션에 있는 사내이사는 총 3인이다. 이노션과 롯데컬처웍스가 지분을 맞교환한 이후 2020년부터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롯데컬처웍스 임원 1인을 두고 있다. 또 사외이사도 3인도 이사회에 포함돼 있다.

정 고문과 더불어 대표이사인 이 사장, 재경지원실장인 신승호 상무가 이노션의 사내이사다. 앞서 언급했듯 정 고문을 제외한 사내이사들은 모두 현대차에서 재직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은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3년 현대모비스에 입사했다. 현대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 부사장, 제네시스사업부장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해외 사업의 비중이 큰 이노션의 사업구조를 고려해 글로벌 사업역량을 갖춘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이노션 미주지역본부장을 역임해 회사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여겨진다. 특히 정 회장이 공을 들였던 제네시스 사업을 맡은 지 약 1년도 안돼 이노션의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이를 두고 이 사장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22년부터 이노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인 신 상무 역시 직전까지 현대차에서 근무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현대차 경영기획1팀, 2팀을 거쳤다. 이노션 재경지원실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현대차 CPM(경영성과관리·Corporate Performance Management)팀의 팀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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