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네이버제트와의 JV 주도권 쥔 배경은 3D 언리얼엔진 기반 대규모 서버운영 경험, 첫 과제 '미글루' 북미법인 지분 85% 확보
손현지 기자공개 2023-04-20 10:22:41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8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와 함께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돌입했다. 북미에 합작회사(JV) '미글루 코퍼레이션' 닻을 올리고 지분 투자작업을 마무리 지었다.미글루 프로젝트는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첫 번째 협력과제다. 주도권은 크래프톤이 쥐었다. 신설되는 미글루 법인의 지분의 85%를 취득한다. 그간 게임 내 자체 경제 시스템과 대규모 글로벌 서버 등을 다뤄온 만큼 웹3 방식 메타버스에 필요한 각종 기술과 노하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네이버제트는 제페토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손내민 크래프톤, 화답한 네이버
크래프톤과 네이버제트는 올 상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 출시를 위한 합작법인 '미글루(Migaloo·가칭)' 설립을 위해 총 408억원을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크래프톤이 408억원을 투자해 지분 85%, 네이버제트는 72억원(15%)을 태운다.
신설법인에는 크래프톤 내 미글루 개발팀을 포함해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등 주요게임 개발인력 100여명이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메타버스 협업은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래프톤이 2021년 네이버 손자회사인 네이버제트에 50억원(3%)을 펀드 방식으로 간접 투자를 하며 접점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메타버스를 미래 성장 축으로 보고 연구 차원에서 제페토 투자를 단행했다.
양사간 파트너십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네이버제트는 꼭 필요한 파트너만 손을 잡는다는 얘기가 있었을 정도로 투자자 선정에 신중하던 회사다. 당시 제페토 서비스가 글로벌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만큼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소프트뱅크 등도 투자를 자처하고 나섰을 때다.
네이버제트가 투자자 선정과정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해외사업 강화에 필요한 파트너인가였다. 크래프톤 역시 전체 이용자의 90% 이상이 해외 이용자인 만큼 세계 시장을 겨냥한 비즈니스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이듬해 2월 네이버제트는 크래프톤과 신규 웹 3.0 및 NFT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장기적인 파트너 관계로서 메타버스, 블록체인 기반 게임과 NFT 등 웹 3.0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상호협력해 개발·운영한다는 계획이었다.
양사간 첫 협력과제는 '이용자 창작 기반 NFT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다. 합작법인(JV) 설립 계획을 포함해 프로젝트명은 미글루로 결정됐다. 작명은 세계에서 단 하나 뿐인 하얀색 혹등고래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미글루처럼 크립토 세상을 유영하며 크고 선한 영향력을 가진 즐겁고 유쾌한 세상을 위한 프로젝트가 되자는 팀의 의지를 담았다.
◇배그·NFT 전담팀 개발주도, 상반기 서비스 출시
미글루 프로젝트는 전세계 마니아층을 확보한 '심즈'와 비슷한 형태의 게임 서비스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개발은 크래프톤이 맡는다. 그간 NFT 연구를 해온 내부인력과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개발인력 50명으로 구성된 별도의 조직을 신설했다.
이들은 그간 다수의 온라인 게임을 제작한 경험과 기술을 활용해 언리얼엔진을 기반으로 높은 퀄리티의 버추얼 월드를 구현하고 이용자 창작 콘텐츠(UGC) 제작 툴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 플랫폼 내에서 이용자들이 땅을 사고, 건물을 건설할 수 있도록 돕는 '빌딩빌더', 아바타나 액세서리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워크샵',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샌드박스' 등의 제작 툴을 설계하고 지원한다.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담당한다. 제페토 글로벌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해온 경험과 역량을 살려 새롭고 차별화된 메타버스 서비스의 운영과 커뮤니티와 소셜 서비스를 주도한다.
박형철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실장은 "오랜 고민 끝에 매력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메타버스의 핵심 서비스와 구체적인 모델을 명확하게 정의해 미글루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성공 경험이 풍부한 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김창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제페토에서 구축했던 크리에이터 중심의 생태계가 미글루에서도 구현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NFT 기반 생태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미글루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은 NFT·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위한 다방면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작년에는 국내 최대 미술 경매기업 서울옥션의 관계사인 '서울옥션블루'의 지분 30억원 가량을 매입했다. 게임 뿐 아니라 디지털 예술품 등 다양한 재화와 콘텐츠가 NFT로 현실적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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