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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공시대상기업집단]1년만에 대기업 된 에코프로, 2차 전지 특수2006년 제일모직 사업 인수 '신의 한수'...연매출 5조 소재 기업으로 성장

정명섭 기자공개 2023-04-26 10:48:1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양극재 제조기업 에코프로가 1998년 창립 후 25년 만에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2021년 말 4조3600억원이던 자산총액이 1년 만에 6조94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 포함됐다. 자산 순위는 62위다. 에코프로 밑으로 애경과 한국지엠, 동국제강, 크래프톤, 농심, 등이 있다.

에코프로는 이동채 회장(사진)이 1998년 10월에 설립한 회사다. 당시 이 회장은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회계사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본인과 가족만 잘 먹고 잘사는 직업이 아닌 “1만명을 먹여 살릴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처음 창업에 눈을 돌렸다. 창업 과정에서 기술자의 시선을 갖추기 위해 대덕연구단지에 가서 연구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술을 사주며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첫 사업 아이템은 이차전지 소재가 아닌 환경 분야 소재·부품이었다.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등의 뉴스를 보면서 환경 산업이 성장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이차전지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이다. 당시 정부가 주도한 ‘초고용량 리튬이차전지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다. 에코프로는 이를 계기로 제일모직과 공동으로 양극재 원재료인 전구체 사업을 시작했다.

에코프로가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거듭난 건 2006년이다. 당시 제일모직이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전구체뿐만 아니라 양극재 기술과 영업권을 인수하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이 회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 미래가 있다고 봤다. 특히 소재 분야의 경우 투자 즉시 결과가 나오지 않아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 당시 국내 기업들은 양극재를 전량 해외로부터 수입했다.


에코프로는 2007년 양극재와 전구체를 생산하는 설비를 준공해 본격적으로 생산에 나서기 시작했고, 같은 해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회사 설립 8년 만이다. 자금조달에 성공한 에코프로는 2008년과 2009년에 양극재 1·2공장을 차례로 준공했다. 그 사이에 삼성SDI과 납품 계약도 맺으면서 이차전지 소재업체로 레퍼런스를 쌓아갔다. 기술 개발에도 적극 투자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니켈계 양극재를 만드는 회사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에는 양극재 3공장을 설립하고 그해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커지자 2016년 전지재료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에코프로비엠을 설립했다.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성장성을 확신한 이 회장은 설비 증설을 위해 2019년 에코프로비엠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장의 확신대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했다. 에코프로의 실적도 고공 행진했다. 2020년 매출은 8508억원이었으나, 2021년 1조5041억원, 2022년 5조6403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6억원에서 6189억원까지 뛰었다.

회사는 그 사이에 이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에도 성공했다. 에코프로비엠 외에 에코프로이노베이션(수산화리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 등 계열사가 총 26개까지 늘리며 에코프로그룹으로 거듭났다. 현재 에코프로그룹은 포스코퓨처엠, LG화학 등 대기업 계열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차전지 소재업체로 우뚝 섰다. 2022년 기준 에코프로의 양극재 시장 점유율은 세계 2위다.

에코프로는 올해 양극재 시장이 전년 동기 대비 49%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설비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헝가리 1공장이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고, 2공장은 2025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경북 포항을 중심으로 설비 증설도 예정됐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생태계 강화를 위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SDI 기획팀장 출신의 송호준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회사는 송 대표를 필두로 글로벌 초격차 지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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