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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전략 분석]차입금 '1조 육박' 에코프로비엠의 두 가지 부담②매년 투자금 조달로 차입금 확대...1년 내 만기 비중 67%, 변동금리 비중 72.5%

양도웅 기자공개 2023-04-27 08:12:34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11: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년 사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이 필수 설비투자금보다 적을 때, 즉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일 때 이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오는 '차입'이다. 회사채 발행과 금융기관 대출이 대표적이다.

자금 확보와 함께 부채비율도 낮출 수 있는 유상증자가 더 나은 대안으로도 꼽힌다. 하지만 매년 혹은 자주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지거나 최대주주의 유동성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새로운 주주로부터 배당금 증액 압박을 받으면 예상치 못한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많은 기업이 피하고 싶어 하는 문제다.


◇전체 차입금 중 '67%', 1년 내 만기

2016년부터 2022년까지 2020년을 제외하면 매년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에코프로비엠도 주로 차입으로 부족한 설비투자금을 메웠다. 이에 따라 2016년 말 총 1005억원이었던 차입금은 2022년 말 1조원에 가까운 9452억원으로 늘었다. 6년간 약 9.4배 불었다.

차입금이 급격하게 증가한 시기는 최근 2년간이다. 에코프로비엠이 생산하는 양극재의 전방산업인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난 시기, 그래서 양극재 수요도 덩달아 가파르게 증가한 시기와 겹친다. 2020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차입금은 약 5배 늘었다.


해당 연도 말 기준.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차입의 의존도가 높다. 여러 외부 조달 방식 가운 매년 차입과 상환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게 단기차입이다. 2022년 말 단기차입금은 총 3778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에서 40% 비중을 차지한다. 2016년 말과 비교해 9%포인트(p) 줄었다. 하지만 전체 차입금이 가파르게 증가한 시점인 2020년 말과 비교하면 반대로 9%p 커졌다.

일반적으로 장기차입보다는 단기차입이 이자율 면에서 유리하다.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선호된다. 문제는 단기차입 비중이 높으면 늘 유동성으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점이다. 재무 조직의 역량이 과도하게 상환과 차환에만 매몰되는 문제도 있다. 전문가들이 단기차입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더욱이 에코프로비엠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차입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가 2541억원에 달한다. 단기차입금 3778억원과 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년내 상·차환해야 하는 규모가 6319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에서 67% 비중을 차지한다. 1년 전과 비교해 2%포인트(p), 2년 전과 비교하면 31%p 오른 수준이다.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상환 압박이 큰 해다.


◇변동금리 차입 비중 72.5%...이자비용 확대

변동금리가 적용된 차입금 비중이 높은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지만 지난해 1월 1.25%였을 때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올랐다. 그 사이 시장금리의 표준인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지난해 1월(월평균 기준) 2.06%에서 올해 2월 3.47%로 뛰었다. 이러한 시장금리 상승이 고스란히 이자비용에 반영되는 셈이다.

2022년 말 에코프로비엠 변동금리 차입금은 68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배(3720억원) 증가했다. 전체 차입금에서 변동금리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말 57%에서 2022년 말 72.5%로 크게 뛰었다. 2020년 90% 육박하던 변동금리 차입금 비중고 비교하면 72.5%는 낮은 수준이지만 절대적 규모를 고려하면 부담이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

시장의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긴축 기조에서 실제 벗어났다면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하지만 베이비 스텝을 추가로 밟을 경우 시장금리는 여기서 더 오를 수 있다. 여전히 차입 필요성이 큰 에코프로비엠 입장에서는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변동금리 차입금 비중이 2021년 말 57%에서 2022년 말 72.5%로 뛰어오르는 사이 에코프로비엠이 부담한 연간 이자비용은 2021년 45억원에서 2022년 224억원으로 5배 뛰었다. 회사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고 이자율만 1%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순이익(세후이익)은 50억원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벌써 두 번의 단기차입을 일으켰다. 한 번은 사채 발행으로 2000억원을, 다른 한 번은 금융기관으로부터 1300억원을 조달했다. 회사는 "효율적 자금 운용을 위한 차입"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이 약 1600억원이다. 일부 차환 목적의 차입으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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