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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살' SK의 도전 [thebell desk]

김용관 산업1부장 겸 부국장공개 2023-05-09 14:34:37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0: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위기라고 한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투자할 곳은 많은데 돈은 없다고 한다. 돈을 잘 벌어 곳간을 축내지 않고 투자금을 조달하는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세상 일은 항상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하는게 맞냐는 우려도 있다.

SK는 그룹 전체의 사업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지주사를 중심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에서 가장 변화가 활발한 그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물적 분할과 계열사 합병 및 매각, 신사업 확장을 위한 유상증자, 외국기업과의 합작 등 일반 기업에서는 몇년에 걸쳐 한번이나 있을 중대한 경영 사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사업재편의 핵심은 그린·첨단소재·바이오·IT 등 4대 사업이다. SK온, SK E&S, SKC,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바이오팜 등 계열사들이 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SK온은 미래 모빌리티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을 통해 탄생한 기업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덩치를 키워야하는데, 영업을 통해 돈을 벌지 못하니 빚을 내서라도 투자할 수 밖에 없다.

SK㈜가 지분 90%를 보유 중인 SK E&S는 그린 사업의 대표주자다. SK그룹은 그린 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수소'를 선택했다. SK E&S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수소사업에 18조원을 투자해 전세계 1등 수소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C는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SK넥실리스를 인수한 업체다. 본래 기업의 정체성이었던 '화학' 사업의 지분 절반을 떼어내고 과감히 미래 산업에 투자한 기업이 SKC다. 해외영토 확장으로 생산능력이 배이상 확대되는 등 SKC의 주포로 확실히 자리잡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ICT와 5G·AI·디지털인프라 사업을 각각 영위하는 회사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인적 분할을 통해 각자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사업적 환경을 마련했다.

성공을 위한 관건은 돈이다. 수십조원의 자금이 투자를 앞두고 있다. 영업을 통해 돈을 벌지 못하니 빚을 내서 투자를 한다. 차입금 규모가 그룹 전체적으로 100조원 넘었다고 한다. 당장은 계속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시기가 늦어지거나 수익창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빚 갚는 일이 매우 고단할 수 있다. 시장이 SK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이유다.

최태원 회장과 SK 구성원들이 이 사실을 모를까. SK텔레콤이나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은 지금도 잘 나가는 기업이다. 그냥 지금처럼 살더라도 잘 먹고 잘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SK는 본능적으로 안다. 천천히 데워지는 냄비 속에서 죽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개구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SK그룹의 시선은 '글로벌'로 향하고 있다. 더이상 텔레콤이나 반도체, 석유만 바라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과감하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결단하고 앞으로 간다. 하이닉스·도시바 인수를 시작으로 SK온과 SK스퀘어의 분할, 4대 미래 사업에 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SK는 여전히 20대 청년처럼 도전한다. 달콤한 장밋빛 미래를 꿈꾸며, 혹독한 지금을 견뎌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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