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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라인건설 지배구조 점검]'공병학 vs 공병탁' 사촌간 정리되지 않은 지분 관계③동양건설산업, 공병학 우위…라인건설은 공병탁 '경합'

성상우 기자공개 2023-06-01 07:29:43

[편집자주]

한 몸으로 알려진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은 최근 중견건설사 중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띄는 곳들이다.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역대급 외형 성장과 수익성 확대를 이뤄냈다. 이처럼 주목받은 상황이지만 내부 사정은 상당수가 베일에 싸여 있다. 지배구조가 대표적이다. 수년 전 동양건설산업이 EG건설에 인수된 뒤 흡수합병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면서 많은 부분이 감춰졌다. 이들 회사의 지배구조와 사업 현황 등을 집중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인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은 8년여간 사업 확대 과정에서 한 몸처럼 움직였다. 택지를 공급받고 전국 각지의 시공 및 분양사업을 하는 과정에 같은 계열사인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시너지를 냈다. 그 결과 지난해 두 회사 모두 도급순위 50위권에 진입하는 중견 건설사로 자리잡게 됐다.

그런데 한 몸처럼 움직인 두 기업의 실제 소유주는 구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건설산업의 경우 공병학·공승현 부자의 지배력이 강했지만 라인건설의 경우 공 부자와 친인척 공병탁 사장의 지배력이 '경합' 양상을 띠고 있었다. 한쪽으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지분구조는 훗날 지배력 다툼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 요인으로 볼 여지도 있다.

◇공병학·공승훈·동양건축사사무소, 90% 지분으로 동양건설산업 장악

라인건설은 공림 전 회장 아들인 공병학 회장과 사촌형제 관계인 공병탁 사장이 함께 키워 온 회사다. 1990년대 광주 지역에서 사세를 확장하던 공림 전 회장의 라인건설이 1998년 IMF 사태를 맞아 부도를 냈지만 곧이어 아들과 조카가 새로 설립한 회사로 재기를 시도했다.

공림 회장 아들인 공병학 회장은 EG건설(당시 서동건설), 공병탁 사장은 라인건설(당시 남흥건설)을 설립해 동업자처럼 함께 사업을 불려갔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EG스위트밸리' 아파트가 동업으로 처음 공급한 주택 단지였다. 이후 아파트 시공 및 분양 사업을 크게 늘리면서 각각 연매출 수천억원대 회사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 명단에도 여러번 변화가 발생했다. EG건설은 창업 단계에서부터 함께했던 개인주주들이 많아 지분이 꽤 분산돼 있었는데, 이후 2014년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하고 2017년 합병(존속회사 동양건설산업)하는 과정을 거치며 지분관계 정리가 어느 정도 된 상태다.


EG건설 창업자 공병학 회장의 아들인 공승현씨가 92% 지분으로 지배하는 동양이노텍이 동양건설산업 지분 52.2%를 갖고 있고, 아버지인 공병학 회장 역시 개인적으로 동양건설산업 지분 8.54%를 보유 중이다. 합산 지분이 60%를 넘기 때문에 동양건설산업의 경영권과 주주총회를 통한 의결권 장악은 이들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대 주주로 29.13% 지분을 가진 동양건축사사무소가 등재돼 있지만 이 또한 공 회장 측 특별관계자로 보인다. 동양건축사사무소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사명변경한 곳이다.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는 과거 EG건설과 동양건설산업 합병 시점부터 2대 주주로 있었다.

당시 이지이노텍(현 동양이노텍) 감사보고서에는 특별관계자 중 한 곳으로 창조종합건축사사무소가 기재돼 있다. 동양건축사사무소의 주소 이전 내역을 보면 직전 주소로 적혀있는 ‘광주광역시 남구 서오층석탑1길 7-1’은 지난해까지 이지이노텍이 본점 소재지로 두고 있었던 주소와 동일하다. 특별관계자 지분까지 포함하면 동양건설산업에선 공 회장 일가가 압도적인 지배력을 구축해놓은 모습이다.

◇사촌간 라인건설 지분 '30%대' 엇비슷한 보유, 3대주주 문기승씨 지분 '키'

라인건설은 상황이 좀 다르다. 공 회장 사촌형제이자 라인건설 창업자인 공병탁 사장이 30% 후반대 지분을 든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는 아니다. 30% 초반 지분을 갖고 2대 주주에 올라있는 '이지아산산업'이 공병학 회장 측 회사이기 때문이다. 이지아산산업의 최대주주는 공병학 회장의 아들 공승훈 씨다.

이지아산산업은 2014년 세워진 시행사로 설립 당시 주소가 ‘광주광역시 남구 서오층석탑1길 7-1’로 동양이노텍 및 동양건축사사무소의 과거 주소와 동일하다. 2015년까지만 해도 라인건설 주요 주주 명단에 없었지만 초창기부터 합류해 온 개인주주들로부터 지분을 이전받으면서 지분율을 키워온 것으로 추정된다. 설립 이후 라인건설 관계사의 일원으로 공공택지 분양에 참여하고 일감을 받아오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이지아산산업 외에 라인건설 지분 5% 가량을 갖고 있는 라인문화재단은 오정화 이사장이 맡고 있다. 오 이사장은 공병학 회장의 배우자이자 공승현·공승훈 씨의 모친이다. 지분을 모두 합치면 라인건설을 지배하는 공 회장 일가 지분율이 36% 수준이다. 유사시에 공병탁 사장과 주도권 다툼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만약 지배력을 다툴 일이 생긴다면 관건은 20%대 지분을 들고 3대주주에 올라있는 문기승씨 지분의 향방이 될 전망이다. 공 회장과 공 사장 중 어느 쪽이 문 씨의 지분을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는 지는 불명확하다. 다만 문 씨 지분의 향방에 따라 라인건설의 과반 지분권자가 결정되는 구조다.

종합적으로 보면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 전체에 걸쳐 공병학 회장 측 지배력이 좀 더 우세하게 구축돼 있는 모습이다. 공 회장은 두 아들 및 배우자를 통해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에 골고루 발을 걸치고 있다. 반면 공병탁 사장 역시 자녀가 있지만 두 핵심 건설사와 주요 관계사 주주 명단에 그들 이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배구조 전체 그림을 보면 지분이 아직까지 여러 갈래로 분산돼 있어 불명확한 부분도 많다. 과거 성장기에 EG건설과 라인건설간 경계가 불분명했던 상황에서 시행사의 연쇄 설립 및 상호 출자 등이 이뤄지면서 지분 구조가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 동양건설산업과 라인건설의 지배구조 정리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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