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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진승언 엔시스 전무 "다변화 전략으로 기업가치 UP"②창업주 진기수 대표 장남, 증권사 출신 전략통…리튬이온·전고체·소재 '턴키' 공급사 노려

아산(충남)=조영갑 기자공개 2023-06-16 13:29:40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력 포트폴리오가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는 검사장비다보니 회사의 잠재가치가 잘 반영이 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다. 향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성장성 제고로 시장에서 엔시스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겠다."

13일 충남 아산 엔시스 본사에서 만난 진승언 전무(최고운영책임자)의 말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구상하는 전략에는 '디테일'이 있었다. 진 전무는 엔시스 창업주 진기수 대표의 장남으로, 엔시스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1985년 생으로 NH투자증권을 거쳐 부친의 부름으로 2017년 엔시스에 합류했다. 실무 단위에서부터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는 평가다.

진 대표가 2006년 창업 이후 2차전지 검사장비 시장에 엔시스를 안착시킨 장본인이라면, 진 전무는 부친을 도와 엔시스의 '버전 2.0'을 디자인하는 전략가에 가깝다. 자본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토대로 2021년 엔시스의 코스닥 상장을 기획했고, 6년 넘게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2차전지 시장에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고 있다. 엔시스의 과거와 미래를 잇고 있다.

진 전무는 "상장 준비 당시 내부에 이견이 있었지만, 회사의 획기적인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확신했다"면서 "결국 적지 않은 공모자금이 유입돼 설비 투자를 확대했고, 유연한 재무적 활동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1년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엔시스는 독자적인 비전검사 기술과 2차전지 시장에서의 업력을 어필, 공모가 밴드 상단을 돌파하면서 총 437억원의 공모자금을 유치했다.

확보된 유동성을 토대로 지난해 말 아산 스마트밸리 산업단지 내 4400여평 규모의 신사옥 및 신공장을 건설하고, 타법인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2차전지 시장의 '이슈메이커'로 인정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국내 주요 충방전기 제조사인 갑진에 100억원 투자에 이어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기업 엘에이티(코넥스)에도 12억원을 투자하면서 전략적 재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엔시스는 코윈테크와 갑진 투자에 나서면서 2차전지 후공정 단에서 충방전기(갑진)-검사(엔시스)-물류(코윈테크)를 아우르는 밸류체인의 중추가 됐다. 13일 찾은 신공장에서도 컨소시엄 각 사의 엔지니어가 올인원 설비를 도킹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연합전선을 과시하고 있었다. 해당 설비는 8월 중 북유럽 배터리 메이커 모로우(Morrow Batteries) 파일럿 라인에 출고된다. 양산단계에 진입하면 2차전지 섹터의 일대 사건이 될 전망이다.

신공장을 안내한 진 전무는 갑진과의 협업을 설명하면서 "갑진은 삼성SDI의 최우수협력사로 충방전기 분야에서는 오래된 업력을 지닌 회사인데, 운영자금과 턴키영업의 니즈가 있던 차에 적절한 기회를 잡아 투자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약 700억원 안팎의 밸류에 100억원을 투자했지만, 현재 갑진의 밸류는 약 2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SI(전략적 투자), FI(재무적 투자) 양측으로 가치가 있는 투자라는 평가다.

▲진승언 전무(최고운영책임자)는 부친 진기수 대표를 도와 엔시스의 미래 전략을 설계하는 장본인이다.

엔시스는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넘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검사 부문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인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고체이기 때문에 안전성이 뛰어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가 올해 기흥에 파일럿 라인을 조성하면서 엔시스가 해당 라인에 전고체 배터리용 검사장비를 공급, 개화 전 전고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2027년을 기점으로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하기 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대세인 리튬이온과 함께 시장을 분할하는 구도가 되리라는 예상이다.

진 전무는 "최근 건식 전극 코팅 기술이 도입되면서 향후 전고체 공정에서 큰 공간을 차지하는 히팅오븐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배터리사들의 설비 투자가 여유가 늘어날 것"이라면서 "우리는 리튬이온과 전고체 공정(파일럿)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양 시장에서 충방전, 검사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시스는 동박, 분리막, 양극재 및 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분야 검사시장도 노리고 있다. 현재 비파괴 검사 영역을 수행하지 않고 있지만, 소재 단위에서 비파괴 검사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소재 검사시장에 진출하면 전극공정부터 소재까지 명실상부한 턴키 검사 공급사가 된다.

진 전무는 "현재 소재 제조사들의 공정설비가 노후화돼 있고, 검사장비가 진동에 취약한 등 비전검사 상의 난제들이 있지만, 수요가 분명한 만큼 이 시장 진출을 위해 R&D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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