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06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추진한 현대LNG해운 인수가 사실상 무산됐다. 9년 만에 현대LNG해운을 되찾으려 했던 HMM에게나, 매각 측인 IMM컨소시엄 모두 뒷맛이 씁쓸한 결말이다.올 상반기 HMM이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뛰어들 때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IMM컨소시엄은 본입찰 일정까지 변경하며 말 그대로 HMM에게 ‘올인’했다.
IMM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최상의 원매자였다. 에너지 안보 이슈에 더해 투자 원금만 4000억원에 이르는 현대LNG해운의 높은 몸값도 감당 가능한 후보였기 때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를 모았던 HMM의 최종 제안가는 투자 원금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3000억원 수준이었다. 일각에서는 선대 노후화 등을 HMM이 제시한 가격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진행된 현대LNG해운 첫 매각 과정에서 HMM은 4000억원 중후반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년 반 만에 가격을 약 30%나 깎은 이유로 선대 노후화는 설득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현대LNG해운 실적은 최근 개선세가 뚜렷하다. 해외 대형 수주도 확보했고 추가로 선박 건조도 진행 중이다. 관련 사실을 잘 알고 있는 HMM이 이처럼 낮은 가격을 제시한 이유를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현대LNG해운 인수금융과 일부 선박금융 만기가 최근 도래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 주인인 HMM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디폴트 가능성도 일각에서 언급된 만큼 현대LNG해운을 헐값에 인수할 기회로 판단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HMM은 오판을 내렸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IMM컨소시엄은 현대LNG해운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하며 급한 불을 껐다. 향후 금리까지 안정화된다면 선박금융 부담이 낮아지며 현대LNG해운 몸값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HMM은 당장 인수가만 낮추려다 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익을 놓쳤다. 적절한 가격을 제시했다면 현대LNG해운 기업가치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해운업계가 우려하는 에너지 안보 이슈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예상보다 초라한 제안을 받은 IMM컨소시엄이나 제안을 거절당한 HMM 모두 단기간 내에 현대LNG해운 인수를 재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M&A 시장에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는 말이 있다. 양측이 앙금을 털어내고 다시 협상테이블에 앉는다면 복잡하게 얽힌 현대LNG해운 매각 실타래도 풀리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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