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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수의 스타트업]실리콘밸리식 혁신 이식하는 GS비욘드·퓨처스②미국 거점, 이종산업 투자…허 회장 철학 실현하는 양선진·허태홍 대표

김동현 기자공개 2023-07-12 07:27:45

[편집자주]

'회장님의 어떤 것'은 특별하다. 최고 경영자가 주목한 기술이나 제품이 곧 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거나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모든 것이 오너의 역할은 아니겠지만 의사결정권자의 무게감은 더없이 막중하다. 더벨이 기업 오너와 최고경영진들이 낙점한 기술·제품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07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건설 등 전통 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GS그룹의 고민은 늘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할 신사업 발굴로 향했다. 과거 인천정유(현 SK인천석유화학)와 같이 기존 사업에 연계된 산업뿐 아니라 KT렌탈(현 롯데렌탈), 웅진코웨이(넷마블 인수) 등 이종 산업의 기업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번번이 쓴물을 삼켜야 했다. 이때마다 GS그룹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 때문이라는 꼬리표가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GS그룹을 이끌게 된 인물이 허태수 회장이다. 1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던 맏형 허태수 명예회장에 이어 회장에 오른 허 회장은 과거 GS홈쇼핑을 투자전문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투자에 거침이 없던 경영인이다.

그룹을 맡고 취임 일성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강조한 허 회장은 그룹의 투자 방식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규모가 큰 회사만 보는 것이 아닌 작지만 미래가 밝은 스타트업으로 눈길을 돌려 지속해서 투자처를 발굴하도록 주문했다. GS비욘드·GS퓨처스 등 계열사들이 이러한 허 회장의 시도를 해외에서 실현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 디지털·바이오까지 확대

허 회장이 GS그룹 회장이나 ㈜GS 대표이사에 앉은 후 가장 먼저 설립한 신규 계열사는 미국에 세워졌다. 2020년 4월 설립된 GS비욘드와 GS퓨처스 등 2개 회사로, ㈜GS가 GS비욘드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고 GS비욘드 아래에 GS퓨처스를 두는 구조다. GS비욘드가 전체적인 밑그림(경영컨설팅)을 그리고 GS퓨처스가 실제 투자(용역서비스)를 담당했다.

설립 초창기만 해도 두 계열사는 에너지, 건설, 리테일 등 기존 GS그룹의 사업영역에 포함되는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을 찾겠다는 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되긴 했으나 이종 산업에 대한 전면적인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디지털로 투자처를 확장하려는 허 회장의 의중은 더욱 뚜렷해졌다. 투자 실행을 담당하는 GS퓨처스는 지금까지 총 40여곳의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는데 그 면면을 뜯어보면 단순히 에너지, 리테일 등에만 치중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지털·콘텐츠·바이오 등의 솔루션을 보유한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포트폴리오를 확충했다. 어메이즈VR·콜랍아시아·레이어제로 등 미디어, 블록체인 플랫폼뿐 아니라 겔터, 자이모켐과 같은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허태수 GS 회장이 2020년 6월 열린 GS임원포럼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사진=GS)

◇허 회장 '믿을맨' 포진

이종 산업 스타트업 투자가 가능했던 데는 허 회장의 투자 철학을 이해하고 있는 인물들이 GS비욘드와 GS퓨처스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를 이끄는 인물은 각각 양선진 대표와 허태홍 대표다.

두 대표 모두 과거 허 회장이 GS홈쇼핑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세운 벤처투자 자회사 GSL랩스(Labs)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2014년 설립된 GSL랩스는 '글로벌 센싱 앤 러닝 랩스(Global Sensing & Learning Labs)'의 줄임말로 허 회장은 GS홈쇼핑 직원들을 보내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와 투자현황 등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오게 해 이를 현장에서 적용하도록 독려했다.

GSL 랩스가 세워질 무렵 GS홈쇼핑에 입사한 양 대표는 당시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의 주력 관심사인 모바일·스마트TV·온오프라인 통합 디자인·브랜딩 작업을 담당했다. 2017년에는 GSL랩스로 이동해 최고혁신책임자(Chief Innovation Officer)를 맡다가 허 회장의 그룹 회장 취임과 함께 GS비욘드의 초대 대표를 맡기 시작했다.

양 대표는 GS그룹에 몸담기 전까지 베이징 리딩 리소스(중국 최초 온라인 채용서비스) 공동 창업자, 삼성, IDEO(실리콘밸리 디자인컨설팅 회사) 등에서 활동했다. 미국 현지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큰그림을 그리는 GS비욘드를 맡길 적임자였던 셈이다.

허태수 회장의 형인 허명수 전 GS건설 부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태홍 대표는 2012년 GS홈쇼핑에 입사해 2015년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재무, 해외사업, 벤처투자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다가 2017년 GSL랩스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도 투자 및 사업전략을 담당하다 2020년 GS퓨처스 설립과 함께 대표직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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