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사업재편 2.0]사라진 주가 자신감, 딥체인지 2단계 속 '터닝포인트'는④인베스터 데이 이후 주가 19만→9만원...ISC 인수 및 말레이시아 공장 상업 가동 주목
이호준 기자공개 2023-07-19 07:27:57
[편집자주]
마냥 팔고 싶어서가 아니다. 어느 기업에게나 애써 키운 자기 사업을 지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다만 도저히 전망이 보이지 않거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땐 미련 없이 손에 쥔 사업을 놓아야 하는 것이 기업이 할 일이다. 최근 모태사업과 주력사업을 시장에 팔며 사실상 차포를 다 뗀 SKC의 상황이다. 그간 꾸준히 수익을 내왔더라도 돈이 되지 않으면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 사업 재편에 유리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SKC의 베팅은 어떤 판단에서 이뤄졌으며 그 선택은 무슨 미래를 보여줄까. SKC의 현 상황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5시4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 기업설명회(IR)에서 '주가' 얘기가 나온 건 벌써 2년 전 얘기다. 지난 2021년 '인베스터 데이'를 끝으로 올해까지 주가에 대한 더 이상의 언급은 없었다.시장의 기대 수준이 부담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SK넥실리스 인수에 따른 주가 상승을 강조한 2021년 9월 당시 주가는 19만원대, 현재 주가는 9만원대다. 물론 여전히 2020년 초 인수 공시 때보다 주가가 약 2배 뛴 상태다. 다만 기업 인수에 1조2000억원을 썼어도 수익성이 뒷받침되지 못해 지속적인 주가 상승 효과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 시장은 SKC가 올 2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본다. 프로플렌옥사이드(PO)과 프로필렌글리콜(PG) 스프레드 약세가 지속된 탓이다. SK넥실리스도 동박 시장 경쟁 심화로 부진한 마진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구리 가격 하락으로 인한 판가 하락으로 턴어라운드 시점마저 가늠하기 어렵다.
'이익 회복'을 통해 터닝포인트를 빨리 잡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KC의 2단계 '딥체인지(근본적혁신)' 종료 시점은 2025년까지로 현재 약 2년 정도 남았다. 올해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새 M&A에 최대 2조원을 집행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전에 사업 경쟁에서 밀리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시장에 주는 것은 위험하다는 관측이다.
올해는 공교롭게 포트폴리오 조정 국면에 들어간 반도체 소재 부문이 터닝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주목된다. SKC는 최근 반도체 테스트 부품 기업 ISC를 522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ISC의 주력 사업은 테스트 소켓 사업이다. 반도체 IC와 IT 디바이스 등을 검사하는 데 쓰이는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반도체 후공정의 핵심을 영위한다.

IS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1억원이다. SKC가 작년 한 해 동안 거둔 이익의 약 4분의 1에 해당한다. 4분기 연결 재무제표에서부터 합산 효과가 나타날 전망이다. 추가로 업계에서는 ISC가 2년 전부터 신사업으로 점찍은 연성동박적층판(FCCL) 사업이 동박을 원재료로 하는 만큼 SK넥실리스와의 인프라 및 기술 협력 효과 역시 기대하고 있다.
판가 하락에 고전 중인 SK넥실리스 역시 하반기 즈음 다시 강인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넥실리스는 현재 말레이시아(5만t)와 폴란드(5만t) 등에서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5만2000t 규모의 동박 생산능력을 2025년 연 25만t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연말에는 미국과 캐나다 가운데 한 곳에 대한 신공장 투자 계획도 공개할 전망이다.
이중 말레이시아 공장의 상업 가동 시점은 올해 3분기로 가장 빠르다. 말레이시아는 동박 원가의 15%가량을 차지하는 전기료가 국내보다 절반 정도 저렴하다. 원가 절감 효과와 동시에 생산능력이 두 배로 늘어나 연내 신규 수주 계약도 노려볼 만하다. 이차전지 소재 산업은 수주 산업이다. 이에 통상 수주 증가는 주가 상승의 중요한 요인으로 분류된다.
SKC 관계자는 "동박의 경우 고객사들의 재고 정리로 물량이 많이 소진돼 신규 구매 문의 등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밖에 말레이시아 공장 상업화로 전기료 인상 압박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당장 4분기 ISC 편입에 따라 연결 영업현금흐름에서도 개선될 여지가 꽤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 추후 해당 기업의 몸값과 성장 전망 등에 따라 주가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라며 "SK엔펄스 파츠 사업 등의 매각 상황 역시 주가 상승을 둘러싼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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