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빌리프랩 완전자회사로…CJ ENM과 노림수는 CJ ENM 보유 지분 51.5% 1500억에 인수, 멀티레이블 고도화·재무구조 개선 이해 맞아
이지혜 기자공개 2023-08-16 10:31:3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브가 CJ ENM이 보유하고 있던 빌리프랩 지분을 모두 넘겨받기로 했다. 빌리프랩은 하이브가 CJ ENM과 합작해 만든 법인으로 아이돌 보이그룹 엔하이픈 등이 소속되어있는 레이블이다. 이로써 빌리프랩은 하이브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하이브는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효과를, CJ ENM은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엔하이픈의 활동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빌리프랩의 기업가치도 껑충 뛰었다. 이에 따라 하이브는 종전에 투자했던 자금의 40배가 넘는 거금을 CJ ENM에 주고 빌리프랩의 지분을 취득한다.
◇하이브, 빌리프랩 지분 100% 취득…엔하이픈 소속 레이블
하이브에 따르면 CJ ENM이 보유하고 있는 빌리프랩의 보통주 74만2200주를 현금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이는 빌리프랩 지분의 51.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취득 금액은 1500억원이며 취득 예정일자는 9월 1일이다. 지분 취득을 마치고나면 빌리프랩은 하이브의 100% 자회사가 된다.
하이브 관계자는 “관계 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지분 취득절차를 완료할 것”이라며 “빌리프랩 지분 인수는 하이브의 중장기 성장 전략인 ‘멀티 레이블 체제의 고도화’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3/08/11/20230811054646656_n.png)
CJ ENM과 하이브는 2020년 6월 엠넷(M-net)에서 빌리프랩의 첫 보이그룹을 선발하는 서바이벌·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을 개최했는데 여기에서 선발된 아티스트로 꾸린 아이돌 보이그룹이 엔하이픈이다.
엠넷이 CJ ENM 산하의 음악방송 채널인 데다 두 기업이 전용공간을 만드는 데 수백억원을 쏟아부은 만큼 빌리프랩은 2018년 9월 CJ ENM과 하이브의 합작사로 만들어졌다. 경영진도 하이브의 김태호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빌리프랩의 대표이사를 맡고 CJ ENM의 음악담당 임원이 사내이사에 등재되어 있는 등 두 기업이 협력하는 형태로 꾸려졌다.
엔하이픈의 활동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엔하이픈은 역대 남자 아이돌 데뷔 앨범 가운데 초동 판매량 기준 4위를 기록할 정도로 막대한 판매고를 올렸다. 2022년 8월 8일에는 역대 보이그룹 중 최단기간에 빌보트200 차트 10위권에 드는 기록도 세웠다.
덕분에 빌리프랩의 기업가치도 빠르게 상승했다. 당초 하이브가 빌리프랩 지분 47.52%, 즉 67만2000주를 소유하는 데 들인 자금은 모두 33억 6000만원이다. 그러나 빌리프랩 설립 이후 5년이 지난 지금 빌리프랩의 지분 51.5%의 가치는 1500억원이 됐다.
주당 가치로 따져보면 5000원이었던 빌리프랩의 보통주가 20만원으로 40배가량 뛰었다. 이를 기준으로 본 빌리프랩의 기업가치는 약 2800억원 수준이다.
◇하이브-CJ ENM '윈윈', 이해 맞아떨어졌다
그동안 빌리프랩 지분은 CJ ENM이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지만 실질적 운영은 하이브가 주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빌리프랩은 하이브의 사옥 내에 있다. 또 김태호 COO가 빌리프랩 지분 1%를 쥐고 있다.
CJ ENM과 하이브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빌리프랩의 양수도 계약이 체결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브는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5000억원에 이를 만큼 실탄은 충분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뒤를 이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강력한 IP 포트폴리오가 절실한 상황이다.
반면 CJ ENM은 재무건전성 개선이 핵심 과제다. 올 2분기 CJ ENM은 영업손실 304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실제로 CJ ENM은 올 초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자체적 평가를 내리고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재무건전성 제고에 집중했는데 이번 빌리프랩 지분 매각도 이런 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빌리프랩이 하이브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고 해서 CJ ENM과 협력이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이사는 “빌리프랩 지분 양수 이후에도 CJ ENM과 발전적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구창근 CJ ENM 대표이사도 “양사가 글로벌 아이돌 발굴과 육성, 음반 기획과 제작까지 노하우를 쌓으며 함께 성장한 만큼 K-팝을 포함한 K-컬쳐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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