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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프리즘]오토앤, 콜옵션 '26%'만 설정한 배경은③1분기 말 대주주 측 지분율 27%보다 낮은 수준, 규제 강화 분위기도 고려

정유현 기자공개 2023-08-17 08:29:38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오토앤이 4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최대주주 지분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콜옵션(매도청구권)을 확보했다. 최근 상장사들이 CB 발행에 있어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해 콜옵션을 걸며 새로운 기회를 도모하는 분위기와 다르게 정직하게 규정을 준수하는 모습이다.

단일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지 않지만 현대차 그룹을 우호 주주로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을 위협받을 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인다. 향후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희석 방지를 위해 대표와 주요 임원 측이 콜옵션을 활용할 가능성은 열려있다.


자동차 생활 플랫폼 업체 오토앤은 최근 150억원 규모 4회차 CB를 발행하며 콜옵션을 26% 수준으로 확보했다. 회사가 지정한 매수인 측이 최대 39억원까지 콜옵션을 행사 해 CB를 사올 수 있다. 콜옵션으로 확보 가능한 주식은 전환가액 기준 보통주는 40만 3601주로 리픽싱 90% 조정 후에는 최대 44만8482주까지 취득 할 수 있다.

1분기 말 기준 오토앤의 최대주주는 11.1%(1431860주)를 보유한 최찬욱 대표이사다. 현대차가 8%(102만9840주), 기아주식회사가 5%(65만160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요 주주다. 이 외에도 주요 임원들이 지분을 들고 있으며 최대주주 측 총 지분율은 27%다.

오토앤은 2008년 현대차그룹의 사내 벤처로 출범한 영향에 현재의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오토앤이 법인으로 출범한 2012년 1월 당시 2억원의 초기 자본금을 투자했다. 이후 자사 튜닝 제품 브랜드를 오토앤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사내 벤처기업의 사업 안정화를 꾸준하게 지원했다.

최대주주인 최찬욱 대표를 비롯해 지분을 보유한 왕길항 부사장(1%), 이재엽 전무(6.4%), 이상용 전무(6.2%) 등 오토앤 핵심 경영진은 과거 현대자동차와 기아에서 재직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인물이다.

이번에 콜옵션을 오히려 최대주주 측 지분율보다 낮게 잡은 것에서 오토앤이 지배력 강화보다는 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고 있는 기조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최근 상장사들이 CB 발행에 있어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하는 수준에서 콜옵션을 걸고 일을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이 개정되면서 콜옵션은 최대주주 지분율로 제한됐다. 개정 초기에는 상장사들이 대부분 최대주주 지분율로 콜옵션을 걸었지만 최근 지분율을 한참 넘어서는 50%대 콜옵션 CB도 등장했다.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회사가 직접 취득하거나 임직원들에게 주식매수선택권 등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고려한다는 이유에서다.

회사가 취득해 바로 소각에 나서면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공시 의무가 없는 제3자에게 CB를 매각하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보가 지속되며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도 법안 발의에 나서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사모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에게 콜옵션 부여를 금지하고, 상장사가 해당 사채를 만기 전 취득하더라도 지체 없이 소각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발의하기도 했다.

오토앤은 콜옵션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해 주관사와 논의 끝에 콜옵션을 26%로 걸었다고 전해진다. 오토앤의 주요 주주인 현대차 그룹의 경우 1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IPO를 거치며 현재 수준으로 낮아졌다. 공모 당시 유력한 구주 매출 후보로 떠올랐었지만 지분을 팔지 않았다. 지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없었기 때문에 향후 최찬욱 대표 등 주요 임원들이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희석을 방지하고자 콜옵션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메자닌 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승계를 고민하거나 지배력 강화의 큰 필요성이 없는 상태라 정직하게 26%만 콜옵션을 건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최근 감독 기관의 규제 분위기 등도 반영되며 조심스럽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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