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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니컬 리포트]포스트 렉라자 고민 오스코텍, 치매치료제 임상 신호탄아델서 도입한 ADEL-Y01, 미국 1상 IND 신청…"L/O도 적극 타진"

차지현 기자공개 2023-08-23 10:26:18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 원개발사 오스코텍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에 속도를 낸다. 연내 미국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다.

렉라자 이후 추가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최근 발표한 면역혈소판감소증(ITP) 치료제 임상 2상에서 아쉬운 결과를 내놨다. 이에 새로운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 확보에 힘을 쏟는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물질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분야에서 주목받는 타우 단백질을 표적한다. 바이오업계에선 오스코텍이 또 한 번 기술수출을 이뤄 '돈 버는 바이오텍'으로 입지를 공고히 할지 주목한다.

◇ADEL-Y01 1상 IND 신청, 연내 임상 진입 전망

오스코텍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DEL-Y01'의 임상 1a/1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했다.

미국 내 병원 5곳에서 실시한다. 1a상에선 건강한 성인 40명을 대상으로 단독투여 시 ADEL-Y01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이후 1b상에서 알츠하이머로 인한 경증 인지장애 환자 또는 경증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에게 반복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다.

규정상 FDA는 IND 제출일로부터 30일 동안 신청자료를 검토한다. 이 기간 별다른 통지가 없을 경우 승인한 것으로 간주, 임상을 시작할 수 있다. 큰 변수가 없으면 연내 임상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오스코텍은 1998년 치과의사 출신 김정근 대표가 설립한 1세대 바이오 기업이다.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자라의 원개발사로 유명하다. 자회사 제노스코가 2014년 전임상 단계의 레이저티닙을 유한양행에 넘겼다. 이후 유한양행은 후속 개발을 통해 이를 12억5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얀센이 제공하는 기술료의 40%가 오스코텍에 귀속된다. 이제껏 유한양행이 얀센으로부터 수취한 금액은 총 계약규모의 12%. 11억500만달러(약 1조4000억원) 정도가 남았다. 이에 따라 오스코텍이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도 560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매출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받는다. 향후 연구개발(R&D)를 위한 실탄을 확보한 셈이다.

문제는 다음이다. 레이저티닙 이후 추가 성장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2개 후보물질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건 ITP 치료제 후보물질 '세비도플레닙'인데 임상에서 아쉬운 결과를 내놨다. 임상 2상 결과 1차 평가지표로 설정한 목표치는 충족했으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진 못했다.

◇아밀로이드베타 지고 타우 뜬다, 임상 기대감↑

이번 임상 진입으로 ADEL-Y01이 차기 레이저티닙 후보로 거론된다. 학계나 업계는 물론 오스코텍 내부적으로도 해당 물질에 대한 기대가 높다. ADEL-Y01은 2020년 아델에서 도입한 후보물질이다. 아델은 2016년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에서 스핀오프한 바이오텍이다.

ADEL-Y01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꼽히는 타우 단백질을 표적한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국내 사망원인 7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은 아직 정확한 발병 기전이나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실패율이 가장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임상 실패율이 99.6%에 달한다.

지금까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가장 유력한 발병 원인으로 지목됐다. 단백질 찌꺼기가 신경세포 바깥에 쌓이면 주위 세포의 순환이 어려워져 질병이 생긴다는 가설이다. 최근 2년간 바이오젠·에자이가 연이어 FDA 승인을 획득한 '아두헬름'이나 '레켐비' 모두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표적한다.

다만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단백질 생성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아두헬름은 임상에서 환자의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했음에도 환자의 22%만이 인지기능 저하 지연 효과를 봤다. 나머지 78% 환자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제거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레켐비 역시 유효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무용설'이 득세하면서 떠오른 게 타우 단백질이다. 타우 단백질이 쌓이면 뇌세포 간 연결(시냅스)이 끊겨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이론이다. 업계 전문가는 "아밀로이드베타는 세포 표면에 있는 찌거기고 타우는 시냅스 손상에 일으키는 만큼 좀 더 병에 원인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면서 "과거 베타 가설이 우세했으나 요즘엔 타우가 진단이나 치료에 더 타당한 걸로 의견이 모아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특히 오스코텍은 ADEL-Y01이 타우 단백질 중에서도 정상 타우엔 작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온 병적인 타우만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아델 연구진은 아세틸 타우(tau-acK280)가 뇌에서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을 증폭하는 데 관여한다는 걸 입증했다. 이어 이를 표적하는 ADEL-Y01을 개발한 뒤 세포 및 마우스 모델에서 타우병증 진행을 막고 신경 생존 능력을 높이는 점도 확인했다.

임상 진행과 동시에 기술수출도 적극적으로 타진한다는 목표다. 또 한 번 기술수출을 성사하면 R&D로만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바이오기업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게 된다. 오스코텍 입장에선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첫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치매는 신약 개발 기업이라면 어려워도 계속 도전해야 할 인류적 과제"라면서 "임상을 진행하면서 당연히 기술수출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치매 연구를 하며 타우 단백질 기전이 유력한 가설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ADEL-Y01의 경우 아델 설립 전부터 후보물질 발굴이나 개발 과정에 관심을 두고 지켜봤기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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