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7:1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소비심리 침체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 속에서도 현금성자산 유출 폭을 최소화했다. 몽클레르코리아 지분 처분으로 160억원 규모 현금을 손에 쥐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3년 상반기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454억원으로 지난해 말(487억원) 대비 6.7% 줄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이 33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절반 이상 쪼그라든 점 등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이 부진하면서 영업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업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 순운전자본 변동, 배당금 수익, 법인세 납부액 등을 가감해 도출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338억원, 영업이익은 184억원, 순이익은 19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13.1%, 52.5%, 41.7% 하락한 수치다. 소비심리가 다운되고 일부 명품브랜드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면서 패션 부문이 타격을 입은 탓이다.


같은 기간 투자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35억원을 기록했다. 투자활동으로 725억원이 유출됐지만 금융자산처분으로 263억원이 유입되면서 어느 정도 상쇄작용이 일어났다. 금융자산 처분은 몽클레르코리아 지분 매각과 관련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몽클레르코리아 잔여 지분(9.9%)을 전부 매각하면서 159억원 처분이익이 발생했다. 실제 연결재무제표를 보면 유동자산에 해당하는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159억원에서 2분기 말 기준 7000만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몽클레르는 2015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49:51 비율 합작으로 JV를 설립해 국내시장에 진출했다. 법인명 자체도 ㈜몽클레르신세계였다. 그러다 2019년 신세계로부터 JV 지분을 사들이고 2020년부터 직진출로 선회했다. 법인명이 몽클레르신세계에서 몽클레르코리아로 변경된 시점도 바로 이때다.

몽클레르가 직진출로 전환하면서 신세계는 영업 등에서 손을 뗐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잔여 지분을 약 3년 동안 팔지 않았다. 한국에서 몽클레르 인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분을 재빠르게 처분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이 좋아지면 보유 지분 가치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재무현금흐름은 마이너스(-) 244억원을 나타냈다. 배당금 지급에 179억원 현금을 투입한 여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2년 결산 현금배당으로 500원을 지급했다. 현금배당성향은 15.09%로 전년(13.05%)대비 2.04%p 증가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1182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2년도 배당분이 올해 지급되면서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단기차입금(493억원)과 유동성장기부채(678억원) 등을 상환하면서 현금이 유출된 측면도 있다. 다만 통상 부채 상환으로 발생한 재무현금흐름 마이너스(-) 기조는 재정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몽클레르가 직진출하면서 우리가 보유한 잔여 지분을 순차적으로 처리하기로 협의를 마쳤는데, 처분 기한이 올해 1분기 말이었다”라면서 “올해 지분을 전부 매각하면서 모두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