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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2년째 주가 하락 카카오뱅크, '주담대' 반등 카드될까'상장 신화' 무색,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주가…증권가에선 '매수 유지'

김서영 기자공개 2023-09-08 08:23:0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07:2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카카오뱅크는 국내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한 상장사입니다. 2021년 8월 상장에 성공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죠. 같은 달 20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9만4400원까지 오르며 공모가 3만9000원에서 142% 폭등했습니다.

한 때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현대자동차그룹을 뛰어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의 시총 합은 125조8299억원(2021년 11월 말 기준)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그룹 상장 계열사 시총 합인 123조8091억원을 뛰어넘은 수치죠.

이 같은 상장 신화는 카카오뱅크가 금융사가 아닌 핀테크 기업으로 평가받아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금융주는 주가 흐름이 크게 바뀌는 경우가 드문 게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기도 하죠. 소폭 등락이 있을 순 있지만, 주가가 대부분 큰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고 유지됩니다. 한마디로 주가는 크게 변하지 않고 안정적이라는 것이죠. 카카오뱅크는 이런 금융주의 상식을 뒤집었습니다.

(출처: 네이버증권)

오를 때도 비상식적으로 움직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흐름은 하락기에도 나타났습니다. 상장 초기 고점을 찍더니 하락도 거침없습니다. 끝 모르게 내려간 주가는 지난해 5월 중순 3만7000원대 주가를 기록하며 공모가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가 하향세가 이어져 지난해 10월 28일 2만원선이 붕괴돼 1만5800원으로 최저점을 찍었습니다. 상장 후 1년 2개월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이렇게 급락하는 것도 금융주에선 찾기 힘든 일입니다.

◇Industry & Event

현 시점 카카오뱅크 주가는 4일 종가 기준 2만5600원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11월 2만4000원을 넘은 주가는 11개월 동안 횡보하는 모습입니다. 최고점과 비교하면 72.9% 급락한 수준입니다. 올 들어 소액주주 6만4789명이 이탈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관련 업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하락장과 성장주에 대한 부풀려진 기대감이 가라앉았다는 것을 카카오뱅크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습니다. 그러나 원인은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핵심 주주들의 블록딜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고,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 데이터센터 화재 등 악재가 이어졌습니다.

통상 기관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지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주요 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성장성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시장에선 받아들입니다. 카카오뱅크 상장 직후 우정사업본부가 1조원 규모의 블록딜을 단행했습니다. 작년 8월엔 KB국민은행이 1476만주를 2만8704원에 대량 매각했고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룹 계열사인 카카오페이 경영진들의 주식 먹튀 논란이 불거지며 카카오뱅크 주식까지 동반으로 끌어내렸죠.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 일부 경영진은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993주를 처분해 약 470억원을 손에 쥐었습니다. 도덕적 해이 논란이 휩싸이자 류영준 대표가 사퇴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카카오그룹의 판교 데이터센터 건물에서 불이 나면서 서비스 장애를 겪었습니다.

인터넷은행주 가운데 '대장주' 역할을 하는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자 다른 인터넷은행의 기업공개(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나 토스뱅크 등이 상장을 하려면 비교그룹을 설정해야 하는데 카카오뱅크가 피어그룹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후발주자들의 상장 일정도 늦춰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나 케이뱅크 모두 중장기적으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 유일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부진하면서 기업 가치산정이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3사 모두 카카오뱅크 주가가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는 심정"이라고 말했습니다.

◇Market View

주가 반등 기대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내면서 저력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을 뿐만 아니라 핀테크 기업임에도 기존 은행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수익 구조를 지녔다는 게 한계로 거론됐었는데요. 올 상반기 순이익이 1년 만에 48.5% 증가한 1838억원을 기록하면서 미소를 짓게 됐습니다.

호실적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덕분이었습니다. 올 2분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전 분기와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3조5290억원으로 1조4370억원이었던 1분기와 비교해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의 반가운 실적 개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달 발간된 기업 분석 리포트 17개에 따르면 △매수 의견 12곳 △보류 또는 중립 3곳 △매도 의견 1곳 등이었습니다. 매수 의견을 낸 증권사가 전망한 카카오뱅크 목표가는 최대 3만6000원이었으며 대체로 3만3000~3만4000원 수준이었습니다. 보류 또는 중립 의견을 낸 경우 목표가는 최저 2만2000원이었고, 매도 의견을 낸 증권사는 2만원으로 내다봤습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카카오뱅크 주가는 호실적에 기반한 펀더멘탈적 요인보단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 연동된다"며 "특히 카카오뱅크의 성장 전략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당분간은 플랫폼 기업들과의 주가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투자 의견을 '매수 유지'로 결정했습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목표 주가는 3만원을 유지하나 현재가와 괴리율이 6.8%로 축소됐으므로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주된 투자 포인트인 대출 성장률은 기대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자산 건전성도 우려보다는 양호한 동시에 부동산 PF 관련된 리스크는 없다"며 "전세대출한도 상향 등 향후 성장 기반들이 충분히 확대된 점 긍정적이나 최근 주가 상승은 이러한 요인들을 이미 반영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카카오뱅크의 재무를 책임지는 인물은 이철 재무총괄책임자(CFO)입니다. 1970년 10월생인 이 CFO는 전라북도 출신으로 재현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습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출신인 그는 2013년 3월 한국투자금융지주 경영관리실 부장까지 지냈습니다. 이후 카카오뱅크로 자리를 옮긴 이 CFO는 재무관리팀장을 지낸 뒤 지난해 1월 CFO에 임명됐습니다.

이 CFO가 카카오뱅크 재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기업설명회(IR) 전면에 나서고 있진 않습니다. 경영 실적 발표 IR 현장에 참석하나 마이크를 들진 않아 직접 의견을 피력한 바 없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스피커는 김석 최고운영책임자(COO)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COO는 주요 실적을 발표하고 이어지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답변자로 나섭니다.

카카오뱅크의 재무팀과 이철 CFO에게 연락을 취해보았는데요. 공시에 오픈돼 있는 연락처는 박해용 재무관리팀장입니다. 박 팀장은 전화 연결이 되자마자 바로 끊었습니다. 결국 홍보실을 통해 이철 CFO와 컨택을 시도했으나 언론 접촉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만 전해왔습니다. 재무관리팀 역시 홍보실을 통해 주가 전망을 밝히는 건 어렵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주가에 관해서는 워낙 민감한 부분이라 대외적인 메시지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주주들의 연락도 아마 받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전망에 대한 메시지는 윤호영 대표이사(사진)의 공식 멘트가 유일한 듯 합니다. 윤 대표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창립 7년 만에 약 400억원 규모의 주주 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히며 주가 부양 의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윤 대표는 당시 "앞으로도 카카오뱅크는 사업의 성장 속도와 이익 규모를 고려하여 주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올라가고 배당 정책까지 더해지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주목해 볼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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