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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의 재발견]중간 계주라고? 30년째 달리는 중①전기차 시대 완급조절하는 시장, 하이브리드차 가교 아닌 동반자

허인혜 기자공개 2023-09-18 07:37:31

[편집자주]

진화에 꼭 필요한 요소가 혼종(hybrid)이라면 하이브리드차는 그 이름부터 진화의 첫 걸음이다. 첫 하이브리드차로 거론되는 포르쉐 박사의 믹스테(Mixte)도 프랑스어로 '혼합된'이라는 뜻을 담았다. 1990년대부터 양산된 하이브리드차는 오랜 길을 걸었던 만큼 점차 당연한 존재가 됐지만, 최근 다시 핀 조명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내연기관차가 속도를 줄이고 전기차가 시동을 켜는 현 시점에 맞춰 하이브리드차의 역할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더벨이 하이브리드차의 히스토리와 역할, 전망을 '재발견' 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3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차의 역사는 길지만 대중을 위해, 지금의 형태로 양산된 시기를 돌아보면 생각보다 까마득한 과거는 아니다. 1936년 다임러-벤츠사가 디젤 엔진을 처음으로 승용 자동차에 얹어 내놓기 시작했다. 전설의 벤츠 시리즈나 폭스바겐의 비틀(Beetle)이 승용차라면 떠올릴 만한 모습의 승용차를 생산한 것도 이때다.

이 역사는 100년을 채우고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벤츠와 현대차그룹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은 2030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말을 예고했다. 배턴을 받을 계주로 전기차(EV)가 꼽힌다. 하지만 사실 계주봉을 넘겨받아 이미 30년째 달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하이브리드카다.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전기차의 가교일까

하이브리드(hybrid)는 사전적 의미로 '혼종'이라는 뜻이다. 꼭 과거와 미래의 것을 섞는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완성차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이점을 섞은 차로 인식된다. 두 가지의 동력기관을 동시에 활용하면 하이브리드차지만, 실제로 양산·판매되는 모든 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을 혼용한다.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하이브리드 전용 콘텐츠. (사진=현대자동차)

그렇다면 하이브리드차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가교로 봐야할까. '가교'는 다리를 놓는 일이나 매개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 결국 가교는 중요한 것을 이어주는 통로일 뿐 핵심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이브리드카를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의 가교로만 단순히 해석하는 건 하이브리드카에게 퍽 섭섭한 일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컨셉트카 등으로 첫 선을 보인 1990년대부터 전기차와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했다. 전기차는 완전히 새로운 동력기관을 쌓아나가는 것이었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미 개발된 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미래형 동력이자 친환경차라는 목표를 공유했지만, 더 잘 나가는 것과 새로운 것의 지향점이 똑같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시장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각각 독자적인 영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정확히는 전기차를 두고는 시기상조, 하이브리드차를 두고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평가다.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전략을 따로 내놓는 추세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대 프리뷰이자 동반자

하이브리드카의 다음 계주는 전기차일까. 아닐 수도 있다. 전기차 시대는 시기의 차이일 뿐 예상된 미래인데, 그럼에도 다음 계주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는 것은 전기차가 다음 계주라기보다 오랜기간 동반자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숫자로만 풀어봐도 하이브리드카의 위상이 한 눈에 보인다. 특히 전기차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하락할 수록 하이브리드카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카를 내연기관차뿐 아니라 전기차의 대안으로도 여긴다는 의미다.

글로벌 연료별 차종 판매량을 보면 전기차는 2021년 전년대비 115.5%나 판매량이 늘었지만 2022년 61.2%로 성장세가 꺾였고 올해 상반기까지 50%대 이하가 전망된다.


이 사이 하이브리드차 시장의 성장세는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올해 전세계 하이브리드 차량 시장이 전년 대비 19.2% 성장할 것으로 봤다. 연평균 성장률도 7.3%다.

국내 시장으로 좁혀도 같은 현상이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의 1~7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1% 늘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43.6% 늘었다.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이 15만5359대로 전기차 7만5315대 대비 2배인 데도 성장률이 훨씬 높다.

이같은 흐름을 완성차 업계들이 주도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이 오히려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마이너스(-)라는 해석이다. 포드의 하이브리드카 주력 생산 선언부터 여전히 완성차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하이브리드 강자 토요타까지, 조금 더 긴 하이브리드 시대가 필요한 곳이 많아서다.

◇하이브리드, 높은 접근성과 낮은 기름값
디 올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토요타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하이브리드 상용화 차량 '프리우스'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하이브리드차는 시장에 나온 지 햇수로 27년째다. 오래 유지됐다는 건 그만큼 수요에 자신이 있다는 이야기다. 하이브리드카가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전기차보다 높은 접근성, 두 번째는 에너지 문제다.

대부분의 대표적인 내연기관차 차종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구매할 수 있도록 구비해뒀다. 현대차의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투싼, 싼타페 등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갖췄고 팰리세이드 등 주력 차종들도 하이브리드 차종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에너지 부족도 하이브리드카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완성차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기름값이다. 애초에 하이브리드카며 전기차를 개발한 이유도 기름값과 에너지 고갈에서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였다.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계산해보면 하이브리드차를 4~5년 운행시 비싼 차값을 기름값으로 상쇄하는 플러스(+) 구간에 접어든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자발적 공급감축에 나서며 국제유가가 100달러 이상에 고정돼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며 국내 기름값도 천정부지로 뛰는 중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울산과 대구 등 각 지역에서 휘발유·경유의 가격은 9월 첫째주를 기준으로 9주 연속 올랐다.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평가 받는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 인프라도 하이브리드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요소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2030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선언한 점도 신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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