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폐암학회 2023]폐암 강자 AZ가 말하는 한국…"글로벌 TOP2의 중요한 파트너"[현장줌人]수닐 버마 아스트라제네카 수석부사장…폐암 시장서 원대한 포부 밝혀
싱가포르=정새임 기자공개 2023-09-14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폐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아스트라제네카 약제로 치료받게 하겠다."블록버스터 표적항암제 '타그리소'와 면역항암제 '임핀지',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를 선보인 아스트라제네카가 거대한 포부를 내걸었다. 그리고 이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 국가임을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전은 마냥 허황된 얘기가 아니다. 지난 9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3)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무수한 발표가 쏟아졌다. 올해 학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연구는 가장 중요한 메인 세션을 차지했다. 그 외에도 9건의 구두 발표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초기 임상까지 40건 이상의 연구를 발표했다. 타그리소·임핀지가 메인 약제로 떠오르면서 두 약제와 관련된 병용·후속 연구도 즐비하게 이뤄졌다.
더벨은 아스트라제네카 의학부에서 항암부문을 총괄하는 수닐 버마(Sunil Verma, 사진) 수석부사장을 학회장에서 만났다. 비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버마 부사장은 "혁신 신약으로 생존기간을 늘리고, 조기 진단과 치료로 정밀의료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겠다는 비전"이라고 답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 정복 여정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탄생한 '이레사'로 비소세포폐암에서 EGFR 변이를 위한 최초의 표적항암제가 탄생했다. 이후 이레사와 같은 1·2세대 약물로 인한 내성 변이를 타깃하는 3세대 치료제 '타그리소' 개발에도 성공했다. 타그리소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EGFR 변이 환자들이 1차 치료제로 선택하고 있는 유일한 3세대 약제로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도 쓰일 수 있는 EGFR 표적항암제는 타그리소가 유일하다.
폐암에서 EGFR 변이 환자는 일부에 불과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주요 변이가 발견되지 않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을 위해 면역항암제 임핀지를 개발했다. 키트루다·옵디보 등 먼저 개발된 면역항암제보다 진입이 늦은 편이었지만, 빠르게 조기 폐암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버마 부사장은 "타그리소는 풍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확실한 전체생존율 개선을 입증해 다른 EGFR 표적항암제와 차별화를 지니고 있다. 타그리소가 글로벌 1차 치료의 표준치료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라며 "타그리소, 임핀지와 새로운 웨이브를 일으킬 신약을 조합해 생존기간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그리소와 임핀지의 뒤를 이을 신약으로 버마 부사장은 ADC와 이중항체를 꼽았다. ADC 개발 열풍을 일으킨 '엔허투'는 유방암에 이어 HER2 양성 폐암에서도 효과를 입증했다. 새롭게 개발 중인 ADC '다토포타맙'은 임핀지와 병용요법으로도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ADC와 함께 폐암 분야에서 유망하게 보는 새로운 신약 물질로 버마 부사장은 MET 표적항암제 사볼리티닙과 이중 타깃 면역항암제를 꼽았다. 사볼리티닙은 타그리소 치료 후 발생하는 30%의 MET 내성 변이를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중 타깃 면역항암제로는 △PD-1/CTLA-4 △PD-1/TIGIT △PD-1/TIM-3 세 가지 신약을 개발 중이다.
버마 부사장은 "아스트라제네카는 ADC가 암세포 사멸에 굉장히 중요한 작용을 하고 면역항암제 반응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으로 효과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항암 임상 TOP2로 중요한 파트너…"다양한 연구로 협력 관계 지속할 것"
한국이 폐암 1차 치료에서 타그리소가 여전히 비급여라는 점은 아스트라제네카에 뼈아픈 대목이다. 버마 부사장은 "저 역시 한국과 비슷한 보험체계를 지닌 캐나다에서 임상진료를 했던 의사로서 급여 결정 과정에 굉장히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만약 치료제가 기존 약제에 비해 상당한 치료 결과를 이끌어냈다면 헬스케어 시스템은 해당 약제가 환자에게 빠르게 전달될 수 있도록 작동해야 한다고 본다"며 "한국에서 타그리소 1차 치료 급여가 적용되길 굉장히 바란다. 이는 환자들의 삶 뿐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헬스케어 시스템 전반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호소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항암제 연구개발에서 한국이 매우 중요한 파트너임을 거듭 강조했다. 올해 기준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항암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국가다. 임상에 참여 중인 환자 수를 놓고 봐도 전 세계 두 번째로 많다.
버마 부사장은 "한국 의사들이 환자를 치료하거나 임상 연구를 진행하는 수준은 전세계의 본보기가 될 정도로 굉장히 훌륭하다. 이것이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속해서 한국에서 많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를 지속해 나가고 싶다"며 "현재도 항암제 임상뿐 아니라 폐암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한국 연구진들과 협력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비전이 한국과 전 세계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전념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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