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매각지연 과정서 불어난 왕산레저개발 회수대금③대한항공 출자액 2019년보다 631억 증가, 투자원금은 2124억 규모
김형락 기자공개 2023-09-21 09:27:01
[편집자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적정 유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재무 리스트럭처링(Financial Restructuring) 전략을 짠다. 비주력 사업과 유휴 자산 매각부터 계열사 간 통합, 운전자본 최적화 등 구체적인 실행 방법은 다양하다. 미래 현금 창출력 확대를 뒷받침할 재무 구조를 만드는 움직임이다. THE CFO는 주요 기업들의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1: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은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회수해야 할 자금이 늘었다. 왕산레저개발에 사업 시행·운영자금 외에도 차입금 상환자금을 증자로 마련해 누적 출자 규모가 커졌다. 투자원금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2124억원에 매각금액을 맞춰야 한다.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까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2020년 2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송현동 부지와 함께 매각 리스트에 올린 자산이다. 송현동 부지는 지난해 7월 매각 절차를 끝냈지만 왕산레저개발은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요트나 유람선을 계류시키거나 보관하는 마리나 관련 시설을 운영하는 계열사다. 대한항공이 왕산레저개발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광역시와 대한항공이 2011년 3월 맺은 업무협약을 기반으로 2014년부터 인천 아시안게임 요트경기장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2016년 준공, 이듬해 6월부터 해상계류장(266선석)·육상계류장(45선석) 영업을 개시했다.
추가로 클럽하우스·숙박시설 등을 포함한 해양레저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은 답보 상태다. 대한항공이 2020년 비주력 사업·유휴자산을 매각하는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면서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차입금 상환 부담을 줄이려 했다. 대한항공은 그해 약 9817억원에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도 양도했다.
왕산레저개발은 '왕산마리나 개발 사업' 총 투자비를 2471억원으로 책정했다. 세부 항목은 △자본금 1505억원 △총차입금 799억원 △지원금 167억원 등이다. 대한항공은 2011년 11월 자본금 60억원으로 왕산레저개발을 설립했다. 왕산레저개발은 2012년 산업은행과 100억원 규모 차입약정을 체결하고 정부 지원금(167억원)은 공사 진척에 따라 인천광역시로부터 지원받기로 약정했다.
대한항공은 추가 출자로 왕산레저개발에 사업 시행·운영자금을 만들어 줬다. 2019년까지 누적 출자금은 1493억원이다. 그해 말 왕산레저개발 차입금 잔액은 산업은행에서 빌린 장기차입금 592억원(이자율 3.74~4.44%)이다. 대한항공은 해당 차입금에 자금보충 약정을 섰다.
대한항공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서둘렀다. 2020년 11월 칸서스자산운용·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조건을 협의했다. 매각금액은 약 1300억원으로 예상했다. 2019년 말 대한항공이 인식한 왕산레저개발 지분 장부가액(1053억원)보다 23% 높은 가격대다. 총 출자액(1493억원)에는 못 미치는 금액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 왕산레저개발 지분에 501억원 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해 장부가가 취득원가보다 적었다. 2021년 4월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해 우선 협상을 종료했다.
곧바로 2차 매각 절차를 밟았다. 대한항공은 2021년 6월 칸서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주요 계약 조건 등을 논의하며 매각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도 본 계약 체결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왕산레저개발 매각 작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한항공은 매각 협상을 벌이는 중에도 왕산레저개발에 운영자금을 추가로 출자했다. 차례로 △2020년 12억원 △2021년 83억원 △지난해 130억원을 납입했다. 출자 규모에 비례해 대한항공이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처분해 회수해야 할 금액도 커졌다.
올 상반기까지 누적 출자액은 2124억원이다. 지분 취득금액이 2019년 말보다 631억원 늘었다. 대한한공은 지난 3월 왕산레저개발 유상증자에 참여해 406억원을 납입했다. 대항한공이 산업은행과 체결한 자금보충 약정에 따라 올 4월이 만기인 산업은행 차입 원리금(406억원) 상환자금을 왕산레저개발에 출자했다. 대한항공이 인식하고 있던 금융 보증부채(406억원)를 제거한 왕산레저개발 지분 장부가액은 1684억원이다.
왕산레저개발은 2016년 첫 매출이 발생한 뒤 지난해까지 영업손실을 지속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4억원, 영업손실은 19억원이다. 협상 테이블이 열리면 왕산자산개발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얼마나 인정받느냐가 매각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왕산레저개발 자산총계(1763억원) 중 93%(1634억원)가 유형자산이다. 유형자산은 대부분 토지(장부금액 1379억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대동, 로드쇼·박람회 체험 마케팅으로 튀르키예 공략
- [i-point]아이티센,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목표 JPYC와 MOU
- [i-point]빛과전자, 비츠로시스와 인도네시아 통신사업 확대 MOU
- [i-point]케이웨더, 공기통합관제시스템 보급 확대 본격화
- [SEDEX 2024] 삼성전자, GAA 기술 적용한 4F스퀘어 D램 개발
- 라온시큐어-이데링크, e-포트폴리오로 대학생 취업 지원
- [SEDEX 2024] LX세미콘, 디스플레이 의존도 축소 키워드 '자동차'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 SK플래닛, '다사다난' 변천사…OK캐쉬백 중심 재편
- [막 오른 국산 P-CAB 도전기]케이캡 공신 종근당 잡은 대웅제약, 실적 보여준 파급력
- [SG헬스케어 IPO In-depth]연이은 정정신고에 스팩주가 '널뛰기', 혼란스러운 투자자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HL홀딩스, 3년 만에 국내 자회사 설립
- '밸류업 공시'의 본질
- [지주사 자본 재분배 성적표]제이제이한라, HL D&I 장기채 중도 상환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원익QnC, 자회사 IPO 기한 1년 연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원익홀딩스, 사업 다각화 재원은 차입금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10개사 이사회 챙기는 이용한 회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수익성은 원익QnC, 캐시카우는 원익머트리얼즈
- [기업집단 톺아보기/원익그룹]최상위 지배기업 호라이즌, 차입금으로 지배력 형성
- [2024 이사회 평가]포스코퓨처엠, 메탈가 변동에 흔들린 수익성
- [2024 이사회 평가]포스코퓨처엠, 운영 개선점 발굴 미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