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진주 SC제일은행]5년 평균 배당성향 80%…주주환원도 알짜③SC그룹 지분 100% 지배 구조…외국계 주주 덕 금융당국 눈치 안봐
고설봉 기자공개 2023-09-20 08:14:50
[편집자주]
최근 은행권은 풍부한 수요를 바탕으로 매년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동시에 위기를 맞았다. 금융 당국의 강한 규제를 받으며 지배구조가 흔들렸다. 정치권 및 시민사회단체 등으로부터의 견제도 강해졌다. 이 가운데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은 경영 안정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금융시장 성장의 과실을 누리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더벨은 SC제일은행의 경영 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C제일은행 대주주인 Standard Chartered그룹(SC그룹)은 투자금을 얼마나 회수했을까. 최근 SC제일은행이 호황기를 구가하면서 동시에 SC그룹의 투자 수익성도 높아지고 있다. 배당성향은 국내 은행들 중 가장 높다.SC제일은행은 글로벌 사모펀드를 핵심 주주로 둔 국내 주요 은행들보다 높은 배당성향을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원 등 금융 당국은 최근 주요 금융지주에 과도한 주주환원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총 1600억원 규모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보통주 1주당 609원의 현금배당을 한 것인데 배당성향은 41.02%를 기록했다. 2021년에는 1주당 305원을 현금배당했는데 총은 800억원이었다. 배당성향은 62.56%로 높았다.
이 같은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은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국내를 대표하는 KB국민은행의 모회사인 KB금융주는 2021년 26.0%, 2022년 26.0%의 배당성향을 각각 기록했다. KB금융과 비교해 SC제일은행의 배당성향이 최대 3배가량 더 높다.
특히 2019년 SC제일은행은 배당성향 208.31%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보통주 1주당 2494원, 총 655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코로나19 특수로 대규모 이익이 난 가운데 대부분을 주주인 SC그룹에 배당으로 환원했다. 최근 5년간 평균 배당성향을 계산해보면 80%에 육박한다.
최근 국내 은행들이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며 배당성향을 높이고 있지만 SC제일은행의 상대가 되지는 못한다. 배당의 꾸준함과 배당성향 면에서 SC제일은행은 주주이익 면에서 가장 앞서 있다.

이 같은 SC제일은행의 꾸준한 현금배당을 기반으로 SC그룹은 초기 투자금 상당 비중을 이미 회수했다. 2005년 SC그룹은 총 3조4000억원의 자금을 들여 SC제일은행을 인수했다. 그 이후 현금배당만을 통해 현재까지 회수한 총액은 2조7610억원에 달한다.
실제 SC제일은행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경영 정상화를 명목으로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9년 2500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2000억원씩 배당했다. 2013년에는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다.
SC제일은행은 순손실이 발생한 해에도 가용한 재원을 총 동원해 주주환원에 나섰다. 2014년 794억원 순손실에도 현금배당을 5000억원으로 늘렸다. 2015년에는 순손실 2858억원이 발생했지만 80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경영 정상화 과정에선 현금배당을 더 늘렸다. 2017년 1250억원, 2018년 1120억원, 2019년 6550억원, 2020년 490억원, 2021년 800억원, 2022년 1600억원 등 매년 꾸준히 고배당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실적 호황기에 접어든 SC제일은행에 대한 SC그룹의 기대감은 클 것으로 전망된다. SC제일은행이 과실의 대부분을 주주에 돌리고 있기 때문다. 특히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내년도 배당액에 대한 관심도 높다.
SC제일은행이 고배당 기조를 통해 통큰 주주환원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지배구조 때문이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SC그룹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 당국 등의 입김이 파고들 여지가 많지 않다.
특히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글로벌 사모펀 등 대주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주주환원정책을 폭 넓게 수행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SC제일은행의 주주환원정책은 국내에서 따라올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SC제일은행이 금융 당국 등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름의 경영철학을 고수하면서 나아갈수 있는 배경엔 모회사인 Standard Chartered그룹(SC그룹)이 있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SC그룹은 글로벌 금융사로서 전 세계 각지에 여러 은행 및 투자은행(IB)들을 보유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SC그룹의 울타리 아래서 과거 부실을 씻어내고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과거 부실 금융기관으로 정부의 관리를 받아왔던 옛 제일은행은 2005년 SC그룹에 인수되면서 SC제일은행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현재 SC제일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스탠다드차타드 북동아시아법인(Standard Chartered NEA Limited)이다. SC북동아시아는 2005년 1월 27일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로 주요 사업은 금융지주회사업이다.
SC북동아시아의 최대주주는 스탠다드차타드 홍콩법인(Standard Chartered Bank(Hong Kong) Limited)인데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Standard Chartered 그룹의 자회사로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법인이다.
SC홍콩법인은 2005년 옛 제일은행 인수를 위해 SC북동아시아를 세웠다. SC그룹은 2005년 1월 10일 기존 대주주였던 Newbridge Holdings (Private) Limited로부터 주식 9999만9956주(48.56%)를 1주당 1만6511원으로 1조6511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3월 16일에 예금보험공사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 9985만3167주(48.49%)와 재정경제부가 소유하고 있는 주식 606만9517주(2.95%)를 1주당 1만6511원으로 인수했다. 당시 SC그룹이 제일은행 인수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총 3조4000억원이었다.
이후 SC그룹은 제일은행의 주식 100%를 소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금융감독 당국의 승인절차에 따라 2005년 4월 15일 모든 절차를 마쳤다. 사명을 Standard Chartered 제일은행으로 변경한 뒤 꾸준히 국내에서 리테일과 투자은행(IB) 등 영역에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SC그룹은 지분 100% 인수 이후 SC제일은행에 추가 출자 등 투자를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지분 인수 뒤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통폐합 등을 진행해 SC제일은행의 체급을 줄였다. 일종의 경영 효율화 전략이었다. 이렇게 효율성이 높아진 토대 위에서 SC제일은행은 외국계 강소은행을 지향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NPL 경영분석]800억 환입에 순익 4배…대신F&I, '나인원한남 효과'로 도약
- [보험사 CSM 점검]메리츠화재, 보수적 계리정책이 견인한 잔액 증가
- [신협 부실여신 관리 점검]'PF 후폭풍' 신협중앙회, 위기대응 역량 '시험대'
- 우리금융캐피탈, 디지털 영업 경쟁력 강화 사업 착수
- [보험사 기본자본 점검]NH농협생명, 경과조치·보완자본 뺀 손실흡수력은
- [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제주은행 주가 급등한 두 가지 이유
- [금융지주 동일인 지분 점검]JB금융 '3대 주주' OK저축은행 투자 전략 영향은
- [금융사 KPI 점검/KB국민은행]불완전판매 재발 없다, '고객보호·윤리경영' 평가 반영
- [MG캐피탈은 지금]효성에서 새마을금고로, 28년 업력 바탕 새로운 전성기 준비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신한금융, 자회사 13곳 이사회에 지주 임원 참여…가교 역할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감액배당 리포트]OCI 감액배당, OCI홀딩스만 덕봤다
- [변곡점 맞은 해운업]연근해 1위 고려해운, 수년째 정체된 선복량
- [GM·르노·KGM 생존기]한국GM, 호황 2년만에 결손금 85% 해소
- 금호타이어, 저금리 조달로 고금리 빚부터 갚는다
- [GM·르노·KGM 생존기]한국GM, 최대성과에도 못 웃었다
- [GM·르노·KGM 생존기]돌파구는 '수출', 전략은 '3인 3색'
- [감액배당 리포트]OCI홀딩스, 비상장사 내놓고 OCI 지분 14% 돌려받다
- [GM·르노·KGM 생존기]수입차에도 밀린 3사, 입지 좁아지는 내수시장
- [GM·르노·KGM 생존기]중견 3사의 저력, 2년 연속 '70만대 벽' 넘어섰다
- [감액배당 리포트]'실적 부진' KCC글라스, 자본준비금으로 배당재원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