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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그룹 다시보기]SK가스의 브레이크 없는 시프트 '다음은 수소'③도입·공급·수요 3박자 갖춘 울산 인프라…LPG·LNG 복합발전 최종목적지는 수소

김동현 기자공개 2023-10-13 07:20:38

[편집자주]

2017년 12월 SK그룹 내 별도의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 SK디스커버리그룹. 순수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가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며 자회사를 관리하는 역할을 전담한다면 산하의 사업 자회사는 각각의 개별 포트폴리오를 진화시켜 지금의 '그룹 내 그룹' 체제를 완성했다. 지난 6년 동안 화학·가스·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체제를 안정화한 SK디스커버리그룹은 이제 신재생·친환경을 연결고리로 또 한번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이 재도약의 밑바탕을 그리는 SK디스커버리그룹을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5년 유공가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SK가스는 국내 '유이'의 액화석유가스(LPG) 전문수입회사로 출발했지만 2000년대 중후반대부터 꺾이기 시작한 LPG 차량 수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야 했다. 수송용 수요 감소에 맞서 SK가스는 석유화학 원료용 LPG의 가능성에 주목하며 2010년대 들어 가스화학사업에 공을 들였다.

'비즈니스 시프트 1.0'으로 명명된 이 시도는 LPG 수요 전환기에 SK가스의 수익성을 보전하는 역할을 했고 그결과 지금은 산업체용 판매 비중(46%)이 민수용 비중(21%)을 압도하고 있다. 비즈니스 시프트 1.0은 2016년 프로판탈수소화(PDH) 계열사 SK어드밴스드와 2021년 폴리프로필렌(PP) 계열사 울산PP 설립으로 마무리됐다.

SK가스는 첫번째 사업전환이 완료된 시점에 또다시 비즈니스 시프트 2.0 전략을 들고나왔다. 이미 갖춘 LPG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LPG·LNG 복합발전에 돌입하고 최종적으로 수소 전소발전에까지 이르겠다는 구상이다. 보다 장기적인 그림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러한 수소 전환 프로젝트는 울산에서 이뤄지고 있다.


◇수소사업 '전초전' 복합발전

국내에서 수소 사업이라 하면 주로 수소차에 들어가는 차량용 연료를 생각하기 쉽다. 차량용 수요가 일반 대중에게 익숙한 탓에 수소차 상용화나 충전소 인프라 구축 등에 시선이 쏠린 것이 사실이다.

SK가스 역시 LPG 충전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용 수소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긴 하나 이보다 더 큰 수소발전 시장에 무게추를 두고 있다. 끊임없이 돌아가는 발전소에 수소를 투입하는 것이 공급 측면에서 규모를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SK가스는 2019년부터 계열사 울산GPS를 중심으로 LPG·LNG 복합화력발전소 구축에 나서며 수소 발전에 첫발을 뗐다. 당초 울산GPS는 2011년 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을 목표로 설립된 회사(당시 사명 당진에코파워)이지만 환경 이슈와 맞물려 가스복합발전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한 사업자다. SK가스는 2014년 동부건설 지분 45%를 인수하며 울산GPS의 주주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후 지분을 꾸준히 인수하며 현재는 99.5%에 이르는 지분을 갖고 있다.

울산GPS의 복합발전 구축 사업이 닻을 올리던 2020년에는 한국석유공사와 합작해 LNG 터미널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건립하기로 결정하며 LNG 공급선까지 확충했다. KET에서 LNG 연료(135만배럴)를 직도입하면 울산GPS는 LNG와 LPG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연간 860만M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내년 9월을 상업화 시점으로 보고 있다.

SK가스 입장에서 복합발전소 구축이 중요한 배경에는 이 프로젝트가 수소발전으로 가는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디스커버리그룹 내에서 복합발전 사업을 추진 중인 울산GPS와 SK멀티유틸리티(SK케미칼 자회사) 모두 기본적으로 수소 혼소발전을 염두하고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두 발전소에서 30%만 수소 혼소발전을 해도 연간 5만톤 규모의 수소 수요처가 발생한다. 이는 수소차 40만대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양에 해당한다.


◇수소사업 초기 투자 단행, 밸류체인 구축 주력

2030년 수소 혼소발전에 돌입한다는 큰틀 안에서 SK가스는 최종 목적지인 2050년 수소 전소발전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다. 아직 수소사업 자체가 가시화했다고 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회사는 신사업을 위한 밸류체인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주요 수요처인 울산GPS 건설 외에도 도입·생산·공급 등 수소 사업 전반에 걸쳐 투자 및 파트너십을 맺으며 수소 밸류체인을 하나둘 맞춰가고 있다. SK가스는 울산에서의 수소발전 사업을 일종의 '울산모델'로 보고 이 지역 내에 밸류체인 전반을 소화할 수 있는 클린 에너지 콤플렉스(CEC)를 구축할 계획이다. 수소 밸류체인 인프라를 갖춘 하나의 복합 인프라 단지로 여기에는 KET(도입·생산 터미널), 울산GPS(발전) 등도 포함된다.

CEC 구축에 앞서 수소의 이동통로인 배관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울산에는 100㎞가 넘는 수소 배관망이 설치됐는데 이중 40%에 가까운 40㎞ 길이의 수소배관을 SK가스와 수소 협력 파트너사인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다. 울산에서의 수소 공급망을 상당 부분 두 사업자가 사전에 확보해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노렸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은 부생수소 생산 및 수소 연료전지 발전을 위한 합작사(롯데SK에너루트)도 설립해 생산 및 수요 인프라도 구축 중이다.

이외에도 청록수소 생산기술 보유업체 씨제로의 생산설비를 CEC에 구축하는 것도 논의되고 있다. 씨제로는 SK가스가 2021년 말 처음 투자한 미국 기술 스타트업으로 현재 미국 현지에서 파일럿 설비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설비에선 하루 최대 400㎏ 청록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 SK가스는 지난해 상반기 씨제로의 설비 자금 목적의 조달에 참여하는 등 협력 관계를 두텁게 쌓고 있다.

현재 SK가스는 2025년부터 수소사업을 통해 100억원의 세전이익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전체 목표 세전이익 5000억원의 0.02%에 해당하는 규모에 불과하지만 수소 혼소발전에 돌입하는 2030년에는 그 규모가 16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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