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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부활한 금호타이어'에 저금리 자금 공급 SOFR에 가산금리 더해도 최대 7% 안 넘기기로 합의…펀더멘털 강화된 정상기업 대우

고설봉 기자공개 2023-10-26 08:57:37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부활한 금호타이어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했다.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기존 대출채권 만기 연장에 합의했다. 기준금리 상승 등 여파로 기존 대비 금리가 크게 오를 것이란 우려가 많았지만 사실상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완전히 부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최근 10년래 최고치를 찍으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펀더멘털이 좋아진 금호타이어의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측은 기존 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서 채권단은 협의를 통해 금리를 현 시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최저치를 적용해 연장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 금융기관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광주은행 등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기존 대출금에 대해 2027년 7월말까지 4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금리는 사실상 파격 조건이란 평가다. 채권단은 3개월물 소파(SOFR)에 채권단 합의 가산금리(Spread)를 더해 최종 금리를 산출하기로 했다. 다만 채권단은 단서조항으로 대출 실행 시점에 최고 금리가 7%를 넘지 않기로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금호타이어는 기존 대출과 비슷한 조건으로 이번에 대출을 연장했다. 기존 금호타이어는 차입금에 대해 최대 7.01%의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었다. 최근 기준금리 등이 가파르게 상승한 점에 비춰보면 사실상 금리를 동결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한 것은 최근 금호타이어의 경영 상황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올해 금호타이어는 최근 10년래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이 커지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대규모 흑자전환했다.

채권단 등에 따르면 올해 금호타이어는 연간 매출 4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최대 3400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순이익 역시 최대 1200억원 아팎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수익성 지표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등에선 올해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률이 10% 가까이 상승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또 순이익률 역시 3.5%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펀더멘털 강화에 맞춰 채권단에서 비교적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연장해 준 것”이라며 “채권단 차원에서도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지속돼 잔여 지분을 제값에 매각하거나 현 대주주와 함께 제3자 매각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해 금리 지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번에 채권단은 대출 연장을 계기로 금호타이어 최대주주 측과 지분 매각 등에 대한 협의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채권을 4년 연장하면서 현 시점부터 2년래 최대주주가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할수 없다는 조항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또 2년 이후라도 4년 안에 지분을 매각하려면 채권단과 합의해야 한다는 조항을 내걸었다. 다만 채권단 등과 합의하면 2년 이내라도 동반으로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조항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지분을 보유 중이다. 과거 대출채권의 출자전환 등으로 확보한 뒤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매각할 때 일부를 남겼다. 2023년 6월말 현재 산은 7.78%, 우리은행 7.43% 등이다.


채권단 입장에서도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에 따른 과실을 누릴 권리를 확보했다. 더블스타는 꾸준히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정상화로 몸값이 높아지면 제3자에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 투자 수익을 거두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더블스타의 움직임에 채권단이 일종의 안전장치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저리의 자금 공급을 무기로 더블스타의 경영권 단독 매각을 사실상 제한한 것이다.

또 채권단으로서도 금호타이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블스타 단독으로 지분을 매각하면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지분의 취득가는 약 1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10월 23일 종가 기준 4215원이다. 향후 2.5배 가량 주가가 올라야 채권단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더불어 주가 상승 여력이 높아진 가운데 최대한 실적 개선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 금호타이어의 경영 정상화가 진행되는 현 시점에 대출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금호타이어는 영업활동 정상화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순이익 전환율도 높아지게 된다.

최근 금호타이어의 호실적 달성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정책 측면에서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계속된 지원을 통해 금호타이어가 과거 부실을 털어내고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금호타이어는 과거 부실 누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에 놓였었다. 이후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됐다. 당시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은 지분 일부를 남기고 매각했다. 이후에도 채권단이 꾸준히 금호타이어의 정상화를 위해 더블스타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조조정 기업의 정상화란 측면에서 금호타이어는 이전까지 성공모델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공장 가동률 등이 크게 개선되면서 채권단으로서도 한시름 놓은 부분이 있고, 주가 등 상승 여력도 커지면서 채권단 부담도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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