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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기업 밸류 분석]'HBM 장비' 수혜 한미반도체, 실적 부진에도 웃는다4분기부터 본격적 매출 확대…SK하이닉스 외 고객사 다변화 기대감도 유효

김혜란 기자공개 2023-11-14 13:08:34

[편집자주]

테크(Tech) 기업은 원재료 가격과 판매단가에 따라 이익 변동 폭이 큰 경우가 많다. 정보기술(IT) 강국인 한국 테크기업들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만큼 밸류에이션도 글로벌 추이에 따라 움직인다. 주가를 밀어 올리는 원동력은 실적이지만, 글로벌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서 기업의 기존 사업과 신사업 전략 등이 방향성을 잘 맞춰가고 있는지를 투자자들은 평가한다. 더벨은 각 테크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밸류는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고 앞으로 밸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요인과 변수는 무엇인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3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 여파에 따른 장비 판매 부진으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지만, 주요 증권가에선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장비 시장에서 한미반도체가 주도권을 쥔 만큼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주주 이탈 우려에 사상 최대 배당

한미반도체의 올해 3분기 연결회계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1.2% 감소한 약 312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91% 줄어든 약 29억원을 기록했다. 한미반도체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26% 올랐고, 지난해 말부터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약 6배 급등하는 등 오름세를 보여줬다. 그러나 10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실적이 부진함을 확인하자 주가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에 한미반도체는 13일 현금배당을 발표하며 주가부양에 나섰다. 한미반도체는 2023회계년도 현금배당으로 주당 420원, 총 약 407억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까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21년의 배당 총액(약 297억원)을 뛰어넘는 창사 최대규모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한미반도체 제공)


배당기준일은 매년 3월 7일로, 배당을 받으려면 내년 3월 7일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부회장은 "이번 창사 최대 배당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배당성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곽동신 부회장 "내년 연매출 4500억 목표" 실적 자신감

이와 함께 곽 부회장은 처음으로 내년 연 매출 목표를 내놨다. 그는 "내년 연 매출 4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연 매출 6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3276억원이었다. 실제로 내년 매출 목표를 달성한다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2021년(3732억원) 성적표를 갈아치우게 된다.

이 같은 실적 자신감을 내보일 수 있는 건 HBM용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장비 수주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HBM은 기존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으로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HBM은 TSV 공정(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연결)을 통해 여러 개의 D램 다이(Die)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 한미반도체의 TSV TC본더는 다이를 수직으로 붙이는 공정에 투입된다.

한미반도체가 이미 SK하이닉스로부터 발주받은 TC본더 장비 수주액만 약 1012억원어치에 달한다. SK하이닉스에 납품하는 장비는 자체개발한 2세대 TC본더 장비 '듀얼 TC 본더 1.0 드래곤(DUAL TC BONDER 1.0 DRAGON)'과 3세대 모델 '듀얼 TC본더 그리핀(DUAL TC BONDER GRIFFIN)'이다. 이 중 3세대는 최신 HBM3E 공정에 투입되는 장비로 2세대보다 단가가 20%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 수주한 이들 TC본더 장비는 1분기부터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4분기까지는 보릿고개가 이어질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TC본더 장비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리포트를 낸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8만3000원으로 유지했다.
한미반도체 1년간 주가 흐름(출처:네이버금융)

◇글로벌 메모리 3사가 주목? 고객사 확대 기대감

시장에서는 TC본더 장비 기술력을 가진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 외 다른 글로벌 HBM 제조사로도 판매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 류형근 연구원은 "선두업체(SK하이닉스)향 TC본더 메인 공급업체로 그간 기술 경쟁력은 입증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수율을 악화시킬 수 있는 현상을 해결할 기술력도 갖추고 있기에 SK하이닉스 외 고객사 확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AMD 등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이 HBM 주문을 늘리면서 HBM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HBM 설비 증설에 내년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HBM 수요 증가에 대비해 내년 HBM 공급량을 지금보다 2.5배 이상 확보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미국 마이크론도 내년 1분기 안으로 HBM3E 대량 생산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9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발표에 따르면 HBM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약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기록했으며 2027년까지 매년 약 52.5% 성장해 약 330억달러(약 4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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