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점검]'9월부터 BEP 달성' 발란, 4분기 '흑자전환' 청신호②전문성 갖춘 C레벨 중심 사업확장, 비용절감 노력 효과 '톡톡'
이영아 기자공개 2023-11-28 08:33:19
[편집자주]
팬데믹 시절 눈에 띄게 성장한 플랫폼 산업 중 하나가 '명품 이커머스’다. 면세 산업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 규모를 급격하게 키웠다. 명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은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고금리 기조 속에 모험자본이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요구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반한 펀딩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이 발목을 잡았다. 더벨은 시장 핵심 플레이어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09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발란이 올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전문성을 갖춘 C레벨을 중심으로 한 사업 및 수익 성장이 가시화되면서다. 또 경영 효율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과 관련이 없는 비용 지출을 대폭 줄이는 노력도 뒤따랐다. 이 같은 노력으로 9월부터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게 발란 측 설명이다.연내 흑자 전환 목표 달성에 자신감이 붙은 발란은 내년 신사업 구축 및 경쟁우위 고도화를 위해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고 있다. 발란 관계자는 "외형 성장을 포기하지 않고 흑자 전환까지 가능했던 원동력은 본업 경쟁력 강화에 있었다"면서 "단순 고정비 절감 노력만으로는 압도적인 초격차를 만들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란 연내 흑자전환 목전, C레벨 중심 체질 개선
24일 발란에 따르면 이 회사는 9월부터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했다. 다만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발란 관계자는 "9월부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4분기 전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면서 "비용 절감을 통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흑자기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발란은 연내 흑자 전환의 원동력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신규 카테고리 확장 등 외형 성장과 동시에 기존 서비스 고도화를 하며 충성고객을 지켜냈다는 의미다.
올해 경영·재무전략의 핵심 키워드로 '수익성'을 설정한 발란은 C레벨이 실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책임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이들이 주축이 돼 명품 카탈로그 데이터 시스템, 고객 보상제, 개인화 추천 등 기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며 고객 재구매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공동 창업자인 최형준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박준홍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판매 전략의 개발 및 전개의 키를 쥐었다. 최 COO는 세일즈 조직을 이끌며 발란의 영업 활로를 개척해왔다. 현재는 컨템포러리 부문 신사업 'K-럭셔리'를 주도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박 CPO는 프로덕트를 총괄하며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했다. 특히 마일스톤(개발 및 매출도달) 관리를 통해 플랫폼 수익성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전사적 프로젝트 관리는 최수연 최고전략책임자(CSO)가 맡았다. 최 CSO는 카이스트 학사, 케임브릿지 석사 학위를 지닌 재원으로 베인앤컴퍼니,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의 전략가다. 개발 조직은 송수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끌고 있다. 그는 서울대 컴퓨터공학 전공, 삼성 SDS 선임 엔지니어 경력을 지닌 베테랑 개발자다.
◇과감한 비용관리 단행, 지속가능 수익구조 구축
동시에 과감한 비용관리도 이뤄졌다. 발란의 '곳간지기' 권일호 재무실장의 주도하에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과 관련이 없는 비용 지출을 대폭 줄이는 노력이 이어졌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권 실장은 삼정KPMG 출신으로 인수합병(M&A), 사모펀드(PE) 분야에서 두루 경력을 쌓은 베테랑 회계사다.
지난해 발란의 매출은 891억원으로 전년보다 71%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73억원으로 101% 급증했다. 머스트잇, 트렌비와 광고선전비 전쟁을 벌이며 큰 비용을 태운 결과다. 발란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로 385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 대비 43.2%에 이른다. 같은 기간 인재 영입 경쟁까지 불붙으며 인건비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발란은 임직원 급여로 약 76억원을 지출했다. 2021년 약 30억원을 지출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53% 급증했다.
올해 발란은 전년대비 광고선전비를 80%가량 줄이며 과감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2년간 공격적인 광고 및 마케팅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다는 판단이 기저에 깔려있다. 또 강남구 역삼동 건물에서 2개 층으로 나눠 사용하던 사무공간을 1개 층으로 줄였다. 이로써 임차료 70% 절감 효과를 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판단한 발란은 하반기 사업 확장과 지속성장을 위해 두 자릿수 규모의 공개 채용에 나섰다. 테크, 마케팅, 영업 총 3개 부문에서 집중 진행하며 총 20개 포지션을 제안했다.
발란 관계자는 "내달 론칭 예정인 K-럭셔리를 포함한 공격적인 비즈니스 확장에 나서기 위한 초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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