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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한화증권, 비트코인 덕이라고?...'신사업'을 주목하라두나무 지분 6% 보유에 주가 상승…디지털·글로벌 '투트랙' 전략

이정완 기자공개 2023-12-12 14:26:14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8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잠잠하던 한화투자증권 주가 움직임이 이달 초부터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말까지 2700원대를 기록하던 주가가 4일 단숨에 25% 상승하며 3515원까지 올랐습니다. 이 무렵 거래량도 급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말 100만주를 오르내리던 일일 거래량이 4일 2681만주로 늘었습니다. 이후 등락을 반복했지만 여전히 3000원 넘는 주가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선주 상승세는 더욱 가파릅니다. 1일 종가는 5740원이었는데요, 4일부터 3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한 끝에 6일 종가가 1만2590원을 나타냈습니다. 현재는 1만1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증권주는 지난달 정부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 이후 주가 회복세가 뚜렷합니다. KRX 증권 지수를 살펴보니 지난달 초 580포인트대에서 7일 649.69포인트로 12% 가량 상승했네요.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의 급등세와 비교할 정도는 아닙니다. 투자자의 시선을 끈 건 한화투자증권 본업이 아닌 지분 투자였습니다.

◇Industry & Event

한화투자증권은 2010년대 후반 권희백 전 대표이사 시절부터 디지털과 글로벌을 핵심 키워드로 활발한 투자에 나섰습니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신사업 전략에 발맞춰 열심히 투자처를 찾았습니다.

이 무렵 투자한 기업이 두나무입니다. 2021년 2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등을 운영하는 두나무 보통주 약 200만주를 583억원에 샀습니다. 지분율 5.96%에 해당하는 수치죠. 당시 두나무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투자한 두나무는 국내 가장자산 1위 지위를 공고히 했죠.
비트코인 가격(출처=Google)
한화투자증권과 두나무 사이 연결고리는 알겠는데요, 주가 상승과는 어떤 관련이 있었을까요? 바로 비트코인 가격 상승입니다. 4일 비트코인 가격은 약 2년 만에 4만달러를 돌파했습니. 한화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우선주 가격이 크게 오른 날 역시 4일이었죠.

가상자산 시장은 지난해 루나 사태로 인해 침체기에 접어든 후 이렇다 할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초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분석이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내년 초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감도 가격 상승에 기름을 붓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는 뜨거운데 비상장사인 두나무에 투자하기는 어려우니 대안으로 한화투자증권을 택한 모습입니다. 가상자산 시장 분위기 개선은 단순히 한화투자증권 주가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매년 상반기 말과 하반기 말에 두나무 지분가치를 평가해 공시합니다. 투자 첫 해였던 2021년 말 두나무 지분가치는 6514억원으로 첫 투자 시점보다 10배 뛰었는데요, 지난해 말에는 시장 침체로 두나무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분가치를 3348억원으로 재평가했습니다. 지난 상반기 말에는 이보다 350억원 가량 늘어난 3700억원으로 공시했습니다. 지분가치가 높아지면 회사 자본 증가에도 기여합니다.

◇Market View

최근 들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한화투자증권 주가도 오르긴 했으나 한화투자증권은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는 종목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화투자증권을 분석한 증권사 리포트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1년 동안 NH투자증권이 발표한 리포트 한 건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공교롭게도 이 역시 가상자산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여기에도 두나무가 언급됩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와 람다256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블록체인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한 장기적 사업 협력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윤 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을 증권 본업보다 토큰증권(STO) 같은 신사업 추진에 따른 기대감이 큰 증권사라고 콕 집어 설명했습니다. 많은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이 STO 시장에 관심이 크지만 증권업 라이선스가 없어 진출이 어려운 상황인데 한화투자증권이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Keyman & Comments

갑작스러운 주가 급등에 한화투자증권도 어리둥절하고 있습니다. IR(Investor Relations)을 비롯 재무 활동을 책임지는 손종민 기획관리실장(상무)의 반응이 궁금해 이야기를 들어보려 했습니다. 커뮤니케이션팀을 통해 손 실장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직접적인 언급을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대안으로 IR 담당자의 메시지를 홍보팀을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회사 내재가치 변화와 무관하게 이뤄진 일인 만큼 그 또한 주가 변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손 실장은 CFO를 맡기 전 두나무 같은 디지털 투자를 주도한 인물이기에 사업 관점에서 봐도 매우 관련이 큰 인물입니다. 1970년생으로 배명고,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략·투자 부서에서 주된 경력을 쌓았습니다. 임원 승진 후 글로벌디지털프로덕트실 상무로 일하며 관련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또 다른 신사업 핵심 축인 글로벌 사업도 그의 전문 영역입니다. 2020년 출범한 싱가포르법인 초대 법인장을 맡아 글로벌 IB(기업금융) 사업 확대를 이끌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도 핀테크, 블록체인처럼 디지털과 금융의 융합을 통한 성장 기회를 찾았습니다. 이밖에 모바일 친화적인 전략으로 베트남에서 디지털 증권사로 자리매김한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과 자산운용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가 흐름과 무관하게 디지털·글로벌 신사업 확대를 통해 본질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최근 디지털 분야에서 또 다른 투자 기업인 토스뱅크와 협력을 구체화하기도 했죠. 2019년 토스뱅크 설립 때부터 주주사로 참여한 한화투자증권은 매년 유상증자에 참여해 힘을 싣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토스뱅크 앱에서 한화투자증권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네요.

미래 사업 방향성과 관련해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앞으로도 디지털 전략을 통해 제휴채널 확대 등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통해 글로벌 사업도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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