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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도체의 시간] 미래 성장동력 확보 특명 DB하이텍, 'GaN·SiC'에 집중글로벌기업 출신 전문가 영입, 전담 조직 신설…빨라지는 신사업 시계

김혜란 기자공개 2023-12-21 11:05:03

[편집자주]

긴 불황의 터널이다. 한국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주변 생태계 모두 올해 혹한기를 견뎌야 했다. 하지만 3분기 다운턴(불황)의 바닥을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골이 깊으면 산도 높은 법. 어느 때보다 어려웠던 '보릿고개'를 버텨낸 'K반도체' 기업들의 한 해를 돌아본다. 그리고 반도체의 봄을 기다리며 어떤 준비를 해왔는지 재무와 사업 전략, 기회 등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인치(200㎜) 웨이퍼(반도체 원판) 기반 파운드리(위탁생산) DB하이텍은 내·외부적으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주력 사업인 8인치는 레거시(구형)라 성장에 한계가 있다.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려면 새로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 현재 행동주의 펀드 KCGI와 소액주주로부터 기업가치를 제고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되고 있다.

DB하이텍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초 성장전략 관련해 12인치(300㎜) 파운드리와 실리콘카바이드(SiC)와 질화갈륨(GaN) 사업에 진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 이 중 SiC와 GaN 사업 기반을 닦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황 부진에 실적 '흔들'

DB하이텍은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2018년 연결회계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약 6693억원, 1130억원이었다. 이듬해 매출이 약 8074억원으로 뛰더니 2020년엔 약 9359억원, 2021년엔 처음으로 1조원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액은 약 1조6753억원이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꾸준히 개선돼 지난해 말 기준 영업이익이 약 7687억원으로 성장했다. '8인치 파운드리의 재발견'이라고 불릴 정도로 눈부신 성장세를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성장세가 꺾였다. 반도체 수요 감소 탓이다. 올해 3분기 누적매출액은 약 8748억원, 영업이익 약 2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32%, 64% 줄었다. 글로벌 전방수요 부진으로 인한 평균판매단가(ASP)의 지속적인 하락, 캐파(생산능력·CAPA)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의 영향이다. DB하이텍은 파운드리 캐파를 지난해 14만장에서 1만1000장 더 늘렸다.

주가는 연초 대비 18일 종가 기준 52%가량 상승하며 선방했으나 초호황기였던 작년 초의 8만원대로 복귀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내는 것뿐 아니라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돼야 기업가치 제고를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DB하이텍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성장 전략을 발표한 적이 있다. 12인치 파운드리 진출과 SiC와 GaN 반도체 사업 추진, '신수종' 분야로의 사업다각화가 골자였다. 이 중에서 우선 SiC와 GaN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단위:억원
*2022년, 2023년 3분기 실적은 누적

◇성장 동력 확보 어떻게 할까

회사 측이 최근 발표한 3분기 IR자료에는 SiC와 GaN 전력반도체 사업화 로드맵이 담겨 있다. DB하이텍은 올해 전력반도체 전문가 알리 살리 전 온세미 기술개발 수석 디렉터(박사)를 영입하고 GaN 공정 개발 전담조직을 총괄하도록 했다. GaN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DB하이텍 IR자료 중
SiC 전력반도체의 경우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GaN, SiC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힌다.

DB하이텍은 지난 10월 SiC·GaN 초기 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는데, 기술·공정 개발, 인력 확보, 장비 매입 등에 투자금이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SiC·GaN 디바이스 제조에 필요한 핵심장비를 도입해 시험생산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다.

DB하이텍은 SiC·GaN 전력반도체가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이 돼 줄 것으로 DB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이 2022년 1억8500만달러에서 오는 2028년 20억3500만달러로 연평균 약 49%로 급속 성장할 전망이다. SiC 시장 역시 2022년 17억9400만달러에서 오는 2028년 89억600만달러까지 연평균 약 3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지난 5월 분사한 팹리스 사업부문 'DB글로벌칩'도 앞으로 얼마나 성과를 보여주느냐도 DB하이텍의 밸류업(기업가치제고)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요소다. DB글로벌칩은 스마트폰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을 확대하고 TV와 자동차 등으로 응용분야를 넓혀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 분야에 진입하고 디스플레이용 전력반도체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간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해부터 SIC·GaN 신사업과 팹리스 부문 육성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만큼 내년에는 사업 기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닦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께부터 GaN 양산에 들어가기로 돼 있기 때문에 내년은 양산 체제로 진입하기 위한 수주 확보 등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기다. 또 회사의 성장 전략 중 하나인 12인치로의 전환을 실제로 실행하려면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앞으로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DB하이텍 1년간 주가흐름(출처: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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