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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대규모 투자' 에쓰오일, 현금창출력에 달린 재무건전성전체 9조 중 2조만 외부차입…6조6080억원 자체 영업 통해 확보해야

김위수 기자공개 2023-12-29 08:19:03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08: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에쓰오일의 부채 규모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6년까지 소요될 예상 투자금은 총 9조2580억원, 이중 에쓰오일이 외부조달을 통해 확보할 금액은 2조6500억원이다. 나머지 자금은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으로 충당해 재무건전성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올들어 늘어난 차입금은 1조원여로, 이중 유산스차입금을 제외하고 시설투자 명목으로 일으킨 차입금은 6000억원 수준이었다. 자금조달 계획상으로는 앞으로 2조원가량의 외부차입만 이뤄지게 된다. 이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쓰오일의 현금창출력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CAPEX 대폭 증가, 올해 2조원 집행 목표

에쓰오일에 따르면 회사는 별도기준 올들어 3분기까지 자본적지출(CAPEX)로 1조2814억원을 집행했다. 지난 한해 동안 에쓰오일의 CAPEX는 4189억원에 불과했다. 9개월 만에 지난해 1년분의 CAPEX보다 200%가량 많은 금액을 지출했다.


1조2814억원의 CAPEX 중 샤힌 프로젝트에 투입된 자금은 총 8588억원으로 나타났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울산공장에 석유화학 기초원료 에틸렌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진행 중인 투자계획이다. 총 9조2580억원을 들여 2026년 하반기 중 상업가동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에쓰오일이 예상하는 올해 CAPEX 규모는 총 2조원이다. 이중 샤힌프로젝트 투자금으로 계획된 금액은 1조4833억원으로 전체 CAPEX의 71.3%에 달한다.

샤힌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화되며 에쓰오일의 총차입금 규모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차입금은 지난해 말 4조9556억원에서 올 3분기 말 6조632억원으로 1조원 넘게 늘어났다. 차입금의 상세한 내역을 살펴보면 매입채무 명목인 유산스차입금이 1조9391억원에서 2조6770억원으로 증가했고 1년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사채는 5898억원에서 3499억원으로 축소됐다. 에쓰오일이 발행한 사채는 2조4268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동일했다.

이중 지난해에는 별도 항목이 없었던 장기차입금 항목이 생겨난 점이 눈에 띈다. 에쓰오일이 올들어 6097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일으킨 탓이다. 6097억원의 장기차입금은 에쓰오일이 샤힌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신한은행 등에서 차입한 자금이다.

◇영업활동에 달린 재무건전성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 자금조달 계획에 따르면 회사가 외부차입을 통해 확보할 자금은 9조2580억원 중 29%에 해당하는 2조6500억원이다. 은행차입 규모가 1조원, 회사채 발행 규모가 8700억원, 최대주주 대여금이 7800억원으로 예정돼있다. 계획대로라면 올들어 6000억원여의 은행 차입을 실시한 만큼 2026년까지 추가적으로 일어날 외부차입 규모는 2조원이 된다.

현재 에쓰오일의 재무상황에서 2조원의 외부조달이 일어난다고 해도 큰 폭의 재무지표 악화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올 3분기 말 별도기준 에쓰오일의 부채총계는 12조7955억원으로 이를 토대로 계산한 부채비율은 144%다. 차입금 2조원이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부채비율은 166.4%가 된다. 28.6% 수준의 차입금의존도는 36%로 상승하게 된다. 차입금의존도가 다소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9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외부조달 자금을 2조6500억원으로 억제하는 조달플랜을 현실화하려면 현금창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6조6080억원의 현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뜻인데, 에쓰오일이 현재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 1조4405억원을 제외해도 5조1675억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앞으로 3년간 투자가 이어진다면 한 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이 최소 연간 1조7225억원 창출돼야 하는 셈이다.

에쓰오일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조9332억원을 기록했다. 자금조달 계획이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에쓰오일 측은 "업황을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단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의 경우 외부변수에 실적이 좌지우지되는 일이 많다보니 업황을 전망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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