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승부수]현대제철 경기 둔화 극복 아이템은 '에너지 강재'서강현 사장 "에너지산업용 소재 힘 기울여야"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03 16:48:43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지난해 11월 CEO에 오른 뒤 처음으로 새해를 맞았다. 서 사장이 2024년 신년사에서 제시한 사업전략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 확충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 강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이다. 이는 전임 안동일 사장이 2023년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과 대동소이하다. 규모가 큰 기업인 만큼 CEO가 교체된 뒤에도 사업전략의 방향성이 극적으로 바뀌지는 않는 모습이다.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분명히 달라진 부분이 눈에 띈다. 미래 성장 동력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보할지의 방법론적인 측면에서다. 안 사장은 전기차 시장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경량화 자동차 소재 및 부품사업을 강조했었다. 서 사장은 여기에 더해 최근 신규 시장으로 부상하는 에너지산업용 소재의 개발과 생산·판매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봤다.
이는 원자재 가격과 철강 수요에 좌우되는 현대제철의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매출 19조8106억원, 영업이익 1조274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45.7% 감소한 것이다. 저렴한 중국산 후판과 가격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2024년에도 철강산업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실시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면서 철강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제철 철강사업 수익성이 더 낮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다만 에너지산업용 소재의 경우 관련 시장이 개화함에 따라 향후에도 일정 이상의 수요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현대제철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및 플랜트용 강재, 해상풍력발전용 후판 등을 개발해 공급하는 중이다. 앞으로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용 강재 등을 추가로 개발해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하반기 강관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100% 자회사 현대스틸파이프도 에너지 시장 개척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스틸파이프는 국내외 생산능력을 확대해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산업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정됐다.
서 사장도 에너지산업용 소재 확대에 무게를 싣는 한편 해외시장 공략 거점을 확보하는 데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향후 해외에서 생산시설 증설, 인수합병(M&A) 등 관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주로 해외에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산업용 소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서 사장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차입금 관리도 그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제철은 2022년 말 별도기준 9조9776억원이었던 차입금을 2023년 3분기 말 8조5225억원으로 감축했다. 시황 부진으로 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운전자본을 줄이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차입금을 상환한 것이다. 2024년에도 이같은 상환 기조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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