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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CES 대신 삼성리서치 찾은 까닭 '기술 경영' 강화, 차세대 통신 6G 점검…사법리스크 불씨도 고려한 행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1-11 08:05:45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전자 행사인 'CES2024'가 진행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총출동해 글로벌 파트너들을 마주하고 산업 트렌드를 파악 중이다.

반면 국내 최대 전자업체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국에 남았다. 그는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삼성리서치를 찾았다. 지속해 외쳐왔던 '기술 경영' 행보를 택한 셈이다. 아울러 사법리스크 불씨가 아직 남아있다는 점도 해외 출국을 미룬 배경으로 거론된다.

◇5G 이어 6G도 진심인 JY, 선제 투자 강조

이 회장은 과거 상무 시절 2013년까지 7년 연속으로 CES에 참석한 바 있다. 이를 마지막으로 CES 현장에서 이 회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고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한 영향이다.

매년 1월에 개최되는 CES를 일정에서 배제해왔으나 대신 삼성전자 또는 계열사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새해 벽두부터 평택 반도체 공장에 들른 것이 대표적이다.

2021년 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당시 부회장)이 중장기 전략 점검을 위해 삼성리서치를 방문하는 모습 / 출처 : 삼성전자

이번 행보는 5년 전과 오버랩된다. 2019년 1월 그는 수원사업장 내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현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해 5G 시장은 본격 개화했다. 이제 삼성전자는 2030년 전후로 상용화할 6G 시장 준비에 나선 상태다. 이 회장은 팬데믹 시절인 2021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은 선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6G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10일 방문한 삼성리서치에서 이 회장은 6G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 트렌드 등을 살펴보고 미래 네트워크 사업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리서치는 삼성그룹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로 꼽힌다. 현재 △차세대 네트워크 △통신기술 △인공지능(AI) △로봇 △헬스케어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날 이 회장은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있다"면서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6G는 작년부터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한 AI 경쟁력과 직결된다. 삼성전자는 "6G는 AI를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한다"며 "AI,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 생활에서 구현케 하는 핵심 기반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에서는 6G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적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다. 한국도 정부 차원에서 작년 말 6G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육성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자는 5G 경험 및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6G에서도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초지능화 △초광대역 △초저지연 △초공간적 특성을 갖는 6G 기술을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새로운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4년 맞은 삼성전자, '사법리스크 해소·실적 개선' 과제

CES를 방문하지 않은 또 다른 사유로 '사법리스크'가 거론된다. 법원의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 1심 선고가 26일 예정돼 있다. 재계에서는 선고기일을 앞둔 만큼 CES 출장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작년 11월 결심공판에서 이 회장에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판결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이 회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검찰이 불복한다면 대법원 확장 판결까지는 3~4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사법리스크 장기화가 우려된다.

재판과 별개로 이 회장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사업적 반등이다. 6G 등 미래먹거리 발굴도 중요하지만 현안이 산적한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6조원대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시에 반도체와 모바일 등 주력제품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계속되고 있다.

이 회장이 사내 행사나 외부 공식석상 등에서 기술 경영을 지속해 언급하고 있는 배경이다. 2022년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기술 삼창을 외치기도 했다.

이번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및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지속적인 R&D를 통해 차세대 통신에서도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며 기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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