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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흑자 전환' 동운아나텍, 2027년 1조 클럽 도전②중국 스마트폰 시장 입지 '탄탄', 헬스케어 성과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10 13:05:12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7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반등에 성공한 동운아나텍이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속도를 내면서 '퀀텀 점프'를 노린다는 계획이다. 다소 비현실적인 숫자를 내걸었지만 그만큼 자신 있다는 방증이다.

핵심 키워드는 중국과 자동차, 헬스케어 등이다. 주력인 모바일의 경우 성장성에 한계가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재도약에 따른 수혜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발을 들인 자동차와 헬스케어는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기대감이 크다.

◇'화웨이 부활' 효과 톡톡, 차량용 반도체 매출 증대 전망

작년 동운아나텍은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썼다. 2023년 1~4분기(18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15억원, 251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뛰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연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6억원으로 뛰었다. 2021년 말 53억원, 2022년 말 100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는 139억원으로 전년 말(266억원) 대비 반으로 축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36억원으로 16기(-94억원), 17기(6억원)와 비교 불가한 수준으로 좋아졌다.
*(왼쪽부터) 2019~2023년 연간 실적 *단위 : 억원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작성 : 더벨
지난해 호성적의 비결은 중국 화웨이였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지만 미국 제재 여파로 공급망이 붕괴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급격히 위축됐고 동운아나텍도 2년 연속(2021~2022년) 적자를 냈다.

이랬던 화웨이가 부활에 성공했다. 자국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SMIC와 손잡고 첨단 공정을 구현하면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을 향상시키는 등 공급망 안정화를 일부 실현한 덕분이다. 중국 내 애국 소비와 공직자 외산폰 제한 등으로 화웨이는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동운아나텍은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에 투입되는 자동초점(AF) 및 손떨림방지(OIS) 부품을 제어하는 반도체(드라이버 IC)를 다룬다. 특히 AF 3개로 OIS를 구현하는 'eOIS'가 핵심 기술로 꼽힌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침체했던 화웨이가 지난해 살아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사실상 화웨이향 OIS는 독점 구도"라고 설명했다. 미국 온세미가 미중 분쟁 영향으로 화웨이와 거래를 끊으면서 동운아나텍에 기회가 왔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A 시리즈 등에도 동운아나텍의 eOIS 적용이 확산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공급망에서는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경쟁 중이다.

동운아나텍에 따르면 eOIS 출하량이 2023년 2억3000만개에서 2024년 4억5000만개로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실화하면 관련 매출이 313억원에서 610억원로 뛰게 된다.

통상 중국 기업은 부품, 장비 등을 복제(카피)해서 내재화하는 사례가 많지만 OIS 분야는 아직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동운아나텍의 점유율이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비행시간측정(ToF) 드라이버 IC도 준비 중이다. ToF는 피사체에 쏜 빛이 센서에 도달할 때까지의 시간을 재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동운아나텍은 ToF를 구현하는 데 핵심인 빅셀(VCSEL) 드라이버 IC를 상용화한 바 있다. 이 제품이 피사체를 향해 빛을 쏘는 역할을 한다.

OIS에 ToF까지 더해지면 중장기적으로 응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에서 태블릿, 확장현실(XR) 기기 등으로 모바일 디바이스 전반으로 넓어지는 셈이다. 현대차 '제네시스 GV' 시리즈, 기아 'EV6' 등 국산 전기차에 투입될 차량용 햅틱 드라이버 IC 등까지 더해지면 실적 견인차는 더 늘어나게 된다.

동운아나텍은 올해 연매출이 1500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웨이 특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완성차 관련 수익이 본격화한 데 따른 추정치다.


◇'잠재력 무궁무진' 헬스케어 사업 터질까

동운아나텍은 올해 3월 비전선포식을 열고 임직원들과 청사진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2027년 연매출 1조원 달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부문에 대한 기대치가 반영된 가이던스지만 이것만으로 이뤄내기는 부족하다. 동운아나텍이 수년 내 조단위 매출을 예고한 건 헬스케어 사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동운아나텍은 타액 기반 당 진단 시스템 '디썰라이프(D-SaLife)'를 개발한 상태다. 디썰라이프는 채혈 부담 없이 전기화학 반응 값을 토대로 당 수치를 측정할 수 있어 당뇨병 환자는 물론 정상인과 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 누구나 비교적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확증 임상에 돌입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예정으로 이르면 같은 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는 해외 임상도 추진한다. 2026년부터 해당 기기의 기여가 본격화하면 2027년에는 수천억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동운아나텍 관계자는 "기존 제품들이 기업 간 거래(B2B) 위주였다면 헬스케어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규모 자체가 다르다. 매출 목표를 크게 잡은 배경"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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