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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이규호 부회장 승진 발판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코오롱]③수입차 판매 계열사 집결…자체조달로 자생력 강화 집중

이민호 기자공개 2024-01-23 08:29:40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5일 14: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그룹은 수입차 판매사업 육성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 시도 끝에 관련 계열사들을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집결시켰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지분가치는 핵심 자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벌에 이어 상위 3위로 뛰어올랐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과 이후 신규 수입차 브랜드 론칭, 자회사 확장을 주도하면서 부회장 승진과 지주사 진출의 발판을 만들었다.

◇수입차 사업 힘싣는 코오롱…관련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코오롱그룹의 수입차 사업은 자동차 수입이 전면 개방된 1988년 코오롱상사를 통해 BMW를 판매한 것이 시초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코오롱아우토의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하면서부터다.

코오롱아우토의 전신은 코오롱이 자회사로 2000년 11월 설립한 OLED 제조사 네오뷰코오롱이다. 코오롱은 네오뷰코오롱에 2013년 295억원 현금출자, 2014년 169억원 현금출자, 2015년 200억원 현금출자와 170억원 대여금 출자전환, 2016년 278억원 현금출자를 잇따라 실시했다.


다만 당시 출자는 성장 발판을 마련해주는 목적이 아닌 OLED 사업 악화로 결손금이 누적된 데 따른 불가피한 자본 확충의 성격이 강했다. 코오롱아우토는 2015년 9월 OLED 사업을 중단하고 수입차 판매에 집중하는 사업구조 전환을 단행했다. 코오롱은 국내 수입차시장 확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16년 4월 또다른 수입차 판매 자회사 코오롱오토모티브를 출범시켰다. 코오롱은 2016년 110억원, 2017년 170억원 현금출자로 힘을 보탰다.

코오롱그룹이 수입차 판매와 함께 눈여겨봤던 사업이 수입차 정비다. 2017년 12월 코오롱 자회사로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를 출범시켜 수입차 정비사업을 맡겼다. 코오롱으로부터 2017년 50억원, 2018년 60억원 현금출자가 뒤따랐다.


코오롱은 2019년부터 그동안 자회사 형태로 흩어져 있던 수입차 사업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수입차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려는 판단이었다. 먼저 2019년 11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에 코오롱아우토(533억원)와 코오롱오토모티브(532억원) 지분 전량을 현물출자하고 60억원 현금출자도 뒤따랐다. 이어 2020년 11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전량을 코오롱글로벌에 1258억원에 팔았다.

이를 통해 수입차 사업을 코오롱글로벌 산하로 넘기는 동시에 지주사 코오롱은 현금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뒀다. 코오롱의 또다른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Invossa)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승인받는 등 자금 소요가 발생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은 2022년 3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배구조를 재차 개편했다.

◇이규호 부회장 승진 발판…자체조달로 자생력 강화 집중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1월 수입차 사업을 인적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출범시키면서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각 브랜드를 판매하는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코오롱아우토는 아우디를, 코오롱오토모티브는 볼보를 각각 판매한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가 2021년 12월 설립한 코오롱제이모빌리티는 지프를 판매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 이후 설립된 자회사들도 있다. 지난해 5월 코오롱오토모티브에서 코오롱라이프스타일컴퍼니를 인적분할해 폴스타와 케이크(이륜차) 판매를 맡겼다. 같은달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자회사로 설립한 로터스카스코리아는 로터스를, 9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물적분할한 코오롱모터스는 BMW와 미니(MINI)를 각각 판매한다.

코오롱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지분 76.44%에 대한 가치(장부금액 기준)를 1818억원으로 평가했다. 전체 종속·관계·공동기업 합산 투자지분(1조2085억원)의 15.0%로 코오롱인더스트리(지분 31.14%·장부금액 4666억원)와 코오롱글로벌(74.84%·1877억원)에 이어 상위 3위에 이른다. 그동안 코오롱의 출자가 쌓인 결과다.

이런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초대 대표이사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사진) 부회장을 선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COO 전무를 거쳐 2021년 1월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장 부사장에 선임됐다. 코오롱이 2020년 11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전량을 코오롱글로벌에 매각한 직후다.

이 부회장은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과 동시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수입차 사업이 코오롱그룹의 주요 신사업인 만큼 당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이 부회장이 지주사로 진출하는 데 경영능력 시험대이자 발판이 될 수 있었다. 신규 수입차 브랜드 론칭과 자회사 확장 등 성과를 내면서 올해 1월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데 성공했다.

코오롱은 2020년 11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전량을 코오롱글로벌에 매각하면서 수입차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출자 의무에서는 자유로워졌다. 다만 지난해 1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출범하면서 출자 가능성은 다시 생겨났다.

그럼에도 코오롱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출범 이후 이번달까지 추가 출자하거나 대여금을 제공한 사례는 없다. 오히려 지난해 5월 사모채 720억원 발행에 이어 금융권에서 장·단기 차입금을 일으키는 등 자체 조달에 힘쓰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말 연결 기준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부채비율은 391.9%, 차입금의존도는 62.7%로 높지만 3분기 누적 606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바탕으로 양(+)의 현금흐름을 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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