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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김성태 체제 1년]'아시아→글로벌' 금융벨트 확장 잰걸음③폴란드·베트남 법인 전환 착수…수익 다변화·한국기업 지원 강화

이재용 기자공개 2024-01-25 13:01:00

[편집자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내부 출신 은행장으로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고도화로 고객 중심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해외법인을 통해 글로벌금융벨트 확장까지 시도 중이다. 김 행장의 지난 1년간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07: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에 해외 진출의 의미는 남다르다. 수익 목적을 지니면서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한 정착과 성장을 지원하는 국책은행의 책임을 병행해야 한다. 김성태 은행장의 해외 진출 전략도 두 목적과 맞닿는다.

김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해외 사업에 공을 들여 수익성을 개선했다. 아시아 금융벨트 법인 3곳을 모두 흑자 전환하는 실질적인 성과도 거뒀다. 다만 여전히 타 은행 대비 낮은 수익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 행장은 수익성을 보완하는 한편, 해외 진출 기업의 금융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미얀마로 이어지는 아시아 금융벨트를 유럽 등으로 확장해 '글로벌 금융벨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외 법인 3곳 모두 흑자 기록…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14년만

기업은행에 있어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업은행이 강점을 지닌 중소기업 대출 등 국내 금융시장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평생을 기업은행에 몸담은 김 행장이 해외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기업은행의 해외 법인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때 현지 정세에 영향을 받아 적자 늪에 빠지기도 했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모두 흑자로 전환했다. 세 법인이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뛰어든 지 14년 만의 성과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현지법인인 △중국유한공사 △IBK인도네시아 △IBK미얀마 세 곳의 누적 총순익은 421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30%(97억원) 증가한 수치다. 경영 실적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기업은행의 아시아 금융벨트 첫 시작점인 중국유한공사다.

IBK인도네시아도 지난해부터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기업은행 해외사업의 신동력이 되고 있다. 특히 IBK인도네시아는 지난해 3분기 만에 전년 전체 순익 이상을 벌어들였다. 금융벨트 막내 격인 IBK미얀마도 출범 첫해인 2021년 군부 쿠데타로 3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다가 지난해부터 연속 흑자를 유지 중이다.

14년 만에 전체 법인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어도 갈길은 멀다. 세 법인의 순익 규모 421억원은 국내 4대 시중은행 해외법인 평균 순이익의 24%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상황이 나은 중국 법인조차 비구이위안, 중즈그룹 등 대형 부동산 개발·금융 기업발 위기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수익 전망이 어둡다.

◇베트남→싱가포르→폴란드 이어지는 글로벌 금융벨트 구상

김 행장은 취임 당시 2022년 기준으로 1260억원 수준의 글로벌 부문 이익을 내년까지 2500억원 수준으로 2배가량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은 사업 확대다. 불확실성을 고려해 사업을 축소하는 대신 되레 사업 영역과 시장을 넓혀 위험을 분산한다는 구상이다.

기업은행이 신흥국 시장 중 중요하게 여기는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설립한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해 국내기업의 진출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산업단지 지역을 위주로 점포망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해둔 상태다. 베트남(5881개)은 중국(1만7471개)에 이어 국내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아시아 지역이다.


김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베트남 지점의 법인전환을 공언했다. 그만큼 중요성이 부각되는 곳이다. 베트남 다음으로 기업은행이 주목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는 '싱가포르'다. 아시아 금융 허브로 위상이 높았던 홍콩의 국제금융센터 지위가 최근 약화하면서 다음 거점으로 지목된 곳이다.

김 행장은 아시아 금융벨트를 강화하는 동시에 유럽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이 유럽 내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국가는 폴란드다. 폴란드는 유럽 내 각종 산업의 생산 플랫폼 역할을 맡고 있어 배터리, 자동차 등 국내 미래 핵심 성장 산업의 진출지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폴란드에만 우리 기업 331곳이 진출해 있다.

새롭게 진출을 모색 중인 시장이 국내 기업들에 주목받는 신흥 시장이라는 점에서 국책은행의 역할까지 고려된 글로벌 전략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해외에서도 본연의 역할인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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