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블록체인 리포트]SKT 구심점 'T월렛', 자생력 확보 집중①탑포트·이프랜드 연동, 가상자산 생태계 연결고리
노윤주 기자공개 2024-02-01 13:02:44
[편집자주]
SK그룹은 국내 대기업 중 가장 적극적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섰고 계열사를 통해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전자지갑 등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다만 급변하는 국내외 가상자산 규제환경에 따라 사업 진행 노선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 SK텔레콤부터 SK플래닛까지 어떤 블록체인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서비스를 전개 중인지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3: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전자지갑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필수불가결한 인프라 요소 중 하나다. 서비스 대중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끊임없는 발전이 필요한 분야기도 하다.여전히 블록체인 이해도가 없는 사용자는 쓰기 어려운 전자지갑이 다수다. 접근 비밀번호인 '키'를 분실해 영원히 지갑 속 자산을 잃어버리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편리한 전자지갑과의 연동이 필수다. SK텔레콤도 자사 블록체인 서비스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전자지갑 'T월렛'을 출시했다. 간편한 신원인증, 가입절차를 장점으로 내세웠다.
T월렛은 대체불가토큰(NFT) 마켓 '탑포트', 메타버스 '이프랜드' 등과 연동돼 있다. T월렛을 구심점으로 SKT의 블록체인 생태계를 공고히 다지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해 있다. 부족한 마케팅으로 T월렛의 인지도가 낮다. 경쟁사 전자지갑과 비교하면 서비스 내에서 자체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도 아직 부족하다.
◇SKT NFT 생태계 필수 요소 T월렛, 가입 난이도↓·보안↑
SKT는 지난해 4분기 T월렛을 출시했다. 주요 기능은 가상자산, NFT 등의 보관이다. T월렛의 필요성은 SKT가 NFT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기됐다.
SKT는 NFT 마켓 탑포트에서 예술가들의 작품을 디지털 형태로 판매한다. 이 NFT는 '티월렛 메인넷'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한다. SKT가 개발한 이더리움 사이트체인 블록체인이다. 세부적인 거래는 티월렛 메인넷에서, 거래 처리 내역 등 주요 사항만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올리는 형식이다.
SKT는 티월렛 메인넷 도입으로 거래 속도 향상, 수수료 절감 등 효과를 노렸다. 다만 SKT 서비스에서만 사용하는 블록체인이기에 전용 전자지갑이 필요했고 T월렛을 개발했다.
T월렛의 가장 큰 특징은 간편한 지갑 생성 절차다. SKT의 신원인증 서비스 '패스(PASS)'를 통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1명당 한 개의 지갑만 만들 수 있어 1인 다계정을 통한 자금세탁도 방지한다.
또 PASS앱으로 계정을 생성했기 때문에 키 분실 가능성도 줄여준다. 일부 가상자산지갑은 탈중앙화 특성에 기반해 신원인증 절차를 생략한다. 대신 암호화된 문장인 '프라이빗키' 또는 랜덤 문구 조힙인 '니모닉'키 등으로 지갑 주인임을 증명하게 한다.
이 키는 지갑 이용자가 직접 별도 보관해야 하는데, 복잡한 형태로 만들어져 있어 분실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이 경우 영원히 지갑에 접근할 수 없어 안에 보관된 가상자산을 찾을 수 없다. T월렛은 서비스에서 키를 괸리해주고 PASS앱으로 로그인이 가능해 분실 우려가 적다. 서비스 관계자는 "사용자가 직접 키를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성도 끌어올렸다. 개발 과정에서 안랩블록체인컴퍼니, 블록체인 기업 아톰릭스와 협업했다. 이들이 선택한 방식은 '다자간보안컴퓨팅(SMPC)' 이다. 지갑에 접근할 수 있는 키를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한다. 이에 하나의 보관지점이 뚫리더라도 해킹에 즉각 대응할 수 있어 사용자 자산을 지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T월렛은 출시 후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지원 가능한 가상자산 수를 늘리고 있다. 현재 티월렛메인넷, 이더리움, 폴리곤, 앱토스 등 메인넷 산하에서 발행된 가상자산과 NFT를 보관할 수 있다. T월렛 관계자는 "추후 생태계 규모가 큰 주요 메인넷을 단계별로 추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제로 남은 모바일 앱 개발·연동 디앱 수 확대
아직 출시 초기 단계로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우선 T월렛은 전용 앱이 없다. PC와 모바일 웹에서만 접속 가능하다. 휴대전화로 T월렛을 사용하려면 크롬, 사파리 등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별도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들어가야 해 번거롭다.
더 많은 사용자 확보를 위해 모바일앱 개발은 필수다. T월렛 모바일앱 출시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내부서 별도 앱 개발에 착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탑포트, 이프랜드 연동을 통한 사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 락인을 위해 전자지갑 내 부가 서비스 활성화도 필요해 보인다. 여타 전자지갑 서비스들은 이용 지속시간 지표 개선을 위해 단순 가상자산 보관 외 여러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빗썸 자회사 로똔다가 개발한 부리또월렛만 봐도 앱 내 채팅, 친구간 코인 전송 등 기능을 제공하며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한다. 주요 가상자산을 스테이킹하고 보상 이자를 받는 서비스도 구축했다.
T월렛에서 지원하는 부가서비스는 티월렛메인넷 기반 자산을 폴리곤 기반으로 바꾸는 '브릿지' 정도다. 오지스에서 개발한 '오르빗 브릿지'도 추가했지만 오르빗의 해킹 문제로 삭제 조치했다. 크립토퀀트의 온체인데이터 분석, 포필러스의 가상자산 리서치 등도 T월렛 서비스로 올라와 있다. 그러나 외부 링크 접속 후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야만 볼 수 있어 편의성이 떨어진다.
T월렛은 당분간 앱 내 자체 기능보다는 외부 블록체인 서비스 연동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애초 T월렛을 하나의 '탈중앙화앱(디앱) 마켓'으로 꾸밀 계획이었으나 시장 성숙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T월렛 관계자는 "디앱 생태계 활성화에는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디앱 스토어에 대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디앱 연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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