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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문화사업 A to Z]CJ그룹 문화사업 '혹한기', 재무건전성 회복은 언제⑤문화사업 4연 연속 적자 전망, 코로나19 타격 영향…재무부담 점차 완화 전망

이지혜 기자공개 2024-01-31 10:46:40

[편집자주]

예술가 개인은 가난했을지라도 예술을 키운 건 자본이었다. 유럽의 메디치 가문이 대표적이다. 르네상스 시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메디치 가문의 자본은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등 미술사에 남는 거장을 키워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식품, 건설, 전자 등 영위한 사업은 저마다 달랐어도 이들이 축적한 자본 덕분에 개인의 창의성이 작품으로, 예술로, 문화로, 산업으로 꽃 피울 수 있었다. 한국의 문화산업을 이끈 기업은 어디일까. 이들은 왜 문화에 관심을 뒀을까. 더벨이 한국 문화산업을 키워낸 기업들을 톺아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인고의 시간'을 나고 있다. 30여년에 걸쳐 대중문화 왕국을 세웠지만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주요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글로벌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는 희소식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성과가 곧바로 수치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CJ그룹 문화사업이 원래부터 힘겨운 상황이었던 건 아니다. 2018년 CJ E&M과 CJ오쇼핑이 합병한 직후 2021년까지는 수익성이 좋았다. 그러나 OTT(온라인동영상플랫폼) 자회사인 티빙이 자체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영화는 흥행에 고전했으며 믿었던 홈쇼핑사업마저 흔들리면서 재무건전성에 금이 갔다.

어려움을 겪는 것은 CJ ENM만이 아니다. CJ CGV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연간 기준 흑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단기간에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비중 쪼그라든 엔터·미디어사업군

26일 CJ그룹에 따르면 2023년 3분기까지 전체 매출에서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1%인 것으로 집계됐다. 예년과 비교해 매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 2018년까지만 해도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의 매출 비중은 17%에 이르렀다.


매출 비중이 급감한 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을 향한 발걸음이 끊기고 영화 흥행에 고전, OTT업계의 경쟁 격화로 티빙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CJ그룹 전체 매출에서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의 비중은 2021년 9%까지 줄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2023년 3분기까지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의 누적매출 비중이 늘어나긴 했지만 예년의 영광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역부족이다.

CJ그룹에서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군에 해당하는 핵심 계열사로 CJ ENM과 CJ CGV를 꼽을 수 있다. CJ ENM은 자체적으로 방송, 영화, 음악, 공연 등 문화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제작, 투자, 유통하는 사업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회사로 콘텐츠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과 미국 피프스시즌를 거느리고 있다. 이밖에 OTT플랫폼 자회사인 티빙과 K콘텐츠 복합단지 사업을 영위하는 CJ라이브시티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CJ ENM과 별개로 CJ CGV는 지주사 CJ의 자회사로 있다. CJ CGV는 영화관, 극장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자체적으로 지식재산권(IP)울 만들지 않기에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 설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CJ ENM과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수익성 저하, ENM·CGV '고난의 행군‘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군은 매출 비중만 줄어든게 아니다. 수익성도 크게 약화했다. CJ그룹의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은 2023년을 포함해 약 4년 연속으로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CJ ENM이 출범할 때만 해도 CJ그룹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은 수익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2019년 CJ그룹이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모두 2783억원이다. 2019년에는 2018년보다 감소하긴 했지만 그래도 2552억원을 벌면서 선방했다.

그러나 2020년부터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코로나19로 극장 관객의 발걸음이 끊기고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한 영화의 흥행도 부진, 공연이나 음악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CJ그룹은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에서 무려 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고정비를 절감하며 2021년까지 적자를 상당폭 줄이긴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적자 919억원을 냈다.

이는 주요 계열사 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엔터테인먼트&미디어사업의 주축인 CJ ENM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적자 733억원을 냈다. 순손실은 2644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CJ라이브시티의 부진이 눈길을끈다. CJ라이브시티는 CJ ENM이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인데 고양시 일산동구에 'K-콘텐츠 경험형 복합단지'를 짓고 있다. 당초 올해 6월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4월 한화건설과 공사비 재산정 논의를 진행하며 공정률 17%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CJ CGV도 상황이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6년 연속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실을 본 건 2020년부터 2022년까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했던 2020년에는 4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냈지만 이후 차츰 적자 규모를 줄여 2023년에는 연간기준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건전성 ‘흔들’, 전망은 ‘점차 맑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CJ그룹의 문화사업을 향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대규모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 데 이어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 노력을 이어가며 포기하지 않았다.

CJ그룹은 2022년 CJ ENM을 주체로 미국의 엔데버콘텐트(현 피프스시즌)의 경영권 지분을 약 1조원을 들여 확보했다. 인수재원은 대규모 차입금으로 마련했다. 여기에 피프스시즌이 자체적으로 안고있던 차입금까지 반영되면서 CJ ENM의 총차입금은 2021년 말 2조원대에서 2022년 말 3조6000억원대로 늘어나 지금도 비슷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껑충 뛰었다. CJ ENM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올 3분기 말 기준 153%인데 2021년 말 88.9%였던 점에 비하면 두 배가량 상승했다.

CJ CGV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 말 652.6%였던 부채비율이 2020년 말 1400%를 넘어섰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CJ CGV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을 529%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CJ그룹의 이런 노력에 힘입어 CJ ENM과 CJ CGV 등의 재무건전성은 점차 회복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이 피프스시즌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여력이 축소됐지만 보유자산을 유동화하는 동시에 외부투자를 추진해 재무부담을 점차 완화할 것”이라며 “CJ CGV는 실질적 재무부담이 과중하지만 영업실적 회복 전망과 자본확충 계획 등을 실현하면서 재무부담을 점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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