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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조선3사 수주전략]컨테이너선 발주 감소 추세…조선3사 걱정없는 이유는①공급과잉 컨테이너선 대신 LNG 운반선 부각

임한솔 기자공개 2024-02-06 09:16:07

[편집자주]

조선업계 부진은 이제 옛말이다. 국내 조선3사는 일제히 실적 개선에 성공한 가운데 막대한 수주잔고를 쌓아뒀다. 글로벌 컨테이너 선복량 증가로 인한 운임 하락, 친환경 선박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이슈를 차분하게 살펴보면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선별 수주가 조선업계의 금과옥조로 떠오른 시기, 조선3사의 수주전략 향방을 더벨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5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후장대'의 대표격으로 여겨지는 조선업계도 수요와 공급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최근 글로벌 해운사들이 컨테이너선 발주를 줄여가는 것도 이미 막대한 선복량 공급이 예정돼 있어서다. 앞서 코로나19 시기 발주했던 다량의 선박이 본격적으로 인도되면서 해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이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해운업계가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에 직면하면서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도 컨테이너선 일감이 차츰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다른 고부가 선박을 기반으로 충분한 수주잔고를 보유한 만큼 컨테이너선 발주 축소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업 코로나19 호황 옛말…운임 하락에 컨테이너선 주문 감소

최근 3년간 조선3사의 수주 동향을 살펴보면 컨테이너선 수주가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HD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을 포함해 2021년 컨테이너선 72척을 신규 수주했고 2022년에는 수주량이 92척으로 늘었다. 그러나 2023년 수주는 약 3분의 1 수준인 29척으로 급감했다.

한화오션의 컨테이너선 수주 감소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신규 수주가 2021년 20척에서 2022년 6척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아예 수주가 없었다. 그러다보니 올들어 한화오션이 컨테이너선 사업을 중단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회사가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21년 컨테이너선 44척을 수주한 데 비해 2022년 수주는 9척에 불과했다. 2023년 수주는 다시 16척으로 늘었으나 이는 아시아의 한 선사로부터 한꺼번에 수주한 것이라 업계 차원의 일감 증가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조선3사 IR 자료)

사실 과거로 거슬러가면 2021년 조선3사가 컨테이너선을 각각 수십척씩 신규 수주했던 상황이 오히려 이례적이었다. 8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이상 컨테이너선의 글로벌 발주는 2019년 38척, 2020년 44척에 그쳤다. 그런데 2021년에는 무려 199척이 한 해 동안 발주됐다.

해운사들이 갑자기 컨테이너선을 대규모로 요구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해운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 벌어진 글로벌 물류 병목현상 때문이다. 이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 통상 1000대에서 움직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1년 4000대로 급등했고 2022년 한때 5000대 초반에 이르렀다. 국내 대표적 해운사인 HMM이 2021년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배경이다.

해운사들은 호황의 기세를 이어가고자 경쟁적으로 컨테이너선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2022년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정상화하고 물류 차질이 해소되면서 운임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런 가운데 이미 발주한 선박들이 차례대로 인도되면서 컨테이너선 해운업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으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를 다시 끌어올릴 만한 운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올해 컨테이너선 선복량이 7.7% 증가하는 반면 물동량은 3.8% 증가에 그쳐 운임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홍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SCFI가 일시적으로 급등하기는 했으나 이런 일회성 요인이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수주잔고 LNG 운반선으로 채워, 수익성 기대

이처럼 컨테이너선 발주가 감소하고 있지만 조선3사의 분위기는 위기와 거리가 멀다. 막대한 수주잔고를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상선 수주잔고는 HD한국조선해양 442억달러, 삼성중공업 280억달러, 한화오션 196억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향후 약 3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재 수주잔고는 질적으로도 우수하다. 조선3사 수주잔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LNG 운반선은 선종 중에서도 수익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만2000~2만4000TEU급 초거대 컨테이너선보다도 높은 선가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조선3사가 당분간 일감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만큼 앞으로도 LNG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 선박 수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SK증권은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 LNG 운반선을 중심으로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를 쌓아 놓은 상황"이라며 "실적 개선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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