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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 1100억 강남 힐탑호텔 인수 불발 잔금 납입기한 넘겨, 계약금 반환 소송 준비

정지원 기자공개 2024-02-15 08:15:1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디벨로퍼 신영의 강남 힐탑호텔 인수가 불발됐다. 매매계약 체결 후 1년 동안 잔금 납입을 완료하지 않은 가운데 최근 협상 기간 연장에도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영은 계약금 11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순 자금 부족으로 인해 잔금 납부를 미룬 것은 아니다. 자산 명도 문제 등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강남 고급 주거시설의 분양 상황이 어려워지자 추후 개발에 대한 관심이 다소 시들해진 영향도 겹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영과 우창홀딩스의 강남 힐탑호텔 매매거래가 최종 결렬됐다. 매수자인 디벨로퍼 신영, 매도자는 시행사인 우창홀딩스다. 앞서 지난 2022년 10월 양사는 강남 힐탑호텔 매입매각 거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힐탑호텔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 위치한다. 서울 지하철 7호선 학동역과 9호선 언주역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대지면적 1942.4m²(587.58평) 부지에 연면적 6373m²(1927.8평),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건물이다. 용적률 205% 수준이다.

거래금액은 1107억원이다. 대지면적 기준 3.3m²(평)당 1억8800만원대, 건물 연면적 기준 평당 5700만원대 거래가 이뤄졌다.

신영이 잔금 납입을 완료하지 않으면서 거래가 무산됐다. 신영은 최초 매매계약 체결 시점인 2022년 10월로부터 1년 후인 지난해 10월까지 계약금, 중도금과 잔금을 모두 내기로 했다.

하지만 신영은 이 기한을 넘겼다. 이후 매도자인 우창홀딩스와 계약기간 연장을 논의했다. 하지만 우창홀딩스가 올 초까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난달 최종적으로 거래가 엎어졌다.

인수 자금 부족으로 거래가 불발됐을 가능성은 낮다. 신영은 애초부터 에쿼티 위주로 힐탑호텔 매입하기로 했다고 알려졌다. 대출에 의존해 자산을 사기보다 들고 있었던 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셈이다.

같은 맥락에서 힐탑호텔 인수 당시 에셋파킹(Asset-Parking) 성격의 거래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강남 일대 부동산은 가격이 높지만 하방 안정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현금을 묶어두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에셋파킹과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개발을 염두에 두고 핵심 부지를 선점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힐탑호텔은 3종 일반 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용적률 250%까지 신축 및 증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하이앤드(High-End) 주택을 지으려는 디벨로퍼들이 힐탑호텔 인수에 관심을 보여 왔다.

하지만 신영이 힐탑호텔 매입을 결정했던 2022년 말은 본격적으로 금리가 인상됐던 시기다. 부동산 경기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었어서 대출도 어려웠다. 대형 디벨로퍼인 신영과 달리 중소형 시행사는 강남 핵심 부지를 매입할 만한 여력이 없었던 셈이다.

실제 우창홀딩스는 앞서 같은해 5월 시행사인 클라우드이엔씨와 힐탑호텔 매매계약을 먼저 체결했다. 클라우드이엔씨 역시 고급 주거시설로 힐탑호텔을 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양측의 거래가 불발된 가운데 신영이 다시 매물로 나온 힐탑호텔을 에쿼티 비중을 높여 매입하기로 했다.

거래대금 납입이 지연된 이유는 복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탑호텔 지하에 위치한 일부 상가의 명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였다. 잔금 납부를 마쳐도 소유권 이전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질 수 있었던 셈이다.

자금 부족 문제가 아닌 이상 신영의 힐탑호텔 인수 의지 자체가 점차 낮아졌다고 볼 수도 있다.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하이앤드 주거시설 개발 사업성이 이전과 달리 크게 떨어진 탓이다.

무엇보다 분양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영향이 크다. 결국 분양이 되지 않으면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쿼티 위주로 땅을 매입했을 때 금융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고 해도 여전히 공사비 등은 급등한 상황이다.

신영은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반환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금은 거래대금의 10%가량인 110억원 수준이다. 계약금 반환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신영은 이 금액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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